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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여, 무슨 권리로 인터넷전화 막는 거니?”

2013.08.27

mVoIP, 그러니까 인터넷 패킷망에서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해 달라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사단법인 오픈넷 (이하 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이하 진보넷) 및 참여연대는 이동통신사를 대상으로 요금제도에 따라 mVoIP를 쓰지 못하도록 차단한 것에 대한 손해 배상청구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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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대상은 4만5천원 이하 요금제에서 mVoIP를 차단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다. 현재 오픈넷은 홈페이지를 통해 소송에 참여할 원고를 모집하고 있다. 국내에는 집단소송 제도가 없기 때문에 다수 당사자 소송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례가 많으면 소송에 유리하다.

소송단이 요구하는 대목은 두 가지다. 첫째, 지난해까지 개발된 요금제 중 4만5천원 이하 요금제에서 mVoIP 접속을 원천 차단하는 것을 풀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요금제에 따라 mVoIP 허용량을 정한 제한을 두지 말라는 것이다.

현재 통신사들은 요금제에 따라 mVoIP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월 250M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에 25MB를, 700MB에 40MB, 1.5GB에 80MB 정도를 제공하고 있다. KT나 LG유플러스도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제한이 있는 건 사실이다. 소송을 제기한 오픈넷의 주장은 “내가 산 데이터, 용도를 내 마음대로 쓰게 하라”는 것이다.

mVoIP 제한을 둔 논란은 지난 2010년 ‘바이버’와 ‘스카이프’로 불거지기 시작해 지난해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서비스와 더불어 절정에 이르렀다. 급기야 통신사가 제공하는 망을 이용자가 어떻게 이용하든 속도나 품질에 손대지 말라는 망중립성 논쟁으로 번졌다. 아직도 그 불씨는 꺼지지 않았지만 올해 초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가 나오면서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오픈넷은 “mVoIP를 이용하지 않고 기존 전화통화를 하더라도 큰 피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제전화료를 따로 물어야 하는 해외통화나 음성 무제한 요금제 내의 여러 제한조건들을 고려하면 피해는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한 음성 통화 무제한 요금제들의 경우 가격이 비싼 것도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소송의 법적 근거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56조’다. 이 조항은 사업자가 공정거래법의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경우에는 당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소송을 기획한 오픈넷의 박경신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 이동통신사가 이용자가 구매한 데이터를 정액 요금제라는 이유로 mVoIP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중 불이익제공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해당 이동통신사는 이용자에게 mVoIP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면서 추가로 발생한 금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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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은 소송 대상인 SK텔레콤과 KT에 4만5천원 이하 요금제에 대해 서비스를 차단한 것부터 풀라고 요구하고 있다. 요금제별로 mVoIP 용량을 차단하는 것은 3개 통신사 모두 같지만,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카카오톡 논란이 일어났을 때부터 모든 요금제에 적게라도 mVoIP을 제공했기 때문에 이번 소송에서는 제외했다고 박경신 이사는 설명했다. 오픈넷 쪽은 궁극적으로는 요금제별로 이용량에 차등을 두는 것도 철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오픈넷은 오는 9월6일까지 소송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한 후 추석 전에 소를 제기할 계획이다. 원고가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은 없으며, 위임장과 스마트폰 요금 납부 내역만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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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