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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주력 주파수 1.8GHz로 갈아탈까

2013.09.08

KT의 광대역 LTE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 이번 주파수 경매의 진짜 주인공은 SK텔레콤이었다. SK텔레콤은 자금력에 여유가 있었기에 경매 분위기를 이끌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었다. 사실상 KT와 LG유플러스에 각각 원하는 1.8GHz 주파수를 나눠주는 걸 SK텔레콤이 결정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도 막판에 밴드1과 밴드2를 고른 게 바로 SK텔레콤이다.

일단 1.8GHz대에서 35MHz 대역폭을 얻은 SK텔레콤은 연내에 수도권 지역에 1.8GHz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 7월까지 1.8GHz 보조망을 촘촘히 깔아 전국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 현재 주력망으로 쓰는 850MHz 수준으로 고도화하지는 못하더라도 이용하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는 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 현재 850MHz 망으로 75Mbps를 내고 1.8GHz가 광대역으로 150Mbps로 붙으니, 이를 합치면 이론적으로는 225Mbps의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SKT_LTE
▲박인식 SKT 사업총괄은 “차후 네트워크 진화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내년 7월을 광대역 서비스 시기로 잡은 건 전국망을 설비하는 데 최소 2년 가량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에 광대역 주파수가 갈 것을 우려해 지난해부터 1.8GHz 망을 서둘러서 깔기 시작했고, 그게 벌써 1년이 지났다”라며 “내년 7월경이면 주파수 전국 이용 제한도 풀리고 기지국도 더 촘촘히 깔리기 때문에 서비스 시기로 적절하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서서히 주력망을 850MHz에서 1.8GHz로 바꾸는 것을 고려하는 모습이다. 1.8GHz를 전국망으로 깔면 사실상 주력망과 보조망의 개념이 사라진다. 외려 대역폭이 2배 가량 넓은 1.8GHz 쪽을 주력으로 삼는 편이 낫다. 특별히 SK텔레콤이 주력망을 바꾼다고 설명하지 않아도 저절로 단말기가 수용이 여유로운 광대역 망을 찾아 접속하기 때문이다.

할당된 주파수를 어떻게 쓰느냐는 통신사의 역할이기 때문에 주력망을 바꾸는 것에 대해 법적 문제나 허가, 승인 등의 절차는 없다. 850MHz를 안 쓸 것도 아니기 때문에 기존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일으킬 일도 없다. 오히려 최신 단말기들이 1.8GHz로 빠져나가면 850MHz 망은 자연스레 여유로워진다. “말이 ‘주력’일 뿐 먼저 깔기 시작한 망이고, 결국 품질이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가면 망 운영 특성상 대역폭이 넓은 쪽으로 더 많은 이용자와 트래픽이 쏠리게 될 것”이라는 SK텔레콤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까닭이다. 이는 곧 자연스럽게 주력망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광대역 LTE-A’라는 말도 이슈가 되고 있다. LTE, 광대역 LTE, LTE-A는 똑같은 LTE 기술이지만 주파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광대역 LTE도 LTE와 같은 기술이다. 다만 이름처럼 1개의 주파수가 대역폭이 넓다는 이야기다. 주파수 대역폭이 넓으면 속도가 빨라지고 수용할 수 있는 이용자가 늘어나지만, 20MHz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를 뽑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이미 우리가 쓰는 20MHz 주파수도 넓은 편에 속한다. 주파수 상황이 좋지 않은 나라에서는 1.5MHz 대역 여러 개를 잘라 붙여서 LTE를 도입하려는 곳도 있다.

광대역이 안 되는 상황에서 대역폭을 넓히려면 작은 주파수를 여러 개 붙여야 하는데 그게 바로 LTE-A의 기술 중 하나인 ‘캐리어 어그리게이션’이다. 광대역 LTE와 LTE-A는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별로 다를 게 없다. 20+20=40MHz라는 단순한 계산이 나온다. 다만 망 설비가 까다로워질 뿐이다.

KT는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로 광대역 LTE에 LTE-A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 용어 자체에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도 ‘광대역 LTE-A’란 말을 쓰기 시작했다. 보조주파수에서 광대역을 하고 있고 LTE-A도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법적 문제나 소송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고 다만 주파수 경매 과정에서 생긴 앙금을 푸는 입씨름 정도가 될 것 같다. 결국 KT도 조만간 900MHz를 시작하면 광대역과 LTE-A를 함께 시작하니 광대역과 LTE-A 용어 모두 문제될 건 없다. 다만 당장 2.6GHz를 시작하기 어려운 LG유플러스는 투자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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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