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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퐁, 어떡하면 월 5억씩 벌 수 있니?

2013.09.12

출시했다하면 기본으로 10만 다운로드는 거뜬히 넘는 앱이 있다. 한 달 매출이 5억원인 ‘핑크퐁’ 시리즈다.

핑크퐁 시리즈는 ‘핑크퐁! 인기동요・동화’, ‘핑크퐁! 인기율동동요’, ‘말하는 여우 퐁’, ‘퐁! 전래동화오디오북’, ‘퐁! 색칠놀이’ 등 분홍색 여우 ‘퐁이’가 마스코트로 등장하는 여러 앱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용 등 OS별로 280개 정도 있다.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2천만회 다운로드가 일어났고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30~50만명에 이른다. 월 매출 5억원 가운데 60%는 해외에서 나온다.

핑크퐁 개발사는 삼성출판사의 자회사인 스마트스터디다. 스마트스터디는 핑크퐁 시리즈를 내려받은 사람 10명 중 1명은 유료 결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이용자 가운데 앱 안에 새 콘텐츠가 나오면 결제하는 이용자는 10명 중 9명에 이른다.

박준철 스마트스터디 개발실장은 “콘텐츠 파는 회사가 이만큼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 자체가 중요하다”라며 “카카오페이지도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지 못한 걸 생각하면 우리가 달성한 게 굉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핑크퐁 시리즈가 인기를 끈 비결을 최정은 디지털콘텐츠창작본부 실장과 얘기했다.

핑크퐁 개발자와 기획자

▲최정은 스마트스터디 디지털콘텐츠창작본부 실장과 박준철 개발실장

① 3초만에 내려받게 만들어라

최정은 실장이 먼저 입을 뗐다.

“저희는 앱을 만들 때마다 번호를 정해서 체크하는 게 있어요. 그 중에 ‘어떻게 내려받게 할 것인가’가 있는데요. 소개팅할 때 남자가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3초만에 마음에 드는지 결정을 하잖아요. 앱도 그래요. 엄마는 앱 이름, 아이콘, 스크린샷을 보고 내려받을지 아주 짧은 시간에 결정해요.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죠.” 제품 포장에 대한 얘기다.

핑크퐁은 내려받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이 다르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내려받는 사람은 엄마이고, 실제로 핑크퐁으로 노는 사람은 아이다. 최정은 실장의 얘기는 첫 번째 관문인 엄마를 통과하기가 중요하다는 걸 드러낸다.

조금 더 설명을 들어보자. “엄마가 좋아하고 필요한 것, 그리고 아이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가 뽑아져 나와야 해요. 그게 제목과 아이콘, 스크린샷에 포함돼야 하고요. 그리고 3초 안에 내려받게 하는 것, 이게 첫 번째 미션이에요. 여기에 이용자환경(UI)과 디자인도 포함돼죠.”

아무리 찾는 사람이 많은 앱이라도, 돈을 벌어주지 못하면 소용없을 터. 그런데 스마트스터디는 핑크퐁 시리즈를 무료로 출시한다. 이용자가 가격 부담을 느끼지 않고 앱을 내려받게 하는 셈이다. 그대신 아이나 부모가 앱에 있는 책을 몇 권 더 읽거나 노래를 더 들으려면 결제를 하게 한다. 수익을 앱내부결제에 기대는 전략이다.

결국, 앱내부결제로 매출을 올리려면 이용자가 꾸준히 앱을 쓰게하는 방법밖에 없다. 최정은 실장은 바로 두 번째 비결을 공개했다.

② 매일 쓰고 결제하게 하라

“그리고 매일 써야죠. 3년째 교육 앱 1등 자리를 놓치지 않는 건 사용자가 버리지 않고 매일 쓰고, 매일 결제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할 건지가 숙제죠.”

최정은 실장이 들려준 앱을 매일 쓰게 할 방법은 3초 만에 부모의 시선 사로잡기와 비슷하다.

우선 터치를 부를 디자인으로 아이콘을 만든다. 그리고 앱을 내려받았다는 사실을 이용자가 잊을 때쯤 푸시 메시지를 보낸다. 새 콘텐츠가 등록됐거나 이전에 있던 콘텐츠이지만 한 번 보라거나, 이벤트 중임을 알리는 메시지다. 스마트스터디는 2012년까지만 해도 푸시 메시지를 2주일에 1번 꼴로 보냈다. 지금은 한 달에 1번으로 줄였다.

푸시 메시지를 보내는 주기는 길어졌지만, 보내는 이유는 여전히 같다. 최정은 실장의 말을 빌리면 ‘살아 있는 앱’ 만들기다.

“다른 교육 업체 중에서 앱을 한 번 내놓고 나서 운영하는 곳은 많지 않아요. 우리처럼 별도 팀을 짜서 하는 곳도 많지 않고요.”

③ 이용자 모니터링은 필수다

스마트스터디는 서비스 운영팀을 따로 뒀다. 이 팀에 앱을 만드는 쪽과는 달리 앱 운영을 맡긴다. 앱을 어떻게 소개할지와 이용자를 어떻게 끌어올지를 고민하는 걸 임무로 줬다. 핑크퐁의 세 번째 인기 비결은 바로 이 서비스 운영팀이다.

박준철 실장은 핑크퐁의 인기 비결로 실시간 반응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책을 산 사람이 회원 카드를 만들지 않는 이상 그 책을 누가 샀는지 알 수 없고요. 사실 회원 카드도 서점이 갖고 있지, 책을 만든 출판사에 가는 건 아니예요. 애초 출판사는 통계에 둔감할 수밖에 없죠.” 모회사인 삼성출판사는 잘 느끼지 못한 요인이리라.

“익명의 이용자가 어떤 패턴으로 앱을 사용하고, 얼마나 자주 쓰고, 어느 시간에 잘 쓰는지를 봐요. 그걸 분석해서 어떻게 대응할지,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도 보죠. 애플 리포트는 하루나 이틀 늦게 나와서 분석도구를 자체 개발했어요.”

새 콘텐츠를 앱에 추가했다는 푸시 메시지를 몇 시에 보낼 때 이용자 반응을 더 많이 끌어내는지도 본단다. 스마트스터디는 이 자료를 국가별로 나눠 정리한다. 한 달 3억원 가까이를 해외에서 버는 비결이겠다.

④ 모바일 앱도 이용자와 스킨십이 필요하다

스마트스터디는 핑크퐁의 이용자 반응을 지켜보지만, 그 이용자가 누구인지를 모른다. 회원가입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용자에 관해 시시콜콜 알지 못하는 답답함은 오프라인 행사로 푼다. 바로 삼성출판사를 통해 운영하는 문화센터 강좌다.

이 강좌에 스마트스터디는 직원을 강사로 보낸다. 앱에 있는 영상을 틀거나 앱을 활용한 수업을 한다. 이때 수강생을 보면 내부에서 생각하는 이용자의 나이와 얼추 비슷하단다.

박준철 실장은 “아직 모바일 앱을 내려받지 않거나 앱이 뭔지 모르는 부모도 있다”라며 “문화센터 강좌는 접근성을 높이는 하나의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⑤ 베타테스터에게 검증받아라

문화센터 강좌로도 답답함을 풀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박준철 실장과 최정은 실장은 핑크퐁의 이용자를 찾는다고 말했다. 집에 있는 자녀다. 박준철 실장의 아이는 4살, 최정은 실장의 아이는 6살이다. 두 사람은 새 앱을 만들면 집으로 가져가 아이에게 보여준다. 이때 말없이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앱 사용 방법 같은 건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아이가 쓰는 모습을 지켜본다.

최정은 실장은 앱만 열어서 아이에게 보여준다. “팝업창을 아이가 못 누르면 그건 기획을 잘못한 거죠. 애가 우리 의도대로 안 하고 단추의 뜻을 모르면 단추 모양을 바꾼 적도 있어요. 아이가 하다가 금세 다른 앱으로 이동하면, 우리 앱이 재미없다는 거겠죠.”

두 사람 모두 각자 자기 자녀를 모바일 앱 시범 이용자로 삼지만, 아이가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을 통제한다고 말했다. 최정은 실장은 “게임은 30분 이상은 안 하게 하고, 학습과 연결되는 건 2시간 정도 하게 한다”라고 했다. 박준철 실장은 “통제가 되느냐가 중요한데 ‘이만큼 하자’라고 했을 때 ‘네’하고 통제가 되는 정도로 적당히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외전: 핑크퐁 이용자가 공부하는 방법은 지금까지와 다를 것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두 사람에게 스마트폰 세대를 지켜보고 드는 생각을 물었다. 핑크퐁 이용자는 ‘공부할 땐 종이로 해야’라는 말을 하는 성인과는 분명 다른 구석이 있을 텐데 그게 무얼지 궁금했다. 이 얘기는 최정은 실장이 들려줬다. 그는 “디지털 미디어 기기를 활용해서 앞으로 이렇게 공부하겠구나라고 느끼는 게 있다”라며 얘기를 시작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키즈란 전집이 있어요. 25권짜리인데, 집에 사뒀어요. 아이에게 앱(스마트스터디가 만든 앱이다)도 받아줬죠. 보니까 아이가 책을 꺼내서 자기가 좋아하는 고래랑 상어를 읽은 다음에 앱을 실행해서 고래가 우는 소리, 상어가 우는 소리를 듣더라고요. 그러더니 제게 범고래와 상어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 궁금하다며 영상을 찾아달래요. 유튜브 영상을 보여주니 책을 다시 보고선 그림을 그리더라고요. 이게 공부예요. 예전에는 책 읽어주면 끝나던 건데 아이가 혼자 알아서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해요.”

이야기를 듣는 김에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뇌가 발달하는 데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스마트스터디는 바로 아이에게 해를 끼치는 스마트폰용 앱을 만들고 있지 않은가.

이 얘기에 박준철 실장은 그가 자랄 때도 듣던 얘기라고 대꾸했다.

“지금은 그 얘기가 컴퓨터에서 모바일 기기로 바뀌었는데, 지나쳤을 때 나쁘다는 얘기인 것 같아요. 전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컴퓨터를 만졌고, 초등학생일 때 프로그래밍을 짰습니다. 그게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제 인생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죠. 그게 뇌 발전을 막았느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남들보다 앞선 생활을 하게 했죠.”

핑크퐁 이용자는 자라서 어떤 세상을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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