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④공공기관, 감성·정보 게시물에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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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은 과연 얼마나 관심을 끌고 있을까. 페이스북 이용자는 어떤 정보에 귀를 기울일까. 블로터닷넷이 유엑스코리아와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딱딱한 정책이나 무거운 정치 이야기보다 기관과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는 4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수집한 정부·공공기관 페이스북 페이지 내 전체 게시물을 대상으로 삼았다.

문화재청 창경궁 상반기 야간개방 안내 많이 기다리셨죠? 창경궁 야간개방 일정 공개합니다!
문화재청 2013 상반기 경복궁 야간개방 안내. 경복궁 야간개방 안내해드릴게요.
청와대 63년전 오늘 이 시간의 대한민국은 평화로운 일요일, 북한군의 기습 침략으로 전쟁 발발.
국방부 태극기 앞뒷면에 빼곡히 적힌 출전각오에서 나라사랑의 마음이 묻어나옵니다.
경찰청 다친 고라니를 구하려다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에 치여 경찰관이 순직했습니다.
국방부 북한에도 비가 많이 왔다고 합니다. 집중호우로 유실된 목함지뢰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청와대 오늘은 제 68주년 광복절입니다.
노동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근로기준법 상식 퀴즈 15탄!
청와대 철의 여인이라 불렸던 대처 전 수상이 어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경찰청 [도주 피의자 수배] 수갑을 찬 상태로 도주한 이대우를 보신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고용노동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근로기준법 상식 퀴즈 23탄!
경찰청 [긴급 공유 요청]  최근 ‘돌잔치 초대장’, ‘모바일 청첩장’ 등을 가장한 스마트폰 악성앱
청와대 오늘은 북한 경비정의 기습사격으로 발발한 제2연평해전이 11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한 발언입니다. (NLL발언)
고용노동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근로기준법 상식 퀴즈 21탄!
국방부 특전사의 위엄. 늠름합니다!!
경찰청 페북지기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 보디빌더 경찰관이 있습니다+_+
경찰청 우울증 치료를 받던 19살 이모양이 “나이제 간다” 는 말과 함께 한강 난간에서 손을 놓았습니다.
외교부 외교부 페친님들의 더위탈출 노하우를 공유해 주세요~
고용노동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근로기준법 상식 퀴즈 16탄!

▲4월부터 8월까지 페이스북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게시물 상위 20건 (정렬 기준 : 게시물 도달율)

이벤트보다 일반 게시물 인기

대체로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정보들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건 이벤트다. 이벤트란 ‘뭔가를 해 줄테니 게시물을 퍼나르고 관심을 보여라’라고 주문하는 글이다. 페이스북은 이 거래가 비교적 거슬리지 않고 일어나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정부기관들이 팬 수를 늘리고 어떤 메시지를 실어나르기 위해 기업처럼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썩 어울리진 않는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가장 많이 읽히고 퍼뜨려진 페이스북 게시물 50개 중 이벤트는 24개 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상위권에는 이벤트가 더 적었다. 게시물 도달률을 기준으로 상위 10위 게시물 가운데 7개가 일반 게시물이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공공기관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고 정보를 보는 이유는 재미나 이벤트보다도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이 적지 않다고 판단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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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은 야간 관객도, 페이스북 이용자도 많이 불러들였다.

그럼 이벤트를 제외한 일반 게시물들 중 어떤 것들에 이용자가 반응했는지 살펴보자. 가장 많은 이들에게 전달돼 읽힌 게시물 1, 2위는 모두 문화재청이 쓴 것들이다. 1위는 창경궁 야간 개방, 2위는 경복궁 야간 개방 안내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이라면 이 글들이 타임라인에 몇 번 스쳐지나갔던 기억이 있을지 모르겠다.

창경궁은 5월1일부터 5일까지 5일 동안 야간에도 문을 열었다. 밤 10시까지 문을 열고 입장은 밤 9시까지 받았다. 매일 저녁 무용, 국악공연, 영화 감상, 수문장 교대식 등 의미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실제로 반응도 좋았고, 평가도 좋았다. 창경궁의 게시물은 2천번 넘게 공유됐고 댓글도 1천개나 달렸다.

경복궁도 내용은 비슷하다. 5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야간에 문을 열어 인파가 몰렸다. 문화재청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문을 열 계획인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10월에 열릴 하반기 야간 개장 때는 기간을 조금 더 늘리더라도 입장 인원을 조정할 계획이다. 경복궁 야간 개방 게시물 역시 1700여건 공유됐고 댓글은 1500개를 넘겼다. (관련기사 : 경복궁, 22-26일 야간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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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보는  페이스북 랭킹1 : 4월부터 8월까지 페이스북 팬 수를 가장 많이 늘린 공공기관 순위. 국세청은 5개월만에 거의 절반을 늘렸다.

‘가슴 따뜻한 청와대’ 원해

페이스북을 잘 이용하는 공공 기관은 어딜까. 인기 게시물 100개를 기준으로 청와대는 44개, 고용노동부는 12개, 국토교통부는 7개, 경찰청은 6개가 등록됐다. 전체 33개 기관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조사했는데 정작 상위에 랭크된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기관은 몇 개로 한정돼 있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원하는 게시물이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정부기관 중 페이스북을 가장 잘 운영하고 있다. 팬 숫자나 게시물, 반응 모두가 나무랄 데 없다. 3위는 청와대가 6월25일에 올린 ’63년전 오늘 이 시간의 대한민국은 어땠을까요?’로 시작하는 긴 글이다. 6.25 전쟁이 일어난 63년 전의 상황과 3년 동안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자극했다. 1만7700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985회나 공유됐다. 댓글도 352개나 달렸다. 때마침 요즘 청소년들이 6.25 한국전쟁이 언제 발발했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뉴스가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관련기사 : 성인 36%, 중고생 53% 6.25 발발 연도 몰라)

청와대는 특정 기념일의 의미를 전달하는 게시물들을 종종 올리는데, 그 반응이 좋다. 인기 게시물 50위 안에 7건을 6.25, 광복절, 연평해전, 이순신장군 탄생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부처님 오신날 등의 의미를 짚어보는 것으로 채웠다. 각 게시물에는 공감하는 댓글과 좋아요가 뒤따라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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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기념일마다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 축사 등을 이용해 감성을 자극하는 게시물로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반응을 이끌었다.

경찰청도 페이스북을 잘 이용하는 편이다. 범죄와 관련된 내용들을 주로 올리는데, 지난 5월24일 올린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 중 수갑을 찬 상태로 도주한 이대우를 보신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글이 좋아요 2만개, 댓글 370여건으로 10번째로 반응이 좋은 게시물로 뽑혔다. 실제 페이스북이 범인 검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지는 않는다 치더라도 도주범을 잡아야 한다는 공감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동에번쩍 서에번쩍 이대우 탈주부터 검거까지) 아쉬운 것은 공유인데, 161건 밖에 퍼지지 않았다. 이는 경찰청이 1만6천여명의 팬 밖에 확보하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그 대신 특정 게시물을 본 이들의 반응은 팬 수를 뛰어넘을 만큼 좋다. 경찰청의 팬 수 확보가 아쉬운 부분이다.

상위 목록에서 눈에 띄는 게시물은 고용노동부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근로기준법 상식 퀴즈’다. 이 게시물은 시리즈로 9월12일까지 총 26탄이 등록됐다. 어떻게 보면 이벤트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 근로자들이 직장에서 겪는 애매하고 곤란한 상황들을 예로 들어 퀴즈로 낸다. 힌트를 다 퍼주고 누구나 맞힐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니라, 문제 수준도 꽤 높고 검색을 한 번씩이라도 해야 맞힐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평소에 알아 두지 않으면 곤란한 일을 겪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니 친구들에게 공유해주거나 댓글에 참고하라며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거론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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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보는 페이스북 랭킹2 :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가장 많이 올리고 이벤트를 많이 진행한 공공기관.
게시물을 많이 올리거나 이벤트를 많이 했다고 해서 게시물 하나하나가 영향력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공공기관 페이스북 활용 코드, ‘감성’과 ‘정보’

페이스북의 주요 게시물들을 보면 정책을 대놓고 알리는 글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매출이나 이익이 중요하지 않은 공공기관이 페이스북을 하는 이유에 어려운 정책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것들도 있을텐데, 실제로 굵직한 흐름이나 정책을 소개하는 글은 큰 관심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꼭 팬 수가 많다거나 게시물을 많이 올린다고 해서 전파력이 좋은 것도 아니다.

대신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감성을 자극하거나 실질적으로 내게 필요한 정보들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예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청와대가 매 기념일마다 올리고 있는 게시물들이다. 경찰청이 올린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던 19살의 이모양이 한강 고수부지 난간에서 손을 놓았습니다’, 국방부가 현충일에 올린 ‘태극기 앞뒷면에 빼곡히 적힌 출전각오에서 나라사랑의 마음이 묻어나옵니다‘라는 게시물은 좋아요나 공유 등을 이끌어내고 도달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재미를 위해 접속하는 페이스북에서 딱딱한 정책 논리나 시끄러운 정치 이야기, 이념 다툼을 보고 싶지 않다는 반응으로 볼 수 있다.

반응이 있는 정책 이야기도 결국 감성 코드로 연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와대의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한 발언입니다‘ 게시물이나 경찰청의 ‘7세 유치원생을 유괴한 30대 납치범 검거‘ 게시물 같은 경우가 그렇다. 경제 정책이나 전·월세 정책, 안보 위협 같은 상반기 이슈들에 대해서는 페이스북에서 구체적인 이야기가 회자되지 않는다. 차라리 국가라는 틀 안에서 국민으로서 공감하고, 때로는 같이 안타까워하고 또 감동받고 위로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편이다.

직접적으로 내게 꼭 필요한 정보들도 관심을 끌기에 좋긴 하다. 단적인 예가 고용노동부의 근로기준법 퀴즈 시리즈, 경찰청의 신종 스마트폰 해킹 경고, 외교부의 더위탈출 노하우, 기상청의 날씨 안내 같은 콘텐츠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은 뭔가 이야기를 더 보태거나 나누기보다는 가볍게 읽고 넘어가는 성격의 글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