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스토리지] 2013 서버 가상화와 운영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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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든, 그것이 탄생해서 소멸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습니다. 인류가 이룩한 이른바 문명이라고 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 이러한 과정 혹은 단계를 거치게 마련인데요. 우리 생활 속에서 이러한 모습은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혹시 비디오 테이프를 지금도 가지고 계신가요? 아니면 지금도 검정색의 커다란 LP판을 가지고 계신가요? 이들 것 대부분은 어떤 시점을 지나면서 우리가 더 이상 찾지 않고 있는 것들입니다.

IT에도 분명 그러한 것들이 있습니다. 인류 역사 전체로 볼 때 IT의 역사는 역사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만큼 아주 짧은데요. 그 짧은 역사에서도 보면 한때 잘나갔다가 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이 찾지 않는 기술들이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이러한 IT 기술을 24시간이라는 시간 프레임 속에서 어떤 기술은 아직 새벽이고 어떤 기술은 저녁을 넘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얼마 전 읽은 가트너 보고서는 서버 가상화와 운영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IT 시계를 표현해 놓았는데요. 이런 글을 읽을 때 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기술과 흐름, 과거와 현재, 미래 등을 적절한 사고의 틀 속에 녹여내는 능력이 참 훌륭합니다. 이러한 방법론을 보면서 사고의 틀은 가져올 수 있겠지만 그 틀을 만들기에는 아직 많이 모자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트너는 24시간 개념을 도입하면서 기술의 수명을 표시하는 방법론을 ‘IT Market Clock’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대략 ‘IT 시계’ 정도가 될 것 같은데요. 각 기술의 분야별로 존재합니다. 오늘 간단히 살펴볼 가트너 리포트는 ‘서버 가상화와 운영 환경’에 관한 2013 IT 시계입니다. 이전에는 서버 가상화와 서버 등이 뒤섞여 있었으나, 2012년부터는 서버 기술을 위한 IT 시계와 가상화를 위한 IT 시계 등으로 구분하면서 분석의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가트너는 현재 이른바 서버 가상화 기술과 클라우드 운영체제 등을 전체적으로 나열했습니다. 총 25개에 이르는 기술을 비교하였는데요. 가상화에 관한 모든 것들을 비교하려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분야 인사이트가 있는 분들은 아래 그림만 보더라도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Gartner-2013-IT-Market-Clock.png

출처: 가트너 2013. 8. IT Market Clock for Server Virtualization and Operating Environments, 2013

위 그림에서 파란색 글자는 운영체제이고 붉은색 글자는 가상화 기술입니다. 가상화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면 붉은색으로 표시된 것에 집중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자 색상의 농도에 따라 기술이 향후 어느 정도 갈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2년 미만 남은 기술만 보면 IBM의 운영체제나 스파크 기반의 솔라리스, 시트릭스의 젠서버 등이 보입니다.

가트너의 IT 시계는 전체 시간을 크게 4분면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간단히 그 의미를 짚어 보겠습니다.

Gartner-2013-IT-Market-Clock-II.png

(참조: 패럴렐스 클라우드서버-구 패럴렐스 Server Bare Metal, 패럴렐스 컨테이너스-구 Virtuozzo Containers, 오라클 존스-Oracle Solaris Containers, 파워 리눅스-Other Non-x86 Linux, 출처: 가트너 2013. 8, 번역·요약·정리 @StorageStory)

각 사분면의 의미는 위 4개 상대 시간 개념에 표현하면서 중심에서 외곽으로 갈수록 이른바 대중상업화(commoditization)가 더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Choice’ 분면에서 오라클 VM은 레드햇 RHEV(구 KVM)보다 더 대중상업화됐다는 것입니다.

대중상업화 측면에서 이해가 되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선명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가트너는 ‘Commoditization’과 관련해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각 항목에 대해서 지수화해 평가했습니다. 크게 3가지로 분류하는 것은 표준화의 정도(level of standardization, 10점 만점)와 공급자 수(number of suppliers, 5점 만점), 기술 접근성(access to appropriate skills, 5점 만점) 등이고 이것들 하부에는 지수를 별도로 만들어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VM웨어 v스피어를 비롯해 레드햇리눅스, 윈도우 서버 등은 표준화 측면에서 10점 만점을 받고 있으며 그 뒤를 수세리눅스, 하이퍼-V, 오라클 VM과 리눅스 등이 8점을 받았습니다.

상업화 정도가 높은 제품이나 기술은 무엇일까요? 총 20점 만점에 윈도우 서버, 레드햇 리눅스, VM웨어 v스피어 등이 만점을 획득했으며 ‘Advantage’ 분면에 있는 주목할 만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하웨이 퓨전스피어나 리눅스 컨테이너, 조이엔트 스마트OS 등의 경우 9점, 10점, 7점 등을 각각 받았습니다. 반면 최하점을 받은 것은 HP 오픈VMS(4점)를 비롯해 파워리눅스, IBM i, HP 인테그리티 VM 등은 5점을 받았습니다. 5점이나 7점은 점수 상으로 보면 2점 차이지만 저무는 해와 뜨는 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단순히 비교가 안 될 것 같습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3년에도 화웨이 퓨전스피어, 리눅스 컨테이너스, 조이엔트 스마트OS 등이 새롭게 가상화 기술로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 화웨이 퓨전스피어를 작게만 보아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퓨전스피어에 대해 좀 더 살펴 보겠습니다.

 Huawei-fusionSphere-overview.png

(출처: 화웨이 퓨전스피어 홈페이지, Huawei DataCenter Virtualization Solution 3.0 Brochure)

화웨이는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를 2011년에 시작한 이 분야에 있어 신생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웨이 퓨전클라우드 솔루션이 위 그림과 같이 정의돼 있습니다. 퓨전클라우드 솔루션은 퓨전스피어, 퓨전큐브, 퓨전액세스 등으로 구성되며 기존 화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물리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이 결합되어 있지만 자사의 하드웨어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직은 중국 중심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40개국 이상 260여개의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이머징 마켓에 구축사례가 있다고 하는군요.

기술적인 측면에서 좀 더 들여다 보면 자사의 홈페이지에서도 밝혔듯이 오픈스택을 포함하고 있으며 기존 소형 x86 서버(예를 들어 XH310)에 가상 머신을 올릴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XH310 서버는 2U 크기의 폼팩터에 총 4대의 서버가 장착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화웨이 주장에 따르면 하나의 서버(실제로는 4대의 서버가 2U 크기로 구성)에 최대 288개 가상 머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SPECvirt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4687점을 받은 바 있지만 이때 서버는 IBM x3850였고 여기에 화웨이 퓨전스피어를 올려서 테스트를 한 것입니다. 제품 소개 자료가 다소 모호하게 표시돼 있어 얼핏 보면 SPECvirt의 성능 수치가 화웨이 서버에서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화웨이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자료들이 공개되어 있는데요. 홍보 동영상에서부터 설치 가이드, 유저 가이드 뿐만 아니라 인수 테스트 문서가 올라가 있습니다. 정말일까 싶어서 다운로드해 봤는데요. 각 기능별로 인수자가 기능 검증을 위한 시나리오를 확인할 수 있어서 비교적 상세하게 살필 수 있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인수 테스트를 위한 시나리오와 문서를 만드는 데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이런 것까지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아직 화웨이 제품이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지도를 얻고 있지는 않지만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서버와 스토리지, 클라우드 OS, 컨버지드 인프라, UPS, 데이터센터 설비 기술 등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IT에 있어서도 이제 중국은 거대한 바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왜 구글의 중역이 중국의 인터넷 기업으로 옮겨갔는가를 생각해 보면 단순히 중국 시장이 넓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시장도 크지만 기술력도 빠르게 쌓아가고 있고 그만큼 기회가 많은 장점이 있을 겁니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도 않은 새벽에 있는 기업들인 화웨이 이외에도 조이엔트패럴렐스와 같은 기업들이 지금 한창때를 즐기고 있는 VM웨어 같은 기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고 혹은 그전에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을 보면 준비를 참 잘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시간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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