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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기어’ 출시…“예쁜데, 비싸네”

2013.09.25

“생각보다 예쁘네.”

삼성전자가 9월25일 스마트와치 ‘갤럭시기어’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겉보기에 그동안 참여한 삼성전자 제품 출시 행사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것 같았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첫 번째 스마트시계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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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 “생각보다 괜찮네”

“저는 갤럭시기어를 차고, 뉴욕과 런던, 이탈리아를 돌며 각종 패션쇼에 참석했습니다. 실제 갤럭시기어로 웨어러블 기기를 처음 본 이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와우”였어요. 모델과 패션 디자이너, 영화감독, 광고기획자 등 입을 모아 꼭 가져야 하는 제품이라고 말하더군요.”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갤럭시기어가 분명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 확신을 갖게 됐다”라며 “이를 알리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갤럭시기어 겉모습에 관한 평가는 다소 냉담했다. 갤럭시기어는 지난 9월4일 독일에서 먼저 공개됐다. 사진이 공개된 이후 이를 지켜본 이들의 의견은 대체로 “못생겼다”였다. 손목 위에 올려 두기에 화면은 다소 커 보였고, 겉으로 드러난 나사못은 마치 개발 중인 제품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금속으로 둘러싸인 겉면도 무거워 보였다. 무거운 손목시계는 손목에 감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품을 만져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예상했던 것만큼 두껍지도 않았고, 다양한 색깔로 출시된 시곗줄도 쓰는 사람의 개성을 나타내는 도구가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무게는 70g 남짓이다. 일반적인 손목시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가벼운 수준이다. 시계 알이 보통 손목시계보다 크다는 점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손목에 둘렀을 때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손목시계는 전자제품이라기보다는 패션 소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종종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라는 본질은 패션 소품이라는 간판 뒤에 숨기도 한다. 주변에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는 많다. 그래도 손목시계가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의 손목 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패션 소품으로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전자제품 제조업체가 입는 컴퓨터를 만들 때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갤럭시기어보다 먼저 출시된 ‘페블 와치’와 소니 ‘스마트 와치’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기술 면에서는 갤럭시기어와 큰 차이가 없지만, 사용자의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은 패션 소품에 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예쁘거나 멋지지 않은 물건을 손목에 두를 사용자가 그리 많지 않다는 예기다.

이영희 부사장이 갤럭시기어를 들고, 하필이면 세계 각지의 패션쇼에 참석했던 것은 손목시계의 이 같은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갤럭시 기어를 보고 “못 생겨서” 구입하지 않겠다는 의견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제품 겉모습을 평가하는 일은 사용자 각자의 몫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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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손목시계와 ‘갤럭시기어’ 비교

손목에 감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갤럭시기어의 역할은 명확하다. 스마트폰을 도와주는 액세서리 역할이다. 삼성전자가 이날 함께 발표한 ‘갤럭시노트3’과 연결된다. 갤럭시노트3에 e메일이 도착하면, 갤럭시기어에서도 알림음이 울린다. 갤럭시기어에서 숫자 단추를 눌러 바로 전화를 걸 수도 있다. 전화 연결은 갤럭시노트3의 몫이지만, 갤럭시기어에 있는 마이크와 스피커를 활용해 손목에서 직접 통화를 할 수 있다.

‘스마트 릴레이’ 기능이 독특하다. 스마트 릴레이 기능은 e메일이 도착했을 때 갤럭시기어에서 알림을 확인한 후 화면이 꺼지기 전에 갤럭시노트3을 손에 들면, 스마트폰에서 바로 e메일을 보여주는 기능이다. 전체 e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e메일 응용프로그램(앱)을 실행해 방금 도착한 e메일 목록을 누르는 번거로운 과정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지능형 음성인식 기술 ‘S보이스’는 갤럭시기어에서 비로소 제대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기어는 S보이스를 활용해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중 갤럭시기어에 말을 걸어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어떻게 하면 시계를 더 편리하게 조작하도록 할 수 있을까. 갤럭시기어에서 조작 방법을 고민한 삼성전자의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초기 화면에서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 카메라 기능이 바로 실행된다. 거꾸로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리면 숫자 다이얼이 나타난다. 자주 쓰는 기능은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

화면을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미는 동작도 사용자가 설정한 앱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메뉴 화면 안에서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문지르는 것은 ‘취소’ 동작이고, 카메라 앱 안에서는 화면을 터치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기어에 탑재된 부품은 평범하다. 800MHz 클럭 속도를 내는 싱글코어 모바일 프로세서가 탑재됐고, 화면 크기는 1.63인치, 해상도는 320×320 정사각형이다. 카메라 해상도는 190만화소, 배터리 용량은 315mAh다. 이날 함께 출시된 갤럭시노트가 32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점과 확연히 비교되지만, 삼성전자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5시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기어에서 쓸 수 있는 앱은 ‘카카오톡’과 ‘라인’, ‘자이트’, ‘포켓’ 등 현재 70여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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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이스 찾기’ 기능은 ‘갤럭시 기어’로 스마트폰에 알림을 울려 스마트폰이 어디 있는 지 찾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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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다이얼로 바로 전화를 걸 수도 있다.

‘대화면 스마트폰’ 보조할 ‘작은 시계’라는 아이러니

생각해보면 웃기는 일이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 가장 앞서 화면 크기를 늘려온 업체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3을 발표하며 “삼성전자는 ‘패블릿’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을 정도로 대화면 스마트폰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는 업체”라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스마트폰 제조 업체가 화면 크기를 늘린 까닭은 더 잘 보여주기 위해서다. 웹브라우징이나 동영상을 시원한 화면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안드로이드 OS 특성을 이용해 한 화면에 앱을 2개 띄워 쓰는 ‘멀티 윈도우’ 기능도 대화면 스마트폰만이 할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이다.

스마트폰 크기가 커지다 보니 사용자는 고민이다. 틈날 때마다 들여다보는 게 스마트폰 화면인데, 큰 크기 때문에 주머니에 넣기가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손에 들고 다니는 것도 불편하고, 가방에 넣자니 꺼낼 때마다 귀찮다. 갤럭시기어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아도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불편함을 없앨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이날 갤럭시기어 제품 소개를 진행한 황승훈 삼성전자 과장은 갤럭시기어를 가리켜 “진정한 두 손의 자유를 주는 제품”이라고 표현했다.

스마트폰 화면 키워 “더 잘 보라”며 목에 핏대를 세우던 때가 바로 어제 같은데, 오늘은 “큰 스마트폰은 가방에 두고 시계로 편하게 쓰라”며 목청을 돋우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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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갤럭시 기어’에서 쓸 수 있는 앱은 70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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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기어’의 카메라 부분, 190만 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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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곗줄 잠금장치 부분에 마이크와 스피커가 있다.

충전 귀찮고, 가격은 비싸고

“예쁘네.” “안 예쁜데?” “좋다.” “신기하잖아.” 이날 행사장에 많은 사람이 몰린 만큼 갤럭시기어를 바라보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유독 입을 모아 불평하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바로 가격이다. 갤럭시기어 가격은 39만6천원이다.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돈주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갤럭시기어 가격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삼성전자는 국내외에서 제품 가격을 정할 때 항상 시장 환경에 맞는 적절한 가격을 맞춘다”라며 “갤럭시기어 가격은 내부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생각해보자. 갤럭시기어는 연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무용지물인 스마트폰 액세서리다. 그나마 다른 제조업체 스마트폰과는 연결할 수 없다. ‘갤럭시S4’, ‘갤럭시노트2’ 등 삼성전자의 히트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것도 올해 말께 지원될 전망이다. 39만6천원을 주고 스마트폰 보조기기를 구입하려는 사용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손목시계를 충전해 써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25시간 쓸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겨우 하루 정도 쓸 수 있을 뿐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해도 이틀을 넘기기 어렵다는 얘기다. 예로부터 손목시계는 충전 걱정 없이 쓰던 물건이다. 몇 년에 한 번 시계방에서 건전지를 바꾸는 것이 고작이었다. 스마트폰 배터리 아껴 쓰는 것도 무척 신경 쓰이는 일인데, 갤럭시기어는 고민거리를 하나 더 얹어주는 꼴이다.

갤럭시 노트는 지금 당장은 갤럭시노트3과 연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이후 갤럭시S4, 갤럭시S3, 갤럭시노트2를 순서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다른 제조업체 스마트폰을 지원할 계획은 없다. 색깔은 흰색과 검은색, 베이지색, 주황색, 회색, 초록색 등 6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25일부터 이동통신업체 직영 대리점이나 삼성전자 할인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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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기어’ UI 조작 동영상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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