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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애플의 ‘공짜’ OS, ‘매버릭스’

2013.10.23

애플이 10월23일부터 새 운영체제(OS) OS X 10.9(매버릭스)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 첫 번째 개발자 버전이 공개된 이후 등장한 정식 버전이다. 맥북에어나 맥북프로를 쓰는 이들은 맥 앱스토어에 접속하면 매버릭스를 내려받을 수 있다.

매버릭스는 ‘공짜’다. 애플의 OS X 사상 처음이다. 애플은 10.8 ‘마운틴 라이언’은 19.99달러에, 10.7 ‘라이언’은 29.99달러에 팔았다. 매버릭스가 무료가 됐으니, 앞으로 애플의 새 OS는 계속 무료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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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디자인

매버릭스가 설치된 맥북을 처음 켜면, 달라진 디자인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원래 애플은 직물에서 따온 소재나 가죽 질감을 그려 넣었다. 매버릭스에서는 이 같은 디자인은 찾을 수 없다. 로그인 화면에 있던 배경의 직물도 걷어냈고, 알림센터도 밋밋한 검은색으로 디자인됐다. ‘연락처’와 ‘캘린더’ 앱도 기존의 가죽 소재 디자인을 버렸다. 앱 아이콘도 깔끔한 선과 면으로만 디자인된 것이 많다. 이른바 ‘플랫 디자인’이다.

매버릭스가 모든 측면에서 플랫 디자인을 머금은 것은 아니다. 이번 버전에서 새로 추가된 ‘아이북스’와 ‘지도’앱 아이콘은 플랫 디자인을 따랐지만, ‘캘린더’나 ‘연락처’ 앱 아이콘은 옛것 그대로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홈페이지도 점차 플랫 디자인으로 바꾸고 있으니 앞으로 이 아이콘도 플랫 디자인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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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림센터에도 직물 디자인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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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린더’도 기존 가죽 다자인을 벗었다.

아이북스

매버릭스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새 기능은 단연 아이북스다. 아이북스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있는 아이북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맥북 사용자도 아이패드를 쓰는 이들처럼 책을 읽을 수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에 넣어둔 책 목록이 자동으로 동기화되는 것은 물론이다. 아이북 스토어에 애플 계정으로 접속해 책을 구입해도 된다. 아이북스는 애플의 교육 시장 전략에 큰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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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영상이나 사진이 포함된 대화형 책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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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아이클라우드 아이북스 보관함과 연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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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읽다가 문장에 강조 표시를 하고 메모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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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북스 스토어

알림센터

알림센터 기능도 강화됐다. 아이메시지나 e메일을 받으면, 알림센터 팝업 창으로 바로 답장을 보낼 수 있다. 페이스타임과도 연동된다. 직접 앱을 열어 응답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는 기능이다.

알림센터 안에 아이메시지를 바로 보낼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으니 급한 연락은 알림센터에서 바로 하면 된다. 원래 iOS에 있던 기능인 ‘방해금지’ 모드도 추가됐다. 알림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설정하면, 퇴근 후 귀찮은 알림에서 해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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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센터에서 받은 아이메시지 바로 답장하기

지도

애플이 만든 지도는 구글이 서비스하고 있는 지도와 비교해 품질이 떨어진다. 팀 쿡 CEO가 직접 사용자에게 사과편지도 써야 했으니 얼마나 품질이 떨어지는지 알 만하다.

그동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지도 응용프로그램(앱)도 매버릭스 안으로 들어왔다. 기능은 좋다. 3D 항공 사진으로 가고 싶은 곳의 지형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턴바이턴 내비게이션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도 좋다. 맥북에서 지도 앱을 열어 길 찾기 기능을 실행한 다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실제로 휴대할 수 있는 기기에 경로를 보낼 수 있어 확장성도 좋다. 국내 지형은 아직 허허벌판뿐이지만, 내비게이션 기능은 잘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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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더 태그와 탭

파인더는 OS X에서 파일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다. 윈도우 OS에서 볼 수 있는 ‘탐색기’ 혹은 ‘내 컴퓨터’를 생각하면 된다. 매버릭스에서는 파인더 앱에 탭 기능이 추가됐다.

탭 기능은 이미 웹브라우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능이다. 하나의 창 안에 여러 웹페이지를 열어 동시에 볼 수 있도록 돕는다. 파인더의 탭 기능도 이와 똑같다. 파인더 창은 하나만 열고, 탭을 나눠 여러 폴더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파일을 복사하려고 할 때 파인더를 여러 개 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태그 기능도 작지만 편리한 기능이다. 관리할 자료를 많이 갖고 있거나 맥의 검색 기능을 자주 쓰는 이들이 특히 반길만한 기능이다. 태그 기능은 앱이나 파일, 사진 등 모든 자료에 태그를 걸 수 있도록 돕는다. 기본적으로 몇 가지 색깔로 태그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사용자가 마음대로 태그 이름을 추가해도 된다. 태그가 달린 파일은 파인더의 검색 창에서 태그 이름으로 검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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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더의 태그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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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 태그 달기

아이클라우드 키체인

오늘날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들은 이미 수백여개의 웹사이트에 가입했을 것이다. 가입한 모든 웹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모두 기억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어디 따로 적어두면 좋으련만.

매버릭스에 추가된 아이클라우드 키체인은 이 같은 고민을 덜어주는 기능이다. 각종 웹페이지에 로그인하는 데 필요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합해 관리해주는 기능이다. 아이클라우드 키체인에 각 웹사이트의 로그인 계정을 입력해 두면, 방문할 때마다 아이디와 계정을 기억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쓸 필요가 없다.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한 로그인 정보는 암호화돼 유출될 걱정이 없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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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라우드에서 키체인을 활성화해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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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웹사이트 로그인 화면에서 아이클라우드 키체인이 활성화된 모습

전원 절약

이동이 잦은 사용자라면, 매버릭스의 전원 절약 기능이 특히 반갑지 않을까. 4세대 인텔코어를 탑재한 새 맥북 시리즈는 인텔 하스웰 프로세서 덕분에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어났다. 더 오래 전원에 연결할 필요 없이 맥북을 쓰고 싶은 사용자는 새 제품을 구입하면 된다. 하지만 계속 구형 맥북을 써야 하는 사용자는 매버릭스로 판올림하는 것이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릴 유일한 방법이다.

먼저 ‘앱냅(App Nap)’ 기능을 보자. 앱냅 기능은 말 그대로 앱을 잠재우는 기능이다. 컴퓨터를 쓰다 보면, 많은 창을 열어두고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창 밑에 가려진 다른 창은 쓸 수 없다. 앱냅은 가려진 창을 임시로 중지해 전체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이다. ‘사파리’ 웹 브라우저의 탭에도 앱냅 기능이 적용됐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탭만 작동하도록 하고, 다른 탭은 멈춘다. 아직 앱냅 기능을 지원하는 앱은 그리 많지 않다. 애플이 만든 ‘사파리’와 구글 ‘크롬’ 등이 전부다.

‘타이머 코얼레싱(Timer Coalescing)’ 기술도 매버릭스에 추가됐다. 타이머 코얼레싱은 프로세서에 걸린 작업의 부하를 그룹화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사파리 웹 브라우저를 실행하면 프로세서에 작업 부하가 걸린다. 사파리뿐만이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수많은 부하가 프로세서에 걸리게 된다. 타이머 코얼레싱은 이 부하를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즉, 프로세서가 부하 없이 대기상태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준다는 얘기다.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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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정보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 중인 앱’ 항목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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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의 활성 상태를 보며 전원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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