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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 “경쟁사는 툴을 팔지만 우린 프로세스를 판다”
by 도안구 | 2009. 09. 09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분야 1위 업체인 SAP은 언제가부터 비즈니스 프로세스 플랫폼(BPP)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경쟁 업체들이 서비스기반아키텍처(SOA)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BPP는 조금은 낯선 용어였다. BPP는 올 2월 발표된 ‘비즈니스 스위트 7’의 근간이 되는 개발 플랫폼으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2800여개의 SOA 서비스들을 표준화해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레파지토리(ESR)에 담아 두고, 이 서비스들을 적절히 조립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거나, 또는 이곳에 없는 서비스들을 자바환경에서 만들게 하는 표준 SOA 개발 환경을 함께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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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천 SAP코리아 비즈니스 유저 플랫폼 사업본부장은 “ERP, CRM, SCM 등 SAP가 가진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모든 노하우를 2800여개의 비즈니스 서비스로 정제해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레파지토리(ESR)에 저장해 두었고, 고객들은 이들 서비스와 프로세스들을 하나씩 꺼내 업무에 필요한 형태로 조립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들은 SOA를 할 수 있는 툴만 주고 고객들로 하여금 SOA 체계(거버넌스)와 웹 서비스들을 만들어 필요한 업무를 개발하라고 하지만 SAP는 기업이 꼭 필요로 하는 업무 프로세스와 세부 서비스들을 개발 툴과 함께 제공해 빠르고 쉽게 SOA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또 저장소에 없는 서비스들을 SAP의 전용 기술인 아밥이 아니라 업계 표준의 자바를 이용해서 개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고객들의 통합과 표준화 이슈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거죠”라고 말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직원을 채용한다고 했을 때 SAP의 비즈니스 스위트 내부에 활용할 수 있는 충원요청과 후보자 검색, 후보자 평가, 채용제안, 채용 발령이라는 서비스들이 ESR에 이미 있다. 하지만 각 기업마다 특화된 채용 서비스 모듈들이 있을 수 있다. IT ID 생성이나 채용공고 등록, 경력 검증, 신용 검증, 입금조사와 같은 것들이다. 예전에는 이런 프로세스를 SAP 아밥 기능들과 조합해 하나의 채용 프로세스로 만들어 낼 때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웠다.

아밥이라는 SAP 고유기술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SAP가 제공하는 인터페이스들과 연동해야 했다. 하지만 통합 이슈가 커지면서 미들웨어 업체들은 자바 기술을 적극 활용했고, 특화된 기술을 활용하면 할수록 SAP는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자바 인력이나 자바로 된 수많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이 등장하면서 SAP 애플리케이션과의 인터페이스 요구도 늘어났다.

SAP의 이번 비즈니스 스위트 7은 이런 시장의 변화를 SAP가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

정 본부장은 “기업 내부에서 개발된 수많은 자바 애플리케이션들이 있는데, 이제 고객이 사용하는 서비스들이나 애플리케이션들이 SAP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과 말 그대로 긴밀히 연동될 수 있습니다”라고 전하고 “특히 이미 검증되고 표준화 된 서비스들을 하나의 저장소에 넣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업무의 경우 없는 서비스만을 만들어 조합하게 되면 고객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 지게 됩니다”라고 변화 의미를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인터뷰 도중 SAP의 SOA 전략으로 툴이 아닌 콘텐츠라는 관점에서 콤포짓 애플리케이션(Composite Application)이라는 말을 자주 했고, SAP가 자바 개발 환경을 넘어 고객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서비스들을 만들고 이를 조합하는 콤포짓 애플리케이션 환경(Composite Application Environment)은 웹서비스나 서비스기반아키텍처(SOA)가 나올 때마다 등장했던 말이다.

하지만 SOA의 경우 사례가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규모 전사 프로젝트가 진행된 경우가 많지 않다. 수많은 표준들의 서로 다른 버전, 하나의 표준을 놓고 서로 다르게 구현하는 문제, 속도 처리, 서비스들을 통합 관리해야 되는 거버넌스들의 이슈들이 많아 고객들이 선뜻 이런 환경으로 대규모로 교체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대천 본부장은 “고객들에게 표준화된 SOA 툴을 주고 알아서 개발하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SAP의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레퍼지토리에 저장된 2800개의 서비스들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기업 내부에서 사용되는 것들이죠. 툴을 주고 서비스를 만들라고 하는 전략과는 전혀 다르죠. 연말까지 이런 서비스가 3500개로 늘어날 겁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소식은 누구나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검증은 SAP가 하겠지만 열린 서비스 저장소가 될 겁니다”라고 오라클과 IBM의 시장 접근 방식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IT 솔루션 제공 업체들은 SOA를 이야기하면서 레고 블럭을 자주 거론했다. 재사용 가능한 레고 블럭들을 잘 조합해 서비스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항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레고 블럭을 보면 알겠지만 그 블럭 하나 하나를 만들어 내기도 힘들 뿐더러, 조립 설명서가 없을 경우 그 블럭들을 어떻게 조합해 하나의 프로세스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갑갑했던 게 사실이다. SAP의 접근은 이제 블럭을 만드는 방법은 물론 그렇게 만들어진 블럭을 조합해 어떤 작품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설계도까지 모두 주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특정 SAP 기술을 활용했던 인력들에게 뿐아니라 기존 자바 인력들에게까지.

SAP의 이런 전략은 파트너에게도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주고 있다. 전통적인 아밥 개발자들과 ERP 컨설팅에 익숙한 파트너들은 새로운 접근법과 기술을 배워야 한다. 반면에 이미 자바 진영에서 그 실력들이 검증된 업체들은 SAP라는 걸출한 파트너와 손을 잡고 신규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 누가 더 빠르게 변화할 것이냐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럼 이제 자바 개발자들도 SAP와 아주 긴밀한 친구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대천 본부장은 “그렇습니다. 국내 수 많은 자바개발자들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렇게 업데이트 된 정보들은 오는 10월 ‘Composite Application 론칭 세미나’를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될 겁니다”라고 밝히고 “최근 국내 대형 IT 서비스 업체들의 인력들에게 기술 전수 세미나도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SAP는 이런 시장 접근법이 궁극적으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지키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찾아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오라클과 IBM 같은 회사와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것일까? 정대천 본부장은 “아닙니다”라고 전하고 “저희의 콤포짓 애플리케이션 전략은 SAP 애플리케이션을 고객환경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해, 종국적으로는 기업 내부의 인하우스(In-House) 솔루션 개발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즉, ERP나 CRM 같은 어떤 정형화된 제품군이 지원하지 못하는 특정 업무에 대한 개발 요구가 많은데요. 이제 저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플랫폼을 활용하시면 손쉽게 조합이 가능하다는 거죠. 그런 제품들을 개발할 때도 저희 개발 환경을 활용하면 더 뛰어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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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미디어랩장. 블로터TV와 소셜 분석, 전자책 등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원피스'의 해적들처럼 새로운 모험을 향해 출항했다. [트위터] @eyeball, [이메일] : eyeball@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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