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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여라, 그 생김새…‘레노버 요가 태블릿’

2013.11.01

10월30일, 레노버가 새 태블릿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모델은 영화 스티브 잡스의 주인공인 애쉬튼 커처란다. 개발에도 참여했다는데 애쉬튼 커처가 스티브 잡스 분장을 하고 새 태블릿을 발표하면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레노버의 홍보담당자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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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 담당자가 꺼내 든 태블릿은 기가 막힌 모습을 하고 있었다. 태블릿 판은 얇고 대신 한쪽 끝은 두툼하고 둥그렇게 만들었다. 이런 디자인은 몇 년 전까지 노트북 업계에서 가장 즐겨쓰던 것이다. 배터리를 아랫판에 붙이는 게 아니라 뒤쪽으로 빼고 대신 배터리가 툭 튀어나온 부분은 노트북을 약간 기울여 키보드를 치기 편하도록 기울여주었다. 노트북 자체는 아주 얇아질 수 있었고 디자인도 좋아졌다. 특히 에이수스, MSI, 에이서 등 대만 기업들이 노트북에 멋을 내던 방식이다.

태블릿에, 특히 레노버가 이런 디자인을 내놓을지 몰랐다. 일단 레노버는 요가패드에 동그란 배터리를 바깥으로 밀면서 여러 가지를 손에 넣었다. 물론 잃은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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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본 태블릿 자체가 엄청나게 얇다. 아이패드 미니나 신형 넥서스7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딱 디스플레이만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두께가 얇다. 배터리 용량에도 부담이 적다. 그 동안은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얇게 펴바르거나 리튬 이온 셀을 얇게 만드느라 용량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둥그렇게 배터리를 말면서 디자인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배터리 효율도 좋은 편이다. 레노버의 발표로는 최대 18시간 동안 쓸 수 있고 화면 밝기나 무선랜 스위치 등을 잘 조절하면 더 길게도 쓸 수 있단다. 오랫동안 써보면서 테스트할 수는 없었지만 꼬박 이틀을 이것저것 써 봤는데 배터리는 30%도 쓰지 않았다.

이 둥그런 배터리 부분에는 받침대가 숨어 있다. 원하는 각도로 세울 수 있어 꽤 편하다. 아이패드의 스마트 커버가 만들어내는 각도를 그대로 다 만들어낼 수 있고 디자인도 거부감이 없다. 돌비 디지털 사운드는 화면이 돌아가는 것에 따라 소리 특성도 맞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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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로로 손에 쥘 때는 약간 애매하다. 아니 낯설달까? 디스플레이 패널은 너무 얇고 무게 중심은 아래로 쏠린다. 부담스러운 건 아니지만 이상한 느낌이긴 하다. 세로로 손에 쥐기는 편하다. 손잡이처럼 둥근 부분을 잡으면 무겁지도 않다. 물론 반대로 잡으면 묵직하다. 가방에 넣을 때도 툭 튀어나온 부분 때문에 약간 애매하긴 하다. 노트북도 그랬지만 이런 디자인 자체가 쓸 때는 편하지만 갖고 다니기에는 어딘가 애매한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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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태블릿의 경쟁자는 누구일까? 넥서스7이 될 것 같다. 수치상으로 보자면 신형 넥서스7이 모든 면에서 우세하다. 넥서스7은 해상도가 높고 프로세서도 더 빠르다. 구글의 레퍼런스 OS의 지원이라는 강점도 있다. 가격도 그리 많이 비싸지 않다. 이 떄문에 사실 제조사들이 7인치 태블릿 시장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레노버 요가 태블릿은 넥서스7에 비해서 사운드가 훨씬 낫고 저장 공간을 늘릴 수 있다. 그리고 스탠드가 아주 편하다.

그럼 이걸 어디에 쓰면 좋을까? 일반적인 영상, 음악 보는 용도로 쓴다면 넥서스7보다 낫다. 3만원이면 32GB 마이크로SD카드를 살 수 있고 64GB짜리도 그리 비싸지 않다. 드라마 시리즈나 구글플레이에서 판매하는 영상, 동영상 강의를 잔뜩 집어넣고 다닐 수 있다. 스피커는 작지만 돌비 디지털 플러스가 소프트웨어적으로 최적화한 소리는 이만한 기기에서 기대한 것 이상의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킨들 파이어HD에서도 그랬지만 작은 기기에서 돌비 디지털 플러스가 뽑아내는 소리는 혼자, 혹은 둘이 가볍게 듣는 사운드로는 따로 스피커를 쓰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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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1280×800의 해상도가 아쉽긴 하지만 대부분의 영상은 이 정도 해상도로 유통되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 물론 멀티미디어 파일보다 안드로이드 그 자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조금 더 보태서라도 넥서스7을 사는 편이 나으리라. 레노버에게는 넥서스7과 비교되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확실히 나은점과 부족한 점을 짚을 필요가 있다.

사실 넥서스7은 레노버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안드로이드 태블릿 업체들이 겪는 똑같은 고민인데 같은 기준에서 경쟁은 어렵다. 대신 확실한 특화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강력한 배터리, 돌비 디지털 플러스 사운드, 그리고 독특한 디자인이라는 뚜렷한 색깔이 넥서스와 시장을 아예 구분한다. 나라면 넥서스7을 사겠지만 요가패드는 용도에 따라 주변 사람들에게 어렵지 않게 추천해줄 수 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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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