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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올 겨울, 달라진 ‘아톰’이 온다”

2013.11.04

“제품의 특징을 요약하면, 우선 22nm 트라이게이트 기술로 생산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우수한 성능과 부드러운 터치 반응을 내는 제품을 만들 수 있고,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한 제품에 탑재된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맷 던포드 인텔 벤치마크 매니저가 새 ‘아톰’ 프로세서를 들고 나왔다. 옛 넷북에 쓰던 그 아톰 아니냐고? 맞다. 그 답답한 아톰 프로세서다. 헌데, 그전과 달라진 점이 많다. 인텔은 아톰 프로세서를 소개할 때 더이상 넷북을 들고 나오지 않는다. 맷 던포드 매니저 앞에는 십수 종의 태블릿 PC가 놓여 있었다.

인텔이 지난 9월 공개한 새 아톰 프로세서는 태블릿PC에 탑재하도록 고안됐다. 제품군 이름은 ‘Z3000’ 시리즈, 코드명은 ‘베이트레일’로 알려진 제품이다. 듀얼코어와 쿼드코어 두 종류가 있다. 인텔은 2013년 겨울부터 실제 태블릿PC에 베이트레일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해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실제 제품을 보기 전에 인텔이 만든 시제품으로 Z3000 시리즈의 성능을 미리 가늠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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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던포드 인텔 벤치마크 부문 매니저

성능 ↑, 전력 소비 ↓

인텔이 Z3000 시리즈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세 가지다. 다양한 OS를 지원한다는 점과 높은 성능을 낸다는 점, 그리고 더 나은 배터리 효율이다.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한다는 얘기에 먼저 귀가 솔깃해졌다. Z3000 시리즈는 ‘윈도우8.1’뿐만 아니라 구글의 안드로이드OS도 지원한다. 예를 들어 PC 제조업체가 Z3000 프로세서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한다면, 안드로이드를 얹은 제품과 윈도우8.1 태블릿 PC를 함께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인텔이 지난 2012년 출시한 아톰 프로세서 ‘클로버 트레일’은 윈도우만, 같은 해 내놓은 ‘클로버 트레일+’는 안드로이드에 초점을 맞춘 프로세서다. 베이트레일 Z3000 시리즈에 이르러 두 OS를 모두 지원하게 된 셈이다.

성능도 살펴보자. Z3000 시리즈는 기존 태블릿 PC용 아톰 프로세서와 비교해 2배 더 나은 성능을 낸다. 특히 그래픽 처리 성능이 큰 폭으로 올라갔는데, Z3000 시리즈에는 ‘인텔 HD 그래픽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적용됐다. 기존 프로세서에는 모바일 전용 GPU인 ‘파워VR SGX544’가 적용된 바 있다. Z3000이 옛 아톰 프로세서와 비교해 최대 3배 더 나은 그래픽 처리 성능을 낸다는 게 인텔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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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트레일 Z3000 게임 성능 동영상 보러가기(오른쪽이 베이트레일 태블릿 PC, ‘디펜스 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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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트레일이 탑재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동영상(‘더 다크나이트 라이즈’)

실제 게임을 구현해보면 차이를 잘 알 수 있다. 윈도우용 타워 디펜스 게임 ‘디펜스 그리드’를 이전 아톰 프로세서가 탑재된 태블릿 PC와 Z3000 시리즈가 탑재된 제품에서 동시에 실행해봤다. 기존 태블릿PC에서는 게임을 즐기기 어려울 정도로 화면이 끊어진 반면, 새 태블릿PC에서는 매우 부드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OS가 탑재된 태블릿PC에서도 높은 그래픽 처리 성능을 요구하는 ‘더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었다.

Z3000은 태블릿PC에 쓰이는 프로세서인 만큼 전력 효율도 성능 못지않게 중요하다. Z3000을 탑재한 태블릿PC는 옛 아톰 프로세서가 적용된 제품보다 5배 이상 높은 전력 효율을 낸다. 약 10시간 동안 충전 없이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인텔이 밝힌 대기 시간은 최대 3주 정도다.

작업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전력을 배분하는 동적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도 Z3000의 특징이다. Z3000 프로세서는 하드웨어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한다. 태블릿 PC가 일을 할 때는 높은 성능을 내도록 하고, 작업이 없을 때는 전력 사용량을 줄인다.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전력 사용량과 프로세서의 동작 속도를 조절하기도 하니 기존 아톰 프로세서가 탑재된 제품과 비교해 한 번 충전으로 더 오래 쓸 수 있다.

맷 던포드 매니저는 “태블릿PC에서 배터리 지속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라며 “기존 아톰 프로세서와 Z3000 프로세서가 똑같은 환경에서 동작한다고 했을 때 Z3000이 월등히 높은 성능을 내면서도 똑같은 시간 동안 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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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트레일 Z3000 프로세서는 윈도우와 안드로이드OS 모두 지원한다.

어떤 제품에서 볼 수 있나

구슬을 서 말이나 갖고 있어도 자루에만 담아 두면 보물이 아니다. 인텔이 설명한 대로 Z3000이 아무리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 해도 제조업체에서 관심을 두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인텔은 2013년 겨울부터 Z3000을 탑재한 태블릿PC를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 아톰 프로세서가 탑재된 태블릿PC는 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Z3000은 사정이 어떨까.

맷 던포드 매니저는 “매우 많은 업체와 협력 중”이라며 다소 재미없는 답변만 내놨지만, 이번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가격이 싸다.

우선 HP가 Z3000을 활용해 10인치급 태블릿 PC와 윈도우 노트북을 준비 중이다. 윈도우 노트북은 키보드를 분리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델은 8인치급 윈도우 태블릿PC를 내놨다. 이름은 ‘베뉴8 프로’다. 델 홈페이지에 나온 출시 일정은 오는 11월6일이다. 가격은 299달러다.

에이수스나 에이서, 레노버 등 중국 제조업체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많이 만들어 왔다. 이번에도 Z3000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Z3000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가장 먼저 공개한 업체는 에이수스다. 제품 이름은 ‘트랜스포머북 T100’이다. 쿼드코어 Z3740 프로세서를 품었고, 화면 크기는 10.1인치다. 무게는 550g이지만, 키보드 도킹스테이션과 더하면 약 1070g 정도다. 가격은 350달러 선으로 알려졌다.

‘아이코니아 W4’는 Z3000을 탑재한 에이서의 차세대 윈도우 태블릿PC다. 레노버도 300달러 정도 선에서 윈도우 태블릿PC를 개발 중이다. 국내 LG전자에서도 Z3000을 탑재한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올 겨울에는 새 아톰 태블릿PC 시장에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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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베뉴8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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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수스 ‘트랜스포머북 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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