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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휘어진 스마트폰 ‘G플렉스’ 공개

2013.11.05

누군가는 냉소를 보내고, 또 어떤 이는 “이걸 어디에 써?”라고 되묻는다. 실제 사용자가 별 감흥을 받지 못하는 사이 ‘혁신’이라고 떠드는 건 제조업체뿐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휘어진 스마트폰 얘기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커브드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를 출시한 이후 11월5일 LG전자도 ‘G플렉스’를 소개했다. G플렉스는 갤럭시 라운드와 어떻게 다를까. “사용자를 위한 진짜 곡면 기술” LG전자가 강조한 G플렉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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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에 특화된 곡면 화면

이날 LG전자는 ‘플렉서블’(flexible)이라는 말을 강조하지 않았다. 대신 ‘커브드’(curved)라는 용어를 더 자주 썼다. 플렉서블은 제품을 마음대로 구부릴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커브드는 이미 휘어진 상태로 만들어진 물건을 말한다. G플렉스는 갤럭시 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구부릴 수 없다. LG전자는 플렉서블이라는 말에 낀 마케팅용 거품을 걷어내고, 사실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창민 LG전자 MC사업본부 상무는 “곡면 디스플레이 제품을 기술 과시용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라며 “기술적인 실험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충분히 사용자가 만족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구상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G플렉스의 특징을 설명할 때도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LG전자가 이날 강조한 G플렉스의 특징은 세 가지다. 곡면 디스플레이가 주는 차별화된 경험, 휘어진 배터리 기술의 특징, 그리고 곡선에 담긴 기술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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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플렉스 디스플레이의 곡률은 700R

G플렉스 화면의 곡률을 먼저 살펴보자. LG전자 설명에 따르면, G플렉스 화면의 곡률은 700R이다. 반지름이 700mm인 원 둘레와 같은 곡선 갖고 있다는 뜻이다. 700mm는 사람이 쭉 뻗은 팔 길이와 비슷하다. 이 같은 곡률 덕분에 G플렉스는 팔을 뻗어 동영상을 볼 때 특히 유용하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사람의 눈은 가운데와 주변부의 거리를 각기 다르게 인식한다. TV를 볼 때를 생각해보자. 눈이 TV 가운데를 볼 때 눈과 TV의 거리는 가운데와 모서리 부분이 다르다. 모서리 부분이 더 멀다는 얘기다. 규모가 큰 극장은 스크린을 좌우를 구부려 놓기도 한다. 색상 왜곡을 최소화해 더 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G플렉스는 위아래로 휜 화면을 썼다. 스마트폰을 눕혀 동영상을 볼 때는 자연스럽게 좌우로 구부러진 화면이 된다.

이성진 LG전자 MC사업본부 부장은 “G플렉스 6인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도 곡면 TV와 같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라며 “색감이나 이미지의 왜곡현상이 덜하다”라고 설명했다.

G플렉스의 휘어진 화면을 가장 잘 활용한 기능은 ‘Q씨어터’다. Q씨어터는 잠금 화면에서 화면을 양쪽으로 밀면 바로 실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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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씨어터’ 기능 시연 영상 보러가기

위아래로 휜 화면 덕분에 얼굴에 잘 밀착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화 수신부는 귀와 가깝게, 마이크는 입과 가까이 댈 수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을 바닥에 내려놨을 때 뒷면에 달린 스피커가 약간 떠 있어 벨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는 점도 G플렉스의 특징이다.

스마트폰 겉면에 난 상처가 자동으로 사라지도록 하는 ‘셀프 힐링 백 커버’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셀프 힐링 백 커버는 말 그대로 스마트폰 뒷면에 난 흠집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기술이다. 높은 밀도로 구성된 뒷면 커버의 분자 구조가 작은 흠집을 매워 상처를 없앤다. 일반적으로 고급 자동차 외장에 많이 쓰이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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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플렉스’ 속에는 구부러진 배터리가 들어갔다.

휘어진 배터리 기술에 담은 미래

G플렉스 속에 든 배터리도 G플렉스의 화면을 따라 휘어져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라운드 속에 평범한 배터리를 넣었다. 곡면을 피해 배터리를 탑재하느라 용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G플렉스의 구부러진 배터리는 제품 곡선을 따라 구부러져 있어 큰 용량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었다. G플렉스의 배터리 용량은 3500mAh다.

LG전자가 구부러진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배터리를 켜켜이 쌓는 특허기술 덕분이다. 기존 배터리는 배터리 부품 하나를 마치 두루마리 휴지 말듯 감아 만든다. G플렉스에 쓰인 배터리는 배터리 부품 여러 개를 층층이 쌓아 만들었다. LG화학이 특허를 낸 기술이란다.

이 덕분에 배터리를 구부렸을 때 양쪽 끝으로 전하가 누설되는 문제를 해결해 곡면 배터리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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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와인딩 배터리 제조방식(왼쪽)과 G플렉스 배터리에 적용된 ‘스택앤폴딩’ 방식

배터리를 구부려 만들었다는 점은 곡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했다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지금보다 내일 더 유용하게 쓰일 기술이기 때문이다. 손목에 차는 스마트 시계, 얼굴에 걸치는 안경 모양의 모바일기기, 혹은 다른 형태의 입는 컴퓨터. 곡면 배터리는 앞으로 스마트폰 이후 등장할 차세대 모바일 기기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권봉석 LG전자 MC사업본부 상무는 “커브드 배터리 기술 없이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겠느냐를 생각해보면, G플렉스는 앞으로 곡면 디스플레이 제품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혹여 구부러진 배터리와 화면 때문에 제품 내구성이 약한 것은 아니냐고? G플렉스는 40kg 짜리 물건을 올려놔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내구성이 좋다. LG전자는 공식적으로 40kg 중량까지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제품 체험 부스에 있던 LG전자 관계자는 “100kg 까지 실험해도 쉽게 망가지지 않았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youtube id=”BATVX_V14sg” align=”center”]

‘G플렉스’ 압력 실험 동영상 보러가기

출시는 11월12일, 가격은 미정

LG전자가 설명했던 것처럼, G플렉스는 기술 과시용 제품이 아니다. LG전자는 양산 체제도 갖췄다.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을 앞으로도 계속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권봉석 상무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입는 컴퓨터 제품에 빠질 수 없는 기술”이라며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지속성을 가진 미래 기술이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곡면 화면을 쓴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G플렉스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서 모두 출시된다. 출시 일정은 오는 11월12일로 정해졌지만,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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