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영 미디어레 대표, “잇글로 새로운 e소통망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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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다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냐고들 물으시는데요. 삶 자체가 따지고 보면, 관계를 맺는 ‘소셜 네트워크’ 아닌가요? 정보를 검색하든, 영화나 음악 같은 컨텐트를 얹든, 기본 인프라는 소셜 네트워크가 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윤지영 미디어레 대표는 삶이 곧 사회관계망이라고 믿는다. 스스로도 줄곧 그 곳에 10년 이상 발딛고 살아왔다. 윤 대표는 지난해 초까지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새 서비스를 캐내는 인터넷미디어센터장을 맡았다. 앞서 상아탑에 머무를 때도 소통 기간망인 네트워크를 주제로 석·박사 학위를 모두 받았다. 관계에 대한 윤 대표의 목마름은 그만큼 깊고 크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온라인 관계망들은 갈증을 채워주기엔 조금씩 부족하고 허전한 느낌이었다. “이용자 관계망 기반의 지식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원하는 건 정보를 찾는 게 아니라, 먼저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고, 공감하고, 얘기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결실이 나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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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결심했다. 창업이란 우물을 파서 스스로 목마름을 해갈하기로. 2008년 6월 미디어레를 설립하고 1년여 준비 끝에 올해 5월 ‘잇글링‘ 서비스를 내놓았다. ‘잇글’로 소통하는 온라인 사회관계망 서비스다. ‘잇글’은 ‘이어쓰기’를 가리킨다. 글 하나에 누군가 관련글을 상하좌우로 이어쓰며 생각 얼개를 엮고, 이윽고 거대한 지식 더미를 만드는 구조다. 거미줄처럼 얽힌 글들의 그물 한가운데로 사람끼리 친분을 쌓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문화가 관통한다.

그러고보면 ‘잇글’은 독특한 구조다. 꽤나 복잡해보이기도 한다. 덧글과 트랙백으로 연결되는 블로그나, 생각이 타임라인을 타고 흐르는 트위터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그것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어요. 사실 블로그 트랙백도 잘 모르는 사람이 적잖습니다. 잇글은 정보를 연결하는 데 집중한 서비스입니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링크로 연결하는 게 목적이죠. 단, 연결은 쉽게 하자는 겁니다. 글을 복사해서 붙이는 과정 자체도 번거롭고 어려울 수 있으니, 최대한 쉽게 연결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허나 그럴까. 내 글만 찾아 읽기도 어려운데, 얽히고 설킨 글들을 타고 넘으며 정보를 찾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잇글링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그래서 처음 서비스를 구상하면서 가장 신경썼던 게 잇글 구조와 랭킹 시스템입니다. 복잡하게 얽힌 잇글들을 사람들이 추천하고 별점을 매기는 대신 시스템이 링크를 분석해 순위를 매겨주는 게 핵심이죠. 엮이고 쌓이는 글들을 정돈해주기 위한 분산시스템도 반드시 필요하고요. 시스템을 갖추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어요. 지금은 우리 랭킹 시스템과 분산처리 기술만 놓고도 외부에서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모양새를 어느 정도 갖춘 상태입니다.”

잇글링에 올리는 글은 잇글과 미닛글로 나뉜다. 잇글은 생각이나 주제를 압축해 올리는 글이다. 한 번에 올리는 분량이 20줄 정도로 길지 않다. 미닛글은 더 짧다. 이용자 홈페이지격인 ‘마이스토리’에 방명록 남기듯 40자 안에 쓰면 된다. 각 잇글과 미닛글에는 덧글을 남길 수 있다. 잇글·미닛글·덧글이 얽히고 설키며 정보같기도, 수다같기도 한 소통 관계망이 만들어지는 모양새다.

잇글들이 잇글링 울타리에만 머무르는 건 아니다. 외부 블로그 글들도 고유 주소(URL)만 가져다 손쉽게 잇글로 등록할 수 있다. 이렇게 잇글로 가져온 블로그 글에 트랙백이 붙으면, 자동으로 잇글에도 해당 트랙백 글이 아랫글로 등록된다. 우선은 이글루스, 티스토리, 다음 블로그 글들을 가져오도록 했으며, 네이버 블로그도 9월 안에 연결할 예정이다. 잇글이나 미닛글에 남긴 덧글은 트위터로도 동시에 내보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잇글링에선 이용자가 굳이 개인 공간에 머무를 필요가 없다. 글을 타고 다른 이들이 모인 공간으로 자연스레 넘나들며 얘기를 나누는 노마드식 대화가 잇글링 문화를 이루는 뼈대다. 그 대신 움직이면서 소통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덧글이 달리면 해당 글 주인에게 자동 배달해준다. 이동하면서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셈이다.

“잇글링 서비스를 만들면서 출원한 특허만도 6개나 됩니다. 서비스 자체가 새로운 기능이 많아요.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어렵다는 반응도 많습니다. 하지만 하루 정도만 이용해보면 자신도 모르게 중독돼 허우적거리는 곳이 또 잇글링입니다. 잇글과 덧글을 통해 생각을 나누다보니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자연스레 갖춰진 것도 잇글링의 자랑거리에요.”

잇글링은 처음부터 초대 방식으로 천천히 이용자를 늘리면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 이용자 반응을 살펴 제대로 서비스 모양새를 갖췄을 때 공개하고 싶어서였다. 오는 10월에는 개편된 모습을 정식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음악 기능을 덧붙인다. 이용자들끼리 글을 쓰고 배경음악을 첨부해 올리면 잇글이 얽히고 설키며 거대한 실시간 음악감상 지도가 만들어지는 식이다.

검색 기능도 서비스 중심에 들어온다. 당연한 과정이다. 잇글이란 모름지기 비슷한 생각들의 더미 아닌가. “검색서비스는 검색결과에 웹페이지를 링크해 보여주지만, 우리는 연관 주제로 묶인 거대한 잇글 지도를 검색결과 하나에 묶어 보여줍니다. 훨씬 정확도 높은 정보를 한꺼번에 찾아 보여주는 셈이죠. 검색엔진도 오픈소스 기반으로 직접 만들었어요. 어떤 검색엔진에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윤지영 대표는 이같은 검색 솔루션과 랭킹 시스템, 분산처리 기술이 멀리 내다보면 회사를 먹여살리는 데 큰 힘이 될 걸로 보고 있다. 음악감상 기능같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서비스를 살찌우는 자양분으로 삼고 밀어붙일 생각이다. 올해 안에는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현지 짝을 물색하고 있다.

물론 잇글링을 널리 알리고 이용자들을 끌어모으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잇글링은 10월 개편을 앞두고 9월30일까지 서비스 체험 이벤트를 실시한다. 잇글링에 접속해 정해진 임무를 완수하면 점수에 따라 상금을 주는 행사다.

“잇글은 자기 공간에만 쓰는 기록이기도 하지만, 열린 가상공간에 던지는 화두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처음 잇글을 올릴 땐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죠. 처음 들어오시면 천천히 관찰하고 둘러보셔도 좋겠지만, 분위기에 익숙해지면 조금씩 화두를 던져보세요. 참견하고 얘기나누는 재미에 순식간에 빠져드실 거에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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