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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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데이‘가 내년 7월,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한국 대표 SNS로 손색 없는 서비스였는데, 아쉽습니다. ‘미친’들은 오죽할까요. 자신을 ‘가입자 3만번대 미친’이라고 소개한 ‘앤디신’님이 미투데이에 대한 아쉬움과 애정,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편집자]

굿바이, 미투데이.’ 11월 5일 블로터닷넷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기사 제목이었다. 허겁지겁 눌러보니, 미투데이가 2014년 6월 30일까지 운영하고 7월1일에 문을 닫는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하루 종일 ‘미투데이 종료’라는 기사가 각종 SNS를 도배했다. 미투데이 종료 소식을 두고 한마디씩 보태는 사람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나는 나름 초기 사용자에 속한다. 내가 가장 마지막에 확인한 미투데이 가입자 수는 약 1300만명. 내가 3만1천번대 가입자였다고 하니, 주름 잡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선 몇 개는 그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이용자로서 미투데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얘기들을 들으니 속상한 점도 있었고 반박하고 싶은 대목도 눈에 띄었다.

그렇게 만감이 교차하는 하루를 보낸 다음 날, 블로터닷넷으로부터 미투데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글을 써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과연 내가 이걸 쓸 자격이 있을까? 나보다 미투데이를 오래 사용한 사람이 3만명이 넘게 있는데.’ 이런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돌면서도 내 입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물론이죠.”

왜 초기에 미투데이를 사용했던 이들은 미투데이를 아쉬워하고 그리워하고 있을까. ‘연예인 좋아하는 아이들’이나 하는 SNS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미투데이인데, 왜? 미투데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나 추억들을 이 시점에서 짚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나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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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졌어요

“뭐야, 이거.” 2008년 11월 미투데이를 처음 접했을 때 내뱉은 말이다. 당시 가장 ‘핫’한 채널로 주목받았던 블로그를 신봉하다시피 하고 있던 시기였으니, 이런 반응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그 때 마음은 ‘그래, 내가 한번 써 준다!’였다. 그런데 쓰면 쓸수록 ‘뭐 이런 서비스가 다 있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미투데이를 사용하다 보니 CEO를 포함한 미투데이 직원이 미투데이에서 사용자와 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 지금 생각해도 꿈의 직장이다) 심지어 오류나 불만 사항도 미투데이 직원들의 미투데이 계정에 가서 댓글을 달면 곧바로 수정되거나 반영됐던 황금시대였다. 미투데이 사용자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뭐를 먹었는지, 어디를 갔는지, 지금 기분이 어떤지 자신들의 일상을 낱낱이 까발리고 조잘대고 있었다. 물론, 요즘은 다양한 SNS에서 이런 포스팅을 접할 수 있었지만,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공개된 채널에서 이런 짓을 했다니. 덕분에 나 또한 ‘미투’에 빠져버리게 됐다. 내가 먹은 걸 공유하고, 기분을 적고, 남의 글에 가서 댓글을 달고….

난 미투데이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지금은 아내가 된 당시 여자친구와 싸울 때도 있었다. 나중에는 궁여지책으로 그녀를 미투데이에 가입시켰다. :) 너도 중독될 걸? 이런 의도였더랬다. 여기서 중독은 지금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 시대의 중독이 아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어서 SNS에 쉽게 글을 올리고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미투데이를 한창 쓸 때는 스마트폰이 없었다. 휴대폰으로 미투데이에 글을 올리려면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2212’을 받는 이의 번호에 넣고, 원하는 문구를 메시지 란에 입력하고 태그에 들어갈 내용은 { } 안에 작성해서 포스팅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미투데이 종료 아쉽다’라는 글을 ‘미투데이’라는 태그와 함께 올리고 싶다면 문자 메시지에 ‘미투데이 종료 아쉽다 {미투데이}’라고 입력해야 했던 시대였다.

그럼 포스팅에 달린 댓글은 어떻게 확인을 하냐고? 댓글이 달리면 내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가 온다. 이미지를 올리고 싶다면 동일한 방법으로 하되, 문자에 이미지를 첨부해서 ‘#2212’로 보내야 했던 시절이었다.

버스 안에서

‘이슈타르가 날 소환한 거야. 그래서 나도 목동푸우를 소환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지.’ ‘야, 그 앤디신이 올린 식미투 봤어?’

이런 통화 내용을 길거리에서 또는 버스 안에서 듣는다면? 아니면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 여성이 이렇게 통화하는 걸 듣는다면? 아마 열에 아홉은 ‘도대체 저 사람이 무슨 이야기 하는거야?’라고 고개를 갸웃거렸을 것이다.

또, 예전에 #2212로 포스팅을 할 수 밖에 없던 시절에는 친구한테 보내는 문자를 #2212로 무의식적으로 전송, 문자메시지 내용이 미투데이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렇게 올라간 글들은 낙장불입 정책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도 했다.

당시 많은 사용자가 없었던 만큼 이렇게 미투데이에서만 쓰이는 표현 때문에 본의 아니게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되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했던 에피소드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를 부끄러워하지도, 불편해하지도 않았다. 그게 미투데이 문화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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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데이 스티커. 지금도 휴대폰에 고이 붙어 있다.

도시인? 미투인!

그렇게 나는 점점 미투인이 돼 갔다. 누가 내 글에 어떤 댓글을 달았을까. 내가 잠자는 동안 올라온 글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난 진정한 미투인이 아니었다. ‘번개’라는 걸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언제쯤 나도 미투데이 친구(이하 ‘미친’, 미투데이 사용자끼리는 ‘미친’이라고 부른다.)와 번개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미친 년말 파티’(띄어쓰기에 조심해야 한다)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미투데이 사용자와 창업자 및 직원이 어울려서 논다는 그 번개였다. 그게 2008년 말이었고, 그 번개에서 미투데이가 NHN에 인수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당시는 그런 내용들보다 미투데이에서 보던 사람들을 만나서 수다 떠는 것이 더 큰 관심사였던 것 같다. 그 ‘뉴스’를 듣고도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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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친 년말 파티’에서 새로워지는 미투데이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박수만 당시 미투데이 CEO.

미친 년말 파티 분위기는 새로웠다. 파티에 온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미투데이에서 글로 숱하게 본 탓에 몇 년을 알고 지낸 사이처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대화가 되겠다. “어? 안녕하세요. 어제 회식은 잘 끝나셨어요?” “어제 야근하고 오늘 여기 오시면 안 피곤하세요?” “지난 번에 올린 그 음식점 어디예요?” 맨날 미투데이에서 자신의 소식을 공유하다보니, 너무도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나 할까. 어찌 보면 요즘처럼 SNS를 많이 사용하는 시대에는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잘 생각해 보라. 당시는 2008년이었다니까!

‘미친 년말 파티’를 다녀온 뒤 나의 활동도 더 활발해졌고, 친구 수도 점점 늘기 시작했다. 미친들도 많이 만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또 누구를 소개받고. 진정한 미투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던 순간이라고나 할까.

식미투

미투인 사이에서 재미있는 포스팅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가장 ‘핫’한 카테고리가 바로 ‘식미투’였다. 밥 ‘식’자를 사용하는지 먹을 ‘식’자를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이 먹는 음식의 사진을 올리는 문화였다. 전문용어로는 ‘인증’이라고 하겠다.

식미투는 우리에게 축복이자, 영광이자, 애증의 대상이었다. 내가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보이게 잘 찍어서 올렸을 때, 그 사람들의 뜨거웠던 반응, 그리고 거기서 느끼는 쾌감. 그건 축복이자 영광이었다. 잠들기 전 들어간 미투데이에 올라온 맛있어 보이는 음식은 나를 침대에서 일으켜세워 부엌으로 향하게 하는 기적을 보이기도 하였으며, 내 스스로의 또 다른 나와 싸우면서 잠들기도 했다.

매일 식미투를 할 시간, 그리고 올라올 시간을 기다리게 됐다. 오늘은 어떤 음식을 찍어서 올릴까. 오늘 누가 저기 행사에 간다고 했으니 호텔 음식 식미투가 올라오겠군. 이런 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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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내가 올렸던 식미투 중 일부.

‘식미투’라는 단어는 미투데이의 인기 태그 중 하나였다. 오픈API로 만들어진 식미투 관련 위젯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나는 내 블로그에 가장 최근의 식미투 사진과 글을 보여주는 위젯을 달기도 했다. 블로그에서는 진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한쪽 구석에는 ‘미투데이 식미투’라고 해서 삼겹살 사진이 걸려 있고 ‘다들 이 정도는 점심에 먹잖아요’ 이런 글이 달려 있었을 텐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모르겠다. 그만큼 식미투는 미친들에게 키워드였으며 문화였다고 이해해주시라.

결혼의 명가

미투데이 사용자끼리 관계가 돈독했던 만큼 미투데이를 통해 만나 결혼한 커플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결혼명가 미투데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 미투데이 가입 초기에는 미투데이 번개를 통해 만나 1주일 만에 결혼을 결정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박수만 전 미투데이 대표가 미투데이에서 만나 결혼하는 첫 커플에게 집을 선물해 주겠다는 농담을 종종했다는데, 아마 당시에는 이렇게 빨리 현실로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 :)

내 주변에도 세 커플이 미투데이를 통해 만나서 결혼에 성공해서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다. 번개해서 누구를 만나고 사랑에 빠졌다는 포스팅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아기 사진들이 올라오는 걸 보면 감회가 새롭다.

말해줘

당시 미투에서 유행했던 문화 중 하나를 더 꼽아보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남에게 ‘말해줘’라고 할 수 있는 ‘미투릴레이’가 기억에 남는다. 말 그대로 미투데이로 특정한 주제에 대해 릴레이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들끼리 돈독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미투데이의 문화와 소환이라는 기능이 조화를 이루며 생긴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소환이라는 건 요즘 SNS에서 많이 사용되는 ‘멘션’이란 기능과 비슷한 것이다. 포스팅 내에 특정 사용자의 이름을 특정 형태로 언급하면 언급된 사용자의 휴대폰으로 ‘OOO님이 OOOOO님을 소환하셨습니다.’라는 문자가 발송된다. 요즘 스마트폰에 있는 ‘알림’ 기능의 피처폰 버전이라고 보면 되겠다. 개인적으로 이 ‘소환’이라는 단어가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29/남/서울/O형’ 이렇게 포스팅을 하고 자기가 이 포스팅을 넘기고 싶은 사람을 소환하면 미투릴레이는 시작된다. 그럼 소환된 사람들은 자기 미투데이에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되 자기에게 맞는 내용을 올리면 된다. ’28/여/부산/A형’ 이런 식이겠다. 다양한 형태로 미투릴레이로 진화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잊지 못하는 릴레이는 ‘세상의 명언 패러디 릴레이’다. ‘나는 미투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시작된 글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내가 미투를 하는 것인가 미투가 나를 하는 것인가’ ‘만박님 미투가 하고 싶어요. -슬램덩크 정탭만-’ 등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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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데이에서 화제가 됐던 명언 패러디 릴레이의 일부.

취중진담, 낙장불입

내게 정감 있는 단어 중 하나가 ‘취중진담’이다. 담아둔 말을 술기운을 빌려서 말한다니. 그런데 미투데이에서 취중진담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왜냐하면 ‘낙장불입’이라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낙장불입은 ‘판에 한번 낸 패는 물릴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미투데이에서 낙장불입이란 ‘한 번 올린 포스팅은 수정할 수도, 지울 수도 없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작성한 지 30초 이내에는 글을 지울 수 있으며, 한 달에 3번은 삭제를 요청할 수 있었다. 삭제된 글은 ‘이 글은 회원의 요청과 이용약관에 따라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라는 표기가 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친들 모두 ‘이 글을 쓰는 순간 삭제는 불가하다’라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글 하나 하나를 올릴 때마다 매우 신중했던 기억이 난다. 술 먹고 자신의 숨겨진 면을 모조리 공개했다가 나중에 삭제가 안 돼 고민했던 미친분들도 종종 찾을 수 있었지만.

‘낙장불입’에 대해 모두 이해하고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왜 내가 쓴 글인데 삭제가 안 돼요?’가 아니라 ‘그래, 미투데이는 이게 제 맛이지’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낙장불입 제도는 이제 사라졌다.)

지도스 사태

미투데이가 NHN에 인수되고 나서 연예인을 이용해 사용자를 늘리는 마케팅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그중 올드 유저를 놀라게 하는 일이 생겼다. 미투데이의 사용자층에 가장 큰 변화가 온 시점인 ‘지도스'(GDOS) 사태이다.

미투데이에 지드래곤이 가입하며 사태가 시작했다. 지드래곤이 가입하기 전까지 미투데이 사용자가 20만~30만명 수준이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G드래곤이 가입한 날, 기존 가입자 수만큼 새 가입자가 생겼다. 하루 만에 사용자가 2배로 는 것이다. 역사적인 날이었다.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미투데이 서버는 다운됐다. 미투데이측에서도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존 이용자들은 이 사태를 디도스(DDOS)에 빗대 ‘지도스 사태’라고 불렀다. 지드래곤이 가입 첫 날 올린 글 하나에 댓글이 12만개 달렸다. 믿거나 말거나.

그 일을 계기로 더는 미투데이에 있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떠난 미친이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미투데이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지금까지 미친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한꺼번에 날아간 사진

미투데이에도 성장통이 있었다. NHN(지금 네이버)에 인수 되기 전, 미투데이는 외국의 사진 공유 서비스를 사진 저장 공간으로 사용했다.

그때는 이용자가 10만명 안팎이었고 지금처럼 고화질로 촬영하는 것이 쉽지 않아 사진 용량도 작았으니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그런데 미투데이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해당 서비스에서 미투데이를 통해 저장되는 사진을 지워버렸다.

2008년부터 약 1년 동안 올린 사진이 모두 없어졌다. 미친들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래도 당시 미투데이를 활발하게 사용하던 ‘버드워처’님(미투 밖에서는 김상헌 NHN 대표님으로 불리시는)이 와서 상황을 설명하고, NHN에서 사진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들에 대해 직접 말씀해주신 점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기본적으로 우린 모두 미친이니까.

이 사진 유실 사태는 아마 박수만 전 미투데이 대표가 블로그에 쓴 것처럼 ‘인디밴드에서 아이돌로 가는’ 과정에서 겪은 첫 번째 성장통이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 축제를 기대하며

겨우 가입자 3만번대의 ‘뉴비’ 입장에서 미투데이에 대한 추억을 구구절절 쓰면서 몇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나보다 더 미투데이를 활발하게 사용했던, 그리고 더 많은 애정을 쏟았던 사용자들 앞에서 주름 잡는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 이런 좋은 추억을 가진 서비스가 내년 7월이면 기억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는 아쉬움, 다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기대 등이다.

미투데이를 사랑했던 미친들이라면 나를 너그럽게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고, 몇 년이 걸릴지 몇 십년이 걸릴지 아니면 바로 다음 주가 될지 모르지만, 이런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서비스들은 앞으로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썼다면 조금이나마 면죄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 글이 지금도 연락하고 있는 혹은 연락이 안 되는 미친들, 미투데이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 수박 겉핥기식으로 접한 이들 모두가 두루두루 읽기를 기원한다. 미친들이라면 잠시나마 ‘그땐 그랬지’라며 추억에 빠질 수 있을 테고, 이런 추억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미투데이라는 서비스가 얼마나 훌륭하고 소중한 서비스였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미투데이’는 사라지겠지만, ‘미친’들은 미투데이를 잊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미투데이는 종료가 아니다. ‘잠시만 안녕’일 뿐.

미투데이와 함께할 수 있는 남은 기간은 미친들에게는 축제의 기간이 되면 좋겠다. 매번 받기만 했던 미친들이 이번에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미투데이를 위해 축제를 열어주면 어떨까. ‘미친 년말 파티’가 됐건 ‘미투컨퍼런스’가 됐건 가장 미투스러운 축제가 열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미투데이 스탭들도 초대하는거다. 아마 박수만 전 미투데이 CEO는 우리를 보며 이렇게 얘기하겠지. ‘이런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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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미투 닉네임 ‘앤디신’. 웨버샌드윅 신대철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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