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사물인터넷’ 눈독 들이는 ARM

2013.11.13

지난 10월29일부터 3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ARM 테크콘 2013’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김진범 위즈네트 상무가 이 행사에 참여해 보고 느낀 바를 글로 공유해 주셨습니다. 필자 동의를 얻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지난 10월29일부터 3일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선 ‘ARM 테크콘 2013’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ARM의 연례 기술 컨퍼런스로, ARM이 자사의 기술과 향후 기술 트렌드를 소개하고 파트너들과 관련 제품도 전시하는 자리다. 지난해엔 ‘모바일’이 주된 주제였는데, 올해는 ‘사물인터넷’(The Internet of  Things, IoT)을 주제로 잡았다.

잘 알다시피 ARM은 반도체 지적재산권(IP) 회사다. 전세계 대부분의 반도체 회사가 ARM의 IP를 라이선스해 칩을 만든다. 이미 수 많은 모바일 기기와 임베디드 기기의 메인 칩에 ARM의 IP가 들어간다. 지난해 이렇게 출시된 칩 수는 87억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모바일 분야가 90%이니, 이미 모바일에서는 대부분 ARM 코어를 쓴다고 할 수 있다.

센시노스 인수, ‘포스트 모바일’ 시장 탐색

그럼 모바일 다음으로 큰 시장은 무엇이 될까? ARM은 지난 8월 핀란드 소프트웨어 업체인 센시노드를 인수하며, 사물인터넷 사업을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센시노드는 저렴한 비용의 저전력 기기를 위한 프로토콜인 6LoWPAN 및 CoAP 기준을 정립한 업체이며 인터넷국제표준화기구(IETF), 지그비 IP,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 오픈 모바일 얼라이언스(OMA)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ARM이 모바일 다음으로 노리는 시장은 사물인터넷이란 점을 엿보게 한다. ARM의 CEO인 사이먼 세가스도 키노트에서 사물인터넷이 IT업계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며 ARM이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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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RM)

흥미로운 건 또 있다. 이 컨퍼런스가 열리기 하루 전 ‘엠베드 서밋’이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엠베드(mbed)는 ARM의 오픈 하드웨어 프로젝트다. ‘Rapid Prototyping’(빠른 시제품화)을 모토로 유럽, 미국, 일본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플랫폼이다. 초창기 NXP 칩셋을 사용한 코어텍스M3 기반의 플랫폼만 있었는데, 지금은 코어텍스M0 기반과 프리스케일 칩까지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플랫폼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웹 컴파일러를 제공해 컴파일러를 구매하고 설치할 필요가 없어 사용이 편리하다.

엠베드 서밋과 ARM 테크콘 컨퍼런스에서 공통된 발표된 내용은 ARM이 자사 코어텍스M  시리즈와 엠베드 프로젝트를 센시노드의 나노스택 및 나노서비스와 결합해 무선 센서, 스마트 가전, 홈 헬스 기기,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엠베드를 통해 개방형 표준의 확산을 가속화하고, 센시노드를 통해 사물인터넷 표준을 주도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된다면 ARM의 IP는 사물인터넷 기기, 모바일, 클라우드 서버 등 전체 사물인터넷 시장의 처음부터 끝까지 파고들 수 있다. 실제로도 이러한 전략이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사물인터넷 기기와 클라우드 서버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러니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인터넷 기기가 늘어나면 서버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사물인터넷 기기 역시 저전력 칩이 필요하다.

ARM은 지금처럼 IP를 제공하는 입장을 견지하며 사물인터넷 생태계까지 주도하려는 모양새다. 이러한 전략적 움직임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는 모르지만, ARM과 엠베드 커뮤니티가 이전과 달리 많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

오픈 생태계 기반 스타트업엔 새로운 기회

ARM의 CEO인  사이먼 세가스의 키노트 연설은 “이러한 사물인터넷 세계가 기업엔 기회이기 때문에, HP가 차고에서 시작했듯이 이 기회에 참여하자”는 호소로 끝맺었다. “2018까지 사물인터넷 솔루션의 50%는 3년 이하의 스타트업에서 나온다”던 가트너 발표 내용은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됐다. 허무맹랑한 얘기가 아니다. 오픈 하드웨어가 활성화되면서 기술이 보편화되고, 커뮤니티가 발전해 크라우드소싱으로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지 않은가.

  • ‘ARM 테크콘 컨퍼런스’ 행사 사진 더 보기(ARM / 김진범)

kimjb김진범. 위즈네트의 연구소 근무. 개발 및 회사 블로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오픈소스 하드웨어에 관심을 가지고 아두이노 및 Fritzing툴의 한글화 작업에 참여했으며, 메이커 무브먼트, IoT 플랫폼 등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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