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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옥수역 전화 끊김, 다시 알아봤습니다”

2013.11.15

화장실 스티커 광고로 자주 볼 수 있는 흥신소는 돈을 받고 남의 뒤를 밟는 일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네가 못 하는 일, 내가 대신 해 주겠다’는 뜻이죠. ‘블로터 흥신소’는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받고, 궁금한 점을 대신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전자기기를 쓰다 생긴 궁금증, 잠자리에 들었는데 불현듯 떠올랐던 질문, 몰라도 되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 누구한테 물어봐야 좋을지 답이 안 나오는 의문까지. 아낌없이 물어봐 주세요. e메일(sideway@bloter.net)이나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Bloter.net), 트위터(@bloter_news) 등 어떤 방법이든 좋습니다. ‘블로터 흥신소’는 언제나 영업 중입니다.

“옥수역에서 가끔 전화가 끊겨요. 왜 그런지 아세요? 한강 위라서 끊기는 건가요?” – 익명 독자(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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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http://www.flickr.com/photos/tompagenet/5723985518. CC BY-SA.

‘블로터 흥신소’는 독자 여러분이 가진 IT 궁금증을 모아 해결해 주는 콘텐츠입니다. 독자 대신 기자가 뛰겠다는 의미죠. 하지만 지난 주 블로터 흥신소에서는 실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독자의 궁금증에 제대로 답변을 못했던 겁니다. 옥수역에서 종종 전화가 끊어지는 이유에 ‘잘 모르겠다’라고 답변한 꼴이죠.

그래서 한 번 더 준비했습니다. 옥수역 블로터 흥신소가 나간 이후 블로터앤미디어 페이스북 페이지와 블로터닷넷 기사 댓글로 많은 독자가 의견을 주셨습니다. “당산철교 지날 때도 끊겨요”부터 “한강 물이 네트워크를 방해하기 때문이죠”라는 의견까지. 이번 주 블로터 흥신소는 지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일종의 기사 ‘애프터 서비스(AS)’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의견도 몇 가지로 추려 지난주 이동통신업체에 전달했습니다. 이제 답변을 한 번 더 들어보자고요. 옥수역이나 일부 지하철 구간에서 전화 통화가 종종 끊기는 까닭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합정-당산 구간에서도 가끔 끊겨요”

지난 블로터 흥신소 이후 가장 많이 들어온 의견 중 하나입니다. 옥수역과 압구정역을 지나는 구간뿐만 아니라 다른 지하철 구간을 ‘신고’ 해주신 독자 여러분이 많았습니다. 주로 강과 관련이 깊은 지역이었죠. 당산철교를 지나는 당산역과 합정역, 한강철교를 지나는 노량진역과 용산역 구간 등이죠. 옥수역과 압구정역도 동호대교를 사이에 두고 있으니 정말 한강 다리를 건너는 것이 통신에 영향을 주는 것일까요? 이동통신업체에 다시 물어봤습니다. 이번에는 의미 있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주 블로터 흥신소 기사가 나가고 현장에 최적화 요원을 다시 파견했어요. 그때도 별다른 문제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기지국의 ‘라인오브사이트(Line of Sight)’ 성능에 따라 강가나 해변에서 통신 품질이 다소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은 내부 엔지니어를 통해 확인한 사실입니다.”

‘라인오브사이트’는 신호를 받는 쪽과 신호를 보내는 쪽이 통신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강 아래 압구정역과 강 위 옥수역 사이에 교신하는 성능을 말하지요. 아시다시피 옥수역과 압구정역은 동호대교로 연결돼 있습니다. 동호대교의 길이는 약 1.2km, 기지국의 ‘라인오브사이트’ 성능에 따라 다소 통화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이동통신업체의 답변입니다.

옥수역 타는곳과 대기실을 책임지는 기지국은 벽산빌라트 쪽에 있습니다. ‘두무개길’에 있는 기지국은 동호대교 북단과 철길을 서비스하고 있죠. 동호대교 남단을 책임지는 기지국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왼쪽 대로변에 설치돼 있습니다. 열차가 강을 건너는 동안에도 신호를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지요.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노량진 철길이나 한강을 건너는 다른 철길 쪽에도 반사전파나 굴절파가 생길 수 있지만, 통화 품질에 큰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신호 품질에 약간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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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역-압구정역 구간 이동통신기지국 설치 현황(사진: 이동통신업체 제공)

“물이나 철교가 전파를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요?”

환경이 통신 품질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적잖이 제기됐습니다. 한강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철길이라는 구조적 특징을 문제로 지적한 독자 여러분이 많았죠. 물 외에도 철길의 구조가 신호를 산란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입니다. 이 같은 의견을 받아 이동통신업체에 전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환경에 따라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역마다 신호 투과율이 다르기 때문이죠. 내부 엔지니어는 ‘한강이나 철길 등 독특한 환경이 신호 품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무선 신호인 만큼 유선 신호와 비교해 품질이 저하되는 까닭을 명확히 지목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수만 가지 환경을 고려해 환경으로부터 무선 신호 품질이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최적화 작업이라고 한다”라며 “환경에 맞춰 셀을 설계하거나 수시로 바뀌는 환경에 따라 거의 매일 품질 개선 작업을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예를 들어 도시에는 하루가 머다하고 새로운 빌딩이 들어섭니다. 주변 환경이 달라지면, 사람이나 자동차 통행량도 달라지죠. 이동통신업체가 기지국을 설치한 이후 나 몰라라 하고 있으면, 이처럼 수시로 변하는 환경에 맞춰 서비스를 할 수 없습니다. 잦은 최적화 작업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마찬가지로 철길과 한강 부근에서도 이동통신업체는 최적화 작업을 끝낸 뒤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철교나 한강 등 환경의 특징을 서비스에 반영한다는 얘기죠. 하지만 모든 서비스가 완벽할 수는 없겠죠. 옥수역에서 종종 통화가 끊어지는 것은 결국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변 환경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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