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人] 김성주 “아들과 함께하는 코딩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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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들이 6살입니다. 조금 욕심을 내자면, 아이가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져 나중에 저랑 같이 코딩하면 좋겠어요. 가족이 함께 프로그래밍에 대해 얘기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아이가 다른 길을 가겠다면, 그 길을 응원해야지요.”

사이버다임 첨단통합기술연구소 서비스 플랫폼팀 김성주 팀장은 개발을 즐긴다. 아이가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져 나중에 아버지를 따라 개발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다. 아들이 모르는 게 있으면 자신이 알려주기도 하고, 아들이 개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자신은 흐뭇한 미소를 짓는 그런 미래를 상상하는 천상 개발자라고 할까.

developer cyberdigm

자연스레 개발에 발 디딘 청년

김성주 팀장은 1991년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으로 개발에 관심을 가졌다. 이전에는 컴퓨터에 대해 ‘앞으로 뜰만한 분야겠다’라고 막연히 생각만 했을 뿐, 컴퓨터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없었다.

“언젠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일본에서 나이든 개발자와 기술자를 초청했는데 그 사람들이 공정 일부를 보고 만졌더니 생산성이 갑자기 좋아졌다는 내용을 접한 적이 있어요. 그 때부터 컴퓨터로 만들 수 있는 미래에 대해 조금 관심이 생겼지요.”

컴퓨터가 꽤나 비싸던 시절이었다. 지금처럼 중·고등학생이 자유롭게 컴퓨터를 접하기 어려웠다. 김성주 팀장은 일본인 개발자와 기술자의 얘기를 가슴에 담아둔 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중간중간 귀동냥으로 PC통신 분야 얘기를 들으며 컴퓨터 관련 관심을 꾸준히 이어갔다.

“그리고 산업공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일본 개발자와 기술자 얘기도 그렇고, 그 당시에 IT를 제조나 실제 현장 쪽에서 사용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때였거든요. 여기서 사용자환경(UX)도 배우고 캐드·캠 분야도 공부했습니다. 정보시스템이라고 불리는 MIS와 전산학도 함께 익혔지요.”

김성주 팀장은 대학교 때 개발 언어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개발과 친해졌다. 파스칼도 배우고 코드도 배우다보니 재미를 느꼈다. 학교 과제가 지루하지 않았다.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대학원으로 진학했다. 마치 오늘날 공대생이 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조금 더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것처럼.

“저는 데이터놀리지 엔지니어링 분야로 공부를 했습니다. 데이터베이스(DB) 기술이나 객체지향체험 쪽 얘기를 다뤘지요. 이 때가 IT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았을 때였거든요. 연구실에서 신나게 공부했습니다.”

김성주 팀장은 사람을 만나 얘기하는 것도 좋았지만, 개발할 때는 유독 시간이 빨리 흘렀다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무언가 제어할 수 있다는 느낌을 김성주 팀장은 맘에 들어했다.

답답함, IMF 그리고 새로운 시작

김성주 팀장은 처음엔 정말 재미나게 대학원 생활을 했다. 하루종일 혼자 고민하며 해결하는 과제도 재미있었고, 문제를 푸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처음뿐이었다. 차츰 혼자 문제 풀고 해결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게 지겹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연구실에서 고민하지 말고 직접 현장에 나가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다른 곳에 시선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자동차 회사로 갔습니다. 4년 공부하고 2년 석사한 다음에 제조업으로 간 거지요. 기술관리 분야를 담당했습니다. 엔지니어링 도면을 관리하고 시스템을 기획하고 업무를 관리했지요. 프로그래밍이나 코딩과는 전혀 상관없는 길이었지요.”

물론 배운 지식이 도움은 됐다. 도면을 관리하고 시스템을 기획할 때 좀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게 손수 프로그래밍을 짰다. 자동차에는 수많은 부품이 들어간다. 이 부품을 수작업으로 챙기기보다는 프로그램을 짜서 자동화 하면 더 도움이 된다. 김성주 팀장은 이렇게 3년을 자동차 회사에서 보냈다.

“회사를 1년쯤 다녔을 때였나요. IMF가 터졌어요. 대기업인데도 휘청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지요. 회사가 크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구나. 이런 말 하기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큰 기업에서도 생활을 하다보니 다른 쪽으로 또 눈이 갔어요. 여기서 얻은 현장 지식을 바탕으로 개발을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2000년, 때맞춰 벤처 붐이 한창 일 때였다. 김성주 팀장은 사이버다임 창립멤버들의 ‘같이 일해보자’라는 꼬임에 넘어갔다. 뭔가 더 활기차게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당시엔 벤처였던 사이버다임에 합류했다.

“어찌보면 학부에서 공부하고 정식으로 개발 현장에 뛰어들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거잖아요. 생각보다 힘들더군요. 고객은 돈을 주고 제품을 삽니다. 과제용으로 만든 솔루션하고는 엄연히 차이가 있지요. 공부할 때는 제가 사용자이면서 개발자여서 편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휴~.”

10여명 남짓한 개발자들이 개발도 하고 영업도 하고 고객지원도 할 때였다. 김성주 팀장 역시 개발과 현장을 오고갔다. 고객에게 제품 설명도 하고, 기능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때론 제품에 대한 요구사항이 실시간으로 오기도 했다.

“나름 현장을 거치고 개발에 투입됐다고 생각했는데, 어려웠습니다. 어떤 제품을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할 것인지 머릿속에 명확하게 그려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또 소프트웨어를 팔아서 돈 벌기 쉽지 않다는 걸 느꼈지요.”

좀 더 다양한 개발 경험 쌓는것도 좋아

김성주 팀장은 그 뒤로 10여년 넘게 개발 현장을 지켰다. 주력으로 다룰 수 있는 언어를 만들었고, 자신이 만든 솔루션 분야 관련 영역에서는 어떠한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지 귀를 기울였다. 어떻게 개발하면 좋을지 늘 고민했다.

“개발자는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 있는 현상을 컴퓨터 언어로 잘 옮기는 능력 말이지요. 대부분 기계가, 솔루션이 일하잖아요. 컴퓨터가 일을 잘 할 수 있게 어떤 방식으로 일이 흘러가는지를 생각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성주 팀장은 사고하는 습관을 키우려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다. 개발이 좋으니까 ‘개발’ 하나에 목숨 걸고 프로그래밍하고, 코딩하기보다는 다양한 현상에 관심을 가져 안목을 키우는게 좋다고 충고한다.

“항상 신기술이 쏟아져 나옵니다.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만 매달리면 새로운 기술을 놓치기가 쉽지요. 많은 개발자들이 퇴직 후 치킨집 얘기를 하는데, 전 그런 경험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다른 곳을 경험하면서, 자기가 만든 솔루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현장을 체험하면서 기획자의 마음가짐을 얻는것도 좋지요. 근데, 아마 이런 과정을 거치는 개발자는 대부분 다시 개발의 길로 돌아올겁니다.”

김성주 팀장이 그랬다. 그는 10여년이 넘는 개발인생 동안 두어번 한눈을 팔았다.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할 때가 그랬고, 대형 SI업체로 자리를 옮겨 기획서를 만들고 제안서를 작성할 때가 그랬다. 개발이 좋지만, 늘 좋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때론 지치고, 새로운 기운을 필요로 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김성주 팀장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 새로운 지식을 습득했다. 그리고 다시 개발 현장에 뛰어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전 개발자라고 해서 개발만 해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발이 포함하는 영역은 정말 넘어요. ‘개발해!’라고 시키는 일을 하는 것보다는, 자기가 ‘개발하고픈’ 걸 하는게 개발자로서 오랜 수명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70살까지 개발을 하고 싶어요. 제가 하고픈 개발을 오래~ 말이에요. 그때면 아들과 손 잡고 함께 코딩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