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길의책] 사회적 책임을 파는 ‘개념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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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생산하는 의류나 가전제품에 브랜드 로고 노출을 경쟁적으로 진행한다. 자사의 브랜드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크기나 숨겨 놓은 느낌을 갖게 하는 브랜드도 있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외국 시장에서의 아웃도어 분야 인지도와는 달리 국내 시장에 진출해 활발히 마케팅을 해 온 타 브랜드에 비해서는 덜 알려진 브랜드이다.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노출 정책은 후자다. 디자인을 보고 사람들은 그 옷이 파타고니아 스타일임을 인식할 수 있는 차별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의 이 자신감은 어디에서 생긴 걸까. 무엇이 이들의 자신감을 만들어준 걸까.

그토록 마케팅 전문가들이 이야기해 온 기업 운영의 차별성에 그 이유가 있다. 어떤 차별성을 부여하고 어떤 활동을 해온 기업인지 그 설명을 들여다보는 책이 ‘리스판서블 컴퍼니 파타고니아’이다. 최근 파타고니아는 국내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 파타고니아코리아를 열기도 했다.

파타고니아기업은 돈을 좇아 다양한 지역에서 국경 없는 자원 전쟁을 펼치고 있다. 더 싼 원자재를 확보하고 저임금 노동시장을 찾아 생산 공장을 옮겨가며 원가절약을 위한 몸부림을 한다. 이 과정에서 아동노동을 불법 착취하기도 한다. 제대로 된 가격을 지불하지 않거나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뺏는 비도덕적인 생산 활동 또한 보이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누구나 다 그렇게 한다’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활동을 합리화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공정무역이나 공정거래 등의 이름으로 비영리단체들이 나서 건전한 소비활동을 장려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꾸준함으로 결실을 맺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작은 발걸음이라도 떼고 있다는 점은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이러한 활동 이외에 대기업이 다국적 기업들이 나서준다면 어떨까. 좀 더 빠른 속도로 건강한 소비문화를 전파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업들도 자사 내 봉사단체를 만들기도 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이는 제품 생산과정에서의 원가절감이나 친환경 소재 장착과는 별개다. 자신들이 이익을 사회에 돌려주고자 하는 부분에는 박수쳐 줄 일이지만 대외적 활동과는 별개로 내부적으로나 협력사 간 거래에서의 불량스럽고 불법적인 행위들이 이루어진다면 그건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다행히 기업은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자사의 제품에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파타고니아는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 생산에 관심을 갖기 이전부터 이를 위한 생산과정을 점검하고 고쳐 왔다.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의 제품 생산과정 이전부터 사후 관리에 이르는 전과정을 투명하게 알렸다. 파타고니아는 이러한 일련의 활동으로 생산제품에 친환경 소재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등 일련의 활동으로 자사의 브랜드를 신뢰의 기업으로 성장하게 했다.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세운 쉬나드 장비회사를 모회사로 하여 만들어진 파타고니아는 40여년 전통을 지닌 브랜드이다. 등산과 서핑을 즐겨하던 이본 쉬나드는 등반 시 암벽을 손상시키는 피톤 대신 알루미늄 초크를 개발하며 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가졌다. 이후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이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음을 깨닫고 더 많은 관심을 집중했다.

그는 등산과 같은 야외활동을 하며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파괴 현상을 목격했다. 이후 그는 기업이 지녀야 할 자연적, 지역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구를 위한 1%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기업 활동과 사업관행을 관리하는‘발자국 연대기’를 통해서 제품생산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까다롭지만 세심한 파타고니아의 활동은 자사의 제품인지도를 더 높이며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이익은 사회로 다시 돌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이들은 왜 이런 활동을 펼치는 걸까. 기업으로서 사회적, 자연적 책임을 다 할 때 더 많은 혜택을 우리가 얻을 수 있음을 이들은 이미 깨달았다. 파타고니아는 무분별한 소비는 더 많은 제품을 만들게 하고 그만큼 자연을 훼손하는 일임을 인식하고 자사의 광고활동을 통해서 오히려 ‘덜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캠페인까지 펼친다. 또한 고객들이 한 번 사용한 것들을 재활용함으로써 그 만큼의 지구 에너지를 보호하고 덜 쓴 자원만큼 소비자로 하여금 지구 사막화를 막을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이를 위해서 파타고니아는 다른 어떤 것보다 고객과 기업 간 신뢰구축이 중요함을 깨닫고 자사의 제품생산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또한 주주에게, 고객에게, 직원들에게 책임을 다하고 지역사회와 자연에게도 기업으로서 해야 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유한의 자원을 더 많이 오래 쓰기 위한 방안은 덜 쓰고 잘 보호하는 길이다. 지금 국가 간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 지역에서 IT 산업 분야나 최첨단 제품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와 같은 희귀 광물자원을 대량의 자금을 동원해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전쟁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어느 한 쪽의 배를 불리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파타고니아의 생각은 기업의 책임이 이를 도울 수 있음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실험을 해나가고 있다.

‘역사를 가진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생태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말하는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는 광고활동이다.

책 속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기업의 광고는 진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 한다. 기업이 더 이상 고객에게 속임수를 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은 기업의 능력에 달려 있다. 기업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더 많이 제공하고 깊은 신뢰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책임기업이라면 해당 제품이 고객의 어떤 욕구에 부합하는지, 제품 생산 과정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제품을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제품을 더 오래 사용하기 위해 고객이 해야 할 행동은 무엇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고객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기업 홈페이지에서 고객정책을 살펴보는 일이 쉽지 않다. 내용도 빈약하고 고객의 책임 부분에 대해서만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이익과 혜택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작은 글씨의 이용약관이나 소비자의 권리 부분을 살펴본 적이 있는가.

기업은 얼마든지 소비자를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 그것은 양심의 문제이다. 수많은 광고를 통해서 소비자로 하여금 자사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자극한다. 갖고 있는 제품을 이미 ‘구닥다리’로 만들어 버리고 새 것으로 바꾸라고 말한다. 판매촉진을 위한 마케팅 활동은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다. 광고인 데이비드 오길비는 광고는 ‘광고주의 금전등록기를 울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이 책에서는 기업의 영업활동이 얼마나 진실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생각 하게 한다.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의 활동이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한다. 이들은 그것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애쓴다. 활동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 사업모델을 축소해나가는 것이 다음 반세기 동안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광고 전략은 숨기거나 포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기업과 다른 점이다. 이익은 바로 남과 다른 내 자신이 될 때 나온다. 소비자의 선택이 이루어지는 지점을 파타고니아는 잘 알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제 우리는 의미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 파타고니아는 그 영역을 기업주주, 고객, 직원, 지역사회와 자연 등 다섯 개로 구분하고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 한다. 기업 내에서 협력회사와 직원들이 거부감 없이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환경오염과 파괴를 함께 막아보자고 권한다. 이들이 투명성을 통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냈듯이.

“쉬운 것부터 추진할 경우 성취에 대한 경험과 자신감이 쌓이게 되고, 크고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경우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은 조직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그리고 다른 조직은 당신 회사의 실패를 통해 배울 수도 있다.” 

이들이 원하는 미래는 우리가 원하는 지구의 미래이다. 개발은 결국 자원을 파괴하는 일이다. 지속가능한 기업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 말이 말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진정 기울여야 할 노력을 다 하는가 물어봐야 한다.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선순환의 구조로 돌리는 일이 쉽지 않지만 양보하고 한 발 더 뒤로 물러서면 된다.

왜냐하면 이제 소비자의 선택의 기준이 분명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미래 사회에서 지금하고 있는 일들을 계속 하고 싶다면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삶을 황폐화하게 하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제는 기존 경제의 낡은 지붕이 무너지기 전에 새로운 지붕을 얹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로 손꼽히는 파타고니아가 펼친 여러 활동을 소개하며 왜 자신들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미래를 생각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책임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직원이 좀 더 안정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은 물론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임금지급과 복지제도를 적용해야 한다.

앞으로의 기업은 책임기업으로서 사회적인 책임과 환경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연의 능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우리 삶을 즐기는 방법을 찾을 것’을 권한다. 그런 활동을 하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사업을 할 수 없다. 두 번째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기업운영의 투명성이다.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말이 있다. 나만의 이익을 위해 상대의 운명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결국 다 같이 무너지는 일이 될 수밖에 없음을 더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사회에 대한, 환경에 대한 책임인 것이다.

“책임기업이라면 직원들이 좋아하는 일을 동료들과 더불어 이뤄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은 그 일을 의미 있게 만든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옳은 일을 할 때, 일의 의미는 더해진다.” 

인간 편리를 위한 제품의 생산은 인간 생명을 연장시켜도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로도 부각되었다. 화학비료나 화학조미료 등 인위적이고 반환경적인 생산품들은 인체에 해로운 독성을 갖고 있으면서 생명의 안정성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인위적인 조작은 자연을 변형시켰다. ‘세계화’는 이런 불량스러운 환경을 가속화했다. 그 속도만큼 자연훼손도 급속하게 이루어졌다.

아웃도어 의류전문기업 파타고니아는 이 같은 다양한 지구환경의 훼손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자산의 제품생산과 영업 전략을 새롭게 인식했다. 이 책에서 그간 자신들이 만든 제품 소개에 앞서 지구 환경 보전과 개발 억제를 위한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염려와 기업과 개인을 비롯한 국가의 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애쓴 흔적들이 읽힌다.

“특정 산업 전체에 걸쳐 자연 훼손이 이뤄진 상태라면, 전 산업적인 차원에서의 그 피해를 복원해야 한다.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에너지와 물의 소비 및 폐기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결국, 이 지구를 건강하게 회복시키거나 아니면 지구 스스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혁신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할 수 있는 데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과 지역사회가 오늘날 지구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고 있는지 묻고 올바르고 현명한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그 물음에 어떤 답을 해 줄 수 있는지 이제 독자의 차례다. 기업경영자 뿐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를 염려하는 사람들을 향한 책이다.

리스판서블 컴퍼니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빈센트 스탠리
틔움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