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a 스마트폰 터치 장갑, 어떻게 만드나요?

2013.11.27

화장실 스티커 광고로 자주 볼 수 있는 흥신소는 돈을 받고 남의 뒤를 밟는 일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네가 못 하는 일, 내가 대신 해 주겠다’는 뜻이죠. ‘블로터 흥신소’는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받고, 궁금한 점을 대신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전자기기를 쓰다 생긴 궁금증, 잠자리에 들었는데 불현듯 떠올랐던 질문, 몰라도 되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 누구한테 물어봐야 좋을지 답이 안 나오는 의문까지. 아낌없이 물어봐 주세요. e메일(sideway@bloter.net)이나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Bloter.net), 트위터(@bloter_news) 등 어떤 방법이든 좋습니다. ‘블로터 흥신소’는 언제나 영업 중입니다.

스마트폰 장갑은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요” – 전주경(서울 송파)

출근 전 장갑을 끼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은 장갑을 낀 손가락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말이죠. 첫눈도 내렸습니다. 이제 옷장 서랍에서 장갑을 꺼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출근 전 장갑을 손에 들고 고민에 빠집니다. 장갑을 안 끼면 손이 시리고, 끼면 스마트폰을 볼 수 없어 답답하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길에서 꼭 스마트폰을 들여다봐야 직성이 풀리는 열혈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스마트폰 전용 터치 장갑을 쓰면 됩니다. 겉으로 보면 그저 평범한 털장갑일 뿐인데, 터치 감도가 훌륭합니다. 마치 맨손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만지는 것처럼 부드럽게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touch_glove_500

손과 스마트폰 화면을 연결해주는 신통한 터치 장갑. 원리가 뭘까요. 국내 L 패션브랜드 장갑사업팀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았습니다.

L 패션브랜드 장갑사업팀 ㅇ 주임은 “터치 장갑에는 전도성 실이 쓰인다”라며 “사용자가 장갑을 끼면, 손의 전류가 전도성 실을 거쳐 스마트폰 화면에 전달되는 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만원짜리 터치 장갑은 보통 니트 소재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장갑을 만들기 전 니트 소재에 전도성 실을 섞는 것이죠. 사용자가 장갑을 끼면, 니트에 섞인 전도성 실과 사람 손이 맞닿게 됩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닿는 것은 장갑이지만, 손에 흐르는 전류를 전도성 실이 전달하는 원리입니다.

이 패션브랜드는 11월 들어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는 다양한 터치 장갑을 시장에 내놨습니다. 그중에는 가죽 소재로 만들어진 장갑도 있습니다. 니트 장갑에는 전도성 실을 섞을 수 있지만, 가죽은 어떻게 터치가 되도록 만드는 것일까요?

가죽 소재에는 전도성 실을 섞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L 패션브랜드는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손가락 부분에 전도성 실로 자수를 놓았습니다. 니트 소재 장갑보다 가죽 장갑을 더 좋아하는 사용자를 위해, 가죽 장갑을 끼고도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죠. 가죽 장갑 고유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으니 올겨울 가죽 장갑 한 벌 마련하려는 스마트폰 사용자는 이런 제품을 찾아봐도 좋습니다.

터치 장갑의 비밀이 전도성 실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봤으니, 전도성 실을 만드는 방법도 배워봅시다. 이번엔 전도성 실로 장갑을 만들어 패션브랜드에 납품하는 국내 ㄷ 생산업체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ㄷ 업체 대표는 “전도성 실을 만드는 과정은 간단한데, 일반적으로 폴리에스터 소재로 만든 실에 금속을 더해 만든다”라며 “금속 소재를 실처럼 얇게 뽑아 기존 폴리에스터 소재와 일정한 비율로 섞어 꼬아 만드는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의 원료가 필요합니다. 폴리에스터 배합 실의 원료는 솜뭉치처럼 생겼다고 하네요. 이 솜뭉치에서 원사를 뽑아내는 것이죠. 원사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금속 소재로 제작된 가는 실을 섞어 전도성 실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업체에서는 30수(실 굵기) 2합(두 가닥으로 꼬아 만듬) 규격의 전도성 실을 만든다고 합니다.

ㄷ 업체 대표는 “금속을 얇게 실처럼 만들면서도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기술”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도성 실에 쓰이는 금속은 일반적으로 스테인레스스틸이 많이 쓰입니다. 생산업체와 설비, 기술에 따라 원사에 섞는 금속이 조금씩 다릅니다. 은을 섞어 쓰는 업체도 있고, 또 다른 업체는 구리를 섞어 전도성 실을 만들기도 합니다. 전기가 통하는 금속 소재를 섬유 원사에 배합하는 것이 핵심이고, 기술과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액체나 분말 상태의 전도성 물질을 실에 분사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세밀한 공정을 갖출 필요가 없고, 완성된 실을 전도성 실로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하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 만든 실은 그리 오래 쓸 수 없다는 게 단점입니다.

이 업체 대표는 “전도성 실을 만드는 방법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은 나노 입자와 같은 미세한 입자를 완성된 제품에 뿌리는 방법도 있다”라며 “하지만 후처리 방식은 시간이 지나거나 세탁 여부에 따라 성분이 사라지는 문제가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sideway@bloter.net

기술을 이야기하지만, 사람을 생각합니다. [트위터] @Sideway_s, [페이스북] facebook.com/sideways86, [구글+] gplus.to/sideway [e메일] sidewa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