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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문화로”…’게임인재단’ 출범

2013.12.01

“명절 때 가족을 만나 게임 개발업체 다닌다는 말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게임인재단은 그런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세웠습니다.”

지난 11월29일 게임인재단이 정식으로 출범했다. 이사장은 남궁훈 전 위메이드 대표가 맡았다. 게임 업계에서 성공신화를 쓴 ‘게임인’이 이번엔 게임 문화 지킴이를 자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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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은 “게임인재단은 중소 게임 개발업체나 인디게임업체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게임을 제대로 된 문화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임인재단이 기획한 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중소 게임 개발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힘내라 게임인 상’ 제정, 게임 인재를 키우기 위한 ‘나의 꿈 게임인 장학금’ 제도, 문화산업 안에서 게임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 등이다.

우선 ‘힘내라 게임인 상’은 한 달에 1천만원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자금이 부족해 좋은 게임을 만들어도 세상에 소개하기 어려운 중소 게임 개발업체에 작은 젖줄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남궁훈 이사장은 “게임 업체를 운영하는 데 1천만원은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지만, 퍼블리셔를 만나도록 돕는 상징적인 의미”라며 “현재 국내 중소 게임 개발업체는 제대로 된 퍼블리셔를 만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힘내라 게임인 상’을 받은 중소 게임 업체의 게임은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무심사 입점할 수 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모바일게임 서버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에서 홍보용 아이템도 지원받게 된다. YD온라인에서는 고객센터 운영을 도와주기로 했다. ‘힘내라 게임인 상’은 중소 게임 개발업체를 위한 인큐베이터인 셈이다.

‘나의 꿈 게임인 장학금’ 제도는 미래 게임 꿈나무를 기르기 위한 사업이다. 대상은 고등학생이다. 전국 게임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을 뽑아 용기를 복돋아 주기 위한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장학금 운영 방안이 짜인 것은 아니지만, 게임인재단은 각 고등학교에 수혜자 선정 권한을 맡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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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재단 사무실 비품 곳곳에 게임인재단 설립에 힘을 더한 이들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남궁훈 이사장은 3D 프린터에도 관심이 많다(오른쪽 위).

세 번째 사업은 문화계에서 게임이 리더십을 얻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다.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게임인이 공연과 미술 콘텐츠를 접할 기회를 마련하고, 게임과 다른 문화업계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는 것이 뼈대다.

남궁훈 이사장은 “게임 업계에서는 게임은 문화라는 주장을 많이 하는데, 이게 따지고 보면 게임 업계만의 외로운 외침이 아닌가 고민했다”라며 “다른 문화 업계에서도 게임을 문화 콘텐츠로 인정하는 것이 사회에 게임을 문화로서 인식하도록 하는 첫 번째 단계가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게임인재단이 계획한 문화와 게임의 교류 방법은 바로 ‘문화회식’이다. 일 끝나고 술 먹는 평범한 회식이 아니라 대학로에 가서 공연을 보고 미술품도 감상하는 회식 말이다. 게임 업계 종사자에게는 공연 관람 비용을 깎아주는 등 다양한 지원 방안도 구상 중이다.

판교에 빼곡히 들어선 게임 개발업체의 사옥을 미술품과 게임 업계 종사자의 소통으로 창으로 쓴다는 계획도 세웠다. 신진 예술가는 작품을 팔 기회를 잡기 어려운데, 이 같은 예술품에 관심이 많은 게임 업계 종사자가 이를 구입할 수 있도록 사옥 공간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공간과 예술작품, 사람이 만나는 직접적인 문화교류인 셈이다.

남궁훈 이사장은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지만, 게임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나 공연을 기획하는 것도 장기적인 계획”이라며 “게임 속에는 시나리오도 있고, 음악도 있고, 퍼포먼스도 있어 다른 형태의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인재단은 우선 21억원 규모의 초기 재정을 확보했다. 정욱 넵튠 대표와 문태식 마음골프 대표,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대표,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가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12월 한 달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1월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남궁훈 이사장은 “오늘 게임인재단이 출범해 국내에 게임 관련 단체나 협회가 많아졌다”라며 “다양한 단체가 각자 맡은 역할을 해 국내에서 게임 업계 종사하는 것이 자랑인 분위기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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