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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판 오피스SW, ‘아이워크’의 변신

2013.12.05

애플이 지난 10월 OS X용 ‘아이워크’와 ‘아이라이프’를 업데이트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무료로 풀었다. 하지만 아직 범용으로 쓰이는 문서 파일도 아닌데다, 이용 방법도 낯설다. 하지만 호기심은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서 만들던 수준의 문서를 그리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이 응용프로그램들은 지난 2009년까지 매년 새 버전을 유료로 팔아 왔다. 새 기능을 이용하려면 다시 구입해야 했지만, 2010년부터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앱스토어를 통한 업데이트로 기능을 더해왔다. 큼직한 변화가 눈에 띈 건 아니지만 아이클라우드에 대한 지원과 새 운영체제의 화면 구성에 맞춘 기능들이 계속 덧붙었다. 하지만 전체 모양새는 ‘아이워크09’, ‘아이라이프10’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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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이워크와 아이라이프가 올해들어 오랜만에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했다. 기존 이용자들은 여전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계속 쓸 수 있다. 게다가 11월 이후 새로 맥을 구입한 이들은 무료로 이 6가지 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다. 아니, 아예 맥PC에 깔려서 나온다.

아이워크, 아이클라우드와 통합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지만, 사실 내부도 64비트 기반으로 싹 뜯어고쳤다. iOS와도 더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만들었다. 디자인, 버튼은 물론이고 아이클라우드 파일도 완벽히 동기화된다. 이제 맥, iOS, 웹 어디서든 똑같이 문서를 편집하고 볼 수 있게 됐다는 게 가장 반길 일이다.

아이워크부터 살펴보자. 아이워크의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리긴 하다. 요즘 iOS를 비롯해 소프트웨어들까지 큼직한 변화를 겪으면서 공통적으로 따라붙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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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전통적으로 쓰던 문서 도구들은 대체로 화면 위쪽에 글꼴이나 글자 정렬 등의 기능들을 넣었다. 위쪽 메뉴가 싹 사라져서 그런지, 언뜻 보면 기능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빠진 기능은 하나도 없다.

위쪽 버튼은 표나 미디어, 차트, 그림 등을 넣는 용도이고 실제 문서에서 필요한 기능들은 오른쪽 화면에 뜬다. 이 화면은 ‘포맷’ 버튼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데 텍스트나 표, 그림 등에 맞춰 메뉴가 바뀐다. 애플은 이 방식이 이용자들이 문서 도구에 겁먹지 않고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화면이라고 설명한다. 분명 원하는 기능들이 오른쪽에 나오는 건 편하지만, 예전 방식에 익숙한 이용자로서 어색한 건 어쩔 수 없다. 분명 처음 써보는 이들이 필요한 기능을 찾기 쉽도록 만들었지만, MS 오피스가 리본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던 때처럼 시간이 필요하다. 이 인터페이스는 조금씩 수정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 화면이 새로 바뀐 아이워크와 닮아 있다. 애플은 이 때부터 이 인터페이스를 고민한 듯하다.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로 PC에서도 키노트 쓴다

아이워크 포 클라우드는 아이워크의 기능들을 웹브라우저에서 쓸 수 있도록 한 클라우드 문서 서비스다. 아직은 베타서비스에다 메뉴도 영어로만 표시되지만, 대부분의 기능들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에 올린 자료는 구글 문서와 마찬가지로 문서의 웹주소를 공유할 수 있다. 문서 오른쪽 위에 ‘공유’ 버튼을 누르면 된다. 꼭 아이클라우드가 아니어도 맥의 아이워크 앱에서도 ‘공유’ 버튼을 누르면 문서를 아이워크에 올린 뒤 e메일이나 아이메시지,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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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웹주소를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문서에 접근할 수 있다. 로그인할 필요도 없다. 웹브라우저로 연동되기 때문에 맥이 아니어도 윈도우나 리눅스가 깔린 PC에서도 열어보고 편집도 할 수 있다. 구글 문서도구처럼 동시에 접속해 편집할 수 있는 점도 편리하다.

넘버스, 대화형 차트 돋보여

넘버스에는 여러 차트 형식이 추가됐다. 연간 제품 판매량처럼 변화의 추이가 중요한 표의 경우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대화형 차트가 가장 눈길을 끈다. 이 대화형 차트는 넘버스 뿐 아니라 페이지나 키노트에 붙일 수 있고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에서도 볼 수 있다. 웹이나 다른 응용프로그램에 붙이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이 대화형 차트는 훌륭하다.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에서 예제를 보는 것이 제일 확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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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워크의 주인공격인 ‘키노트’에는 새로운 화면 전환 효과가 더해졌다. 특히 그 동안 이용자들이 여러 단계를 거쳐 만들었던 화면 전환 효과들이 ‘이동 마법사’ 등으로 합쳐졌다. 각 효과들은 적용하기 전에 선택지 바로 옆에 있는 ‘미리보기’를 눌러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동안 일부 효과는 iOS나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에서 작동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모든 효과가 기기나 플랫폼 환경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나타난다.

아이워크에서 잘 활용했으면 하는 기능은 ‘태그’다. 파일을 저장할 때 색깔로 구분되는 태그를 정할 수 있는데 이렇게 각 문서마다 태그를 정하면 파일 탐색기인 파인더에서도 색깔별로 정리해서 볼 수 있고 아이클라우드에 올린 파일도 파인더에 태그돼 보인다. 태그만 잘 붙이면 내 파일이 어떤 폴더에, 아이클라우드에 있는지 신경쓰지 않아도 저절로 정리를 해주기 때문에 파일을 찾기 편하다. 파일 정리도 폴더를 챙기는 것보다 쉽다.

아이라이프, 로직・파이널컷과 닮아가

아이라이프에도 변화가 있다. 아이워크와 마찬가지로 64비트로 설계됐다. 가장 많이 쓰는 아이포토는 특별히 달라진 기능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아이폰5S의 슬로우모션 비디오 파일을 재생할 수 있고 파노라마 사진도 슬라이드쇼처럼 만들어 보여주는 점은 눈에 띈다.

거라지밴드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애플은 두 가지 음악 편집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하나는 거라지밴드, 다른 하나는 로직 프로다. 이 두 프로그램이 닮아간다. 거라지밴드는 점점 더 전문화되고 기능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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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눈에 띄는 건 드럼 입력이다. 컴퓨터가 박자에 맞춰 드럼을 대신 쳐주는 기능을 넘어, 사람이 치는 듯한 감정 표현을 연주에 넣도록 했다. 여러가지 드럼 종류는 물론이고 록, 얼터너티브, 리듬앤블루스 등 장르별로 유명한 드러머들의 연주 패턴을 자동으로 곡에 입힐 수 있다. 미리 곡을 만들어 놓고 여러 드러머를 불러 곡의 중심을 잡는 느낌이 재미있다. 가상의 드러머에게 심벌을 더 자주 치도록 하거나, 더 빠르게 혹은 살살 치라는 식의 주문도 할 수 있다. 이렇게 녹음한 파일은 아이클라우드에 올릴 수 있고, 다시 로직프로X으로 불러와 전문적인 작업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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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무비의 편집기도 점점 파이널컷 프로를 닮아간다. 영상 속에 또 다른 영상을 재생하는 픽처인픽처, 파란색이나 녹색 배경에서 찍은 영상을 배경 영상에 따서 붙이는 ‘크로마키 편집’도 포토샵에서 사진 붙여넣듯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아이폰5S에서 찍은 슬로우모션 비디오 편집도 된다. 아직 멀티캠 편집은 안되지만 나머지 기능은 파이널컷 프로 못지 않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