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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리뷰] ‘앱+앱’ 조합으로 새 서비스를…IFTTT

2013.12.09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우리는 수많은 소셜 네트워크, 웹서비스, 스마트 액세서리에 가입하고 이를 활용한다. 그런데 꼭 한 가지 앱만 쓰는 게 아니라 이 앱의 이 기능, 저 앱의 저 기능이 함께 쓰이면 어떨까? IFTTT가 그 생각을 어느 정도 현실화했다.

IFTTT는 ‘IF This, Then That’의 약자다. 그대로 해석하면 ‘만약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때는 이렇게 하라’는 의미다. 일종의 자동화 앱이다. 여기에 쓸 수 있는 서비스는 500px부터, 버퍼, 블로거, 드롭박스, 에버노트, 구글캘린더, 구글 안경, 필립스 휴 등 현재 63가지가 등록돼 있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IFTTT는 웹과 아이폰에서 쓸 수 있다. 아직 안드로이드용 앱은 안 나왔는데, 굳이 앱이 없어도 웹으로 다 할 수 있다. IFTTT에서 가져다 쓰는 서비스들은 대부분 앱이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기능은 단순하지만 온갖 서비스가 얽히면서 생각지도 못한 경우의 수들이 쏟아져 나온다. 나는 뉴스를 더 잘 보기 위해서 IFTTT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구글 리더가 사라진 뒤 그 역할을 RSS 기반의 여러 서비스가 대체했는데 썩 마음에 드는 건 없었다. 그때 IFTTT를 소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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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TTT에 피들리 계정을 등록하고 IF에 ‘특정 RSS 피드에 마크하면’을 입력한다. Then That에는 ‘포켓에 등록하라’고 명령어를 준다. 뉴스를 보면서 기록해 둘만한 것들에 체크하면 곧바로 포켓에 기록된다. 물론 PC에서 피들리를 이용하면 뉴스를 포켓에 클리핑해 주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IFTTT를 이용하면 그냥 마크 표시만 눌러 바로 담을 수 있어 편리하다.

물론 직접 RSS 피드를 구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 매체들은 분야별, 기자별로 RSS를 구독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등록해 바로 포켓으로 구독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즐겨보는 트위터 피드를 포켓이나 에버노트에 담을 수도 있다. 뉴스나 주요 인사들의 정보를 스크랩하는 것만으로도 상당부분 일손을 덜어준다.

단순히 서비스뿐 아니라 하드웨어와도 연결된다. 구글 글래스, 조본업 밴드와 필립스 휴 LED 전구, 벨킨 위모 등의 하드웨어가 IFTTT와 연계돼 작동한다. 사물인터넷이 인기라는데 IFTTT로 각 기기들을 묶는 것만으로도 기발한 결과물들이 나온다. 조본업 밴드의 운동량을 구글 글래스로 보내준다거나, 비가 오면 휴 LED의 조명을 바꾸고, 위모 모션을 켜둔 곳에 갑자기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전화를 거는 등 온갖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아마 이 하드웨어들을 만든 회사들도 이 기기가 이렇게까지 쓰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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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IF에 피트니스 밴드인 조본업을 등록하고 Then에 필립스의 스마트 LED 전구인 휴를 등록한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조본업 밴드가 이를 인지하고 스마트폰의 조본앱에 기상 신호를 알린다. IFTTT가 이를 다시 받아서 휴 조명 앱을 움직인다. 그러면 아침에 일어나면 원하는 빛의 실내 조명으로 잠을 깰 수 있다. 필립스가 휴를 한국에 안 파는 게 안타까울 정도의 기능이다.

IFTTT는 이런 조합을 ‘레시피’라고 부른다. 자기가 만든 레시피를 공유할 수도 있고 남들이 올린 레시피를 받아서 적용할 수 있다. 아이폰의 IFTTT 앱이나 홈페이지에는 매일 수많은 레시피가 등록된다. 이미 수만 가지 레시피가 공유돼 있어서 레시피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이 레시피를 가져와서 조금씩 손을 보면 원하는대로 작동한다. 눈에 띄는 레시피 몇 개를 보자.

  • 인스타그램+드롭박스(Backup Instagram Shots to Dropbox) : 인스타그램으로 찍어 올린 사진을 드롭박스에 보관.
  • 날씨+e메일(LowTempEmail) : 매일 날씨가 정해진 온도 아래로 내려가면 정해둔 e메일로 최저 온도와 대략의 날씨를 알려줌.
  • 링크드인+구글 스프레드시트(Job ads to a Google Spreadsheet) : 팔로우하고 있는 회사가 링크드인에 구인 광고를 내면 관련 내용이 구글 문서도구의 스프레드시트로 정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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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필립스 휴 : 비가 오면 실내 조명을 필립스 휴 LED 전구의 빛을 푸른색으로 변경.
  • 라스트FM+텀블러 : 라스트FM의 음악을 듣다가 마음에 드는 곡의 정보와 앨범 커버를 텀블러에 보관.
  • 페이스북+트위터(Post to Twitter if tagged on FB) : 페이스북 피드에 내가 ‘태그’되면 그 이미지를 트위터에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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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본업+구글 글래스 : 조본업의 활동 내용과 운동 목표치를 구글 글래스에 보여줌.
  • SMS+벨킨 WeMo :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방의 조명을 켜고 끔.
  • 아마존 RSS+SMS : 아마존, 오늘의 딜이 RSS로 등록되면 그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전송.
  • IFTTT+워드프레스 : IFTTT에 등록되는 새로운 레시피를 워드프레스 블로그로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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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정보+필립스 휴 : 특정 주가가 떨어져서 마감되면 LED 램프의 색을 붉은색으로 변경.
  • 포스퀘어+조본업 : 헬스장에 방문해 포스퀘어를 찍으면 조본업에 운동 기록으로 남김.

IFTTT를 보며 API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피들리는 RSS만 불러오고, 에버노트는 문서만 기록한다.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보관하는 앱이다. 그런데 이것들이 모이면 오묘한 서비스로 재탄생된다. 이게 서로에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굵직한 회사들의 서비스도 이용자 아이디어를 통해 그 활용도가 재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 몇 명이 붙들고 있어서 나올 것들이 아니다. 각 서비스나 하드웨어가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 아직도 혼자만 끙끙대고 고민하고 있을 수많은 기업들에게 API를 열고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합칠 생각들을 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결과가 바로 수만 가지 IFTTT 레시피로 나타날 것이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