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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삼보, 70인치 모니터 출시…“TV로 쓰세요”

2013.12.10

70인치 모니터 ’TG 빅디스플레이70’ 출시

TG삼보가 모니터를 내놨다. 크기가 무려 70인치다. TG삼보는 이날 ’TG 빅디스플레이70’를 소개하며,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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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는 흥미로운 제품이 아니지만, 제품의 콘셉트가 독특하다. 빅디스플레이70에는 TV 수신 기능이 없다. 대신 다른 장치를 연결해 마치 스마트TV처럼 쓰라는 것이 TG삼보의 메시지다. 그래서 가격이 싸다. TG 빅디스플레이70 가격은 270만원대다. 비슷한 크기에 비슷한 부품을 쓰는 스마트TV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값이다. 스마트TV 기능이나 3D 기능 등 대기업이 최신 TV에 마치 경쟁하듯 탑재하는 첨단 기능을 뺀 덕분이다.

TV 수신 기능이 없다니, PC에 연결해야 쓸 수 있는 ‘주변기기’일 뿐인 70인치 모니터를 270만원이나 주고 사란 말인가. 아니다. TV로 쓸 수 있다. TG삼보는 TG빅디스플레이70이 마치 TV인 것처럼 포장돼 국내외 대기업 TV와 경쟁하는 제품인양 비치는 것에 손을 내저었지만, TG 빅디스플레이70은 정말 TV로도 쓸 수 있다. TG삼보는 TG 빅디스플레이70에 TV 수신용 셋톱박스를 무료로 끼워준다.

올레tv나 LG유플러스TV 등 유료 IPTV 가입자는 해당 업체의 IPTV 셋톱박스를 TG 빅디스플레이70에 연결하면 된다. IPTV를 안 쓰는 이도 TG삼보가 제공하는 TV 수신용 셋톱박스를 끼우면 그만이다. 노트북과 연결하려면 노트북에, 거실 데스크톱을 이용하려면 데스크톱을 HDMI 선으로 연결하면 된다. 싼값에 쓰는 대형 전천후 TV 겸 모니터인 셈이다.

이홍선 TG삼보 대표는 TG 빅디스플레이70을 가리켜 “스마트TV는 아니지만, 사실상 가장 스마트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TG 빅디스플레이70은 대각선 길이가 177cm다. 인치로 따지면, 70인치다. 샤프의 대형 디스플레이 부품을 탑재했고, 제조는 폭스콘이 맡았다. 해상도는 1920×1080 풀HD다. HDMI 선을 연결하면, IPTV 수신용 셋톱박스나 게임 콘솔, 노트북 등 다양한 장치와 연결할 수 있다. 사무실이나 가정의 거실에서 종합 엔터테인먼트용 디스플레이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TG삼보는 앞으로 해마다 약 10인치씩 제품 크기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안 쓰는 기능은 빼고, 값은 낮춘 합리적인 제품을 찾는 사용자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 크기가 커지면 가격은 조금씩 올라갈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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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선 TG삼보 대표

빅디스플레이, 중소기업 살리는 ‘합종연횡’의 시작

모니터는 흔한 제품이다. TG삼보라고 만들지 말란 법도 없다. 원래 컴퓨터를 만드는 업체 아니었던가. 관심은 다른 곳에 가 닿는다. 제품의 독특한 콘셉트다. TV 기능 뺀 TV라니. 그러면서 가격은 기존 비슷한 크기 TV보다 절반값으로 팔겠다니.

이홍선 대표의 발언이 흥미롭다. “제품을 아는 이들에게 싼 값에 꾸준히 파는 것이 목표입니다.”

TG삼보는 한 달에 TG 빅디스플레이70을 1천대 파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입할 수 없다. 지금은 11번가에서만 온라인으로 팔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팔 때 드는 부대 비용도 아끼기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인지, 시장 반응이 썩 좋다. 지난 11월25일부터 받은 예약판매 분량 400대가 모두 팔렸다. 지금은 4차 물량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 제대로 팔려면 한 달에 수십억씩 마케팅에 써야죠. 그렇게 한다고 한들 기존 대기업 제품과 경쟁이 되겠어요? 이건 삼성이나 LG와 경쟁하려고 만든 TV가 아닙니다. 사실 TV도 아니고요.”

고스란히 제품값으로 돌아가는 마케팅 비용도 아껴 효율적인 길을 걷겠다는 게 TG 빅디스플레이70에 담은 TG삼보의 전략이다.

대형 제조업체인 폭스콘, 일본 샤프와 손잡고 만든 제품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홍선 대표는 이를 ‘합종연횡’이라고 표현했다. “TV 하나 팔겠다고 중소 업체가 국내외 대기업에 가서 부품 달라고 하면, 쳐다도 안 봅니다. 일부 대기업에 묻혀 중소 브랜드가 죽어간다는 것이 전세계적인 추세에서 일종의 연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TG삼보와 폭스콘, 샤프 연대는 일종의 대형 업체와 경쟁하기 위한 중소 업체의 ‘3인4각’이다. 폭스콘과 샤프를 중소업체로 볼 수는 없지만, ‘브랜드’ 차원에서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트랜디한 제품이 나와야 중소 업체가 인지도를 쌓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소개한 70인치 모니터는 그 시작을 알리는 제품이죠. 앞으로 폭스콘이나 샤프뿐만 아니라 콴타 등 제조업체와 협력할 계획입니다.”

빅디스플레이 이후 TG삼보는 새로운 콘셉트의 PC를 준비 중이다.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중앙처리장치(CPU)까지 모두 모듈화할 수 있는 제품이다. TG삼보는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PC를 오는 2014년 여름께 소개할 예정이다. 제품 제조는 제조업체의 몫이지만, 국내외 트랜드 분석과 제품의 DNA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는 것은 TG삼보의 역할이다.

TG삼보는 일단 빅디스플레이70의 국내 반응을 살필 심산이다. 앞으로 출시할 새로운 콘셉트의 PC도 유행과 반응이 빨리 도는 국내와 미국 등지에서 사용자의 반응을 챙길 생각이다.

“합종연횡에 제조업체와 브랜드만 있으리라는 법은 없죠.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도 얼마든지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하청관계가 아니라 서로 윈윈하는 협업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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