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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e몽] 새 아이패드, 써보니 ‘미니’

2013.12.16

새 아이패드 국내 출시 일정이 나왔다. 오는 12월16일부터 살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해 1차로 출시된 나라에서는 이미 지난 11월 중순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혹여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 이미 쓰고 있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국내 정식 출시를 기다려 온 이들은 반길만한 일이다.

새 아이패드를 사려면 고민이다. 9.7인치짜리 화면은 유지하되 무게와 두께를 줄인 ‘아이패드 에어’를 고를까. 아니면 7.9인치 화면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를 살까. 둘 중 하나만 사야 한다면, ‘에어’ 말고 ‘미니’ 어떨까. ‘블로터닷넷 동상이몽’이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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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시리즈, 애플 주요 제품으로 우뚝

원래 ‘아이패드 미니’는 애플의 주요 제품이 아니었다. 보조 제품에 불과했다. 부품을 뜯어보면 그 한계가 명확했다. 기존 9.7인치짜리 아이패드를 받쳐주는 ‘세컨드’ 제품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는 애플의 주요 제품이 됐다. 선택을 주저할 까닭이 없다는 뜻이다.

잠깐 시간을 되돌려 철 지난 제품이 어떻게 출시됐는지 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지난 2012년 가을 ‘아이패드 4세대’와 함께 출시된 ‘아이패드 미니’에는 듀얼코어 A5 모바일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도 빠져 해상도 1024×768 화면을 달고 나왔다. 하드웨어 부품만 보면, 사실상 화면 크기만 줄인 ‘아이패드2’와 똑같았다.

당시 함께 소개된 아이패드 4세대에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애플 A6X 모바일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아이패드 미니에 쓰인 부품과 차이가 크다. 두 제품이 맡은 역할이 달랐다는 뜻이다. 높은 성능을 내는 플래그십 아이패드를 사려는 사람과 성능은 낮아도 작은 아이패드를 원하는 사용자. 부품의 차이는 9.7인치 아이패드를 사려는 이와 아이패드 미니를 사려는 사용자를 명백히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에는 아이패드 에어에 쓰인 부품이 그대로 들어갔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물론, 애플의 새 모바일 프로세서도 아이패드 에어에 들어간 것과 같다.

애플을 뷔페라고 생각해보자. 2012년 애플 뷔페에서는 처음으로 크기가 다른 두 접시를 준비했다. 큰 접시에는 맛있은 음식을 더 많이 담고, 작은 접시에는 조금만 담아 상에 내놨다. 2013년 애플 뷔페는 두 접시에 똑같은 음식을 담아 상을 차린 셈이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의 화면 해상도는 2048×1536. 아이패드 에어와 똑같다. 1인치 안에 들어찬 픽셀 수는 326개로, 264개인 아이패드 에어보다 오히려 더 많다.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에 똑같은 해상도를 넣은 덕분에 더 또렷하게 화면을 볼 수 있다. M7 동작인식 감지용 프로세서와 64비트 프로세싱 기술을 지원하는 A7 모바일 프로세서가 들어갔다는 점도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사이의 경계를 흐리는 요소 중 하나다.

이번 새 아이패드 시리즈에서 애플이 지난 2012년 아이패드 4세대와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을 때와 다른 전략을 짰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제품 사이에 하드웨어 차이를 두지 않았다는 대목에서 7.9인치 아이패드 미니의 위상이 격상됐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성능과 화면 품질을 포기하고 작은 크기를 선택해야 했던 아이패드 미니와 달리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를 고를 때는 화면 크기만 고민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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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4세대’,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크기비교(밑에 깔린 순서)

값싼 ‘미니 레티나’, 휴대용으로 제격

이미 사용자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쓰는 상황에서 모바일기기의 가격은 제품을 고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는 아이패드 에어와 비교해 싸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에서 눈길을 거두기 어려운 까닭 중 하나다.

아이패드 에어의 가격은 32GB 셀룰러 제품을 기준으로 86만2천원이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32GB 셀룰러 모델은 76만2천원이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가 10만원 정도 더 싸다. 64GB와 128GB 용량은 두 제품 사이의 가격 차이가 더 많이 난다.

화면이 작아 들고 다니기 더 편하다는 점도 작은 태블릿 PC의 매력이다. 아이패드 에어는 가로·세로 길이가 169mm, 240mm.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는 134mm, 200mm다. 면적으로 따지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가 아이패드 에어의 66% 수준이다. 크기가 작은 만큼 무게도 가볍다. 아이패드 에어는 469g인데,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는 331g이다.

지난 2010년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첫 번째 아이패드를 소개할 때 소파에 앉아 아이패드를 시연했다. 들고 다닐 수 있는 제품이긴 하지만, 집에서 편히 쓰라는 메시지가 담기 위해서였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은 땅이 넓어 승용차를 이용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는 시간이 더 길다. 아이패드를 가정에서 주로 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10인치급 태블릿 PC보다 8인치 제품이 더 쓰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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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인치 태블릿 PC는 전세계 추세

제품의 추세도 무시할 수 없다. 변화와 유행에 민감한 IT 제품이라면 더 그렇다. 이 같은 관점에서 소형 태블릿 PC는 현재 전세계 태블릿 PC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 3월 발표한 시장 동향 자료를 보자. IDC가 2013년 1분기(1~3월) 전세계 출시된 태블릿 PC를 조사했는데, 2대 중 1대가 8인치 미만의 작은 화면을 가진 제품이었단다.

지테시 우브라니 IDC 연구원은 당시 자료에서 “사용자는 작은 크기의 태블릿 PC가 자신의 사용 습관과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고, 제조업체는 재빠르게 작은 화면을 탑재한 태블릿 PC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7~8인치급 태블릿 PC를 중심으로 전체 태블릿 PC시장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평가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쪽에서는 변화가 더 빠르다. 구글이 만드는 ‘넥서스7’이 대표적이다. LG전자도 최근 8.3인치짜리 ‘G패드 8.3’을 내놨다. 지난 10월 다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가트너가 10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이탈리아, 일본, 브라질에서 태블릿 PC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태블릿PC 화면의 평균 크기가 8.3인치에서 9.5인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인치보다 작은 화면을 가진 제품을 쓰는 이도 전체 태블릿PC 사용자 중 절반을 차지했다고 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10인치급 제품이나 애플의 9.7인치 ‘아이패드’보다 7~8인치급 ‘넥서스7’이나 ‘아이패드 미니’가 더 인기가 높다는 뜻이다. 가트너는 2014년 태블릿PC 숫자가 기존 PC 숫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같은 추세를 작은 화면을 가진 태블릿PC가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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