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거른다더니…영국, 성교육 사이트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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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을 걸러내려고 만든 필터가 엉뚱한 웹사이트를 차단했다. 영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영국 BBC는 통신회사가 마련한 음란물 차단 시스템이 성교육 웹사이트까지 차단한다고 12월18일 밝혔다.

영국의 통신회사 톡톡은 2011년 5월부터 ‘홈세이프’라는 음란물 차단 시스템을 마련했다. 홈세이프는 가정에서 음란물을 보려고 하거나 음란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것 자체를 막아준다. 망 자체에서 막기 때문에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이 음란물을 차단하는 것과는 다르다.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든, 홈세이프를 쓰는 가정은 음란물이 제거된 인터넷을 쓰는 효과를 누린다.

헌데 톡톡의 홈세이프는 촘촘해도 너무 촘촘했다. 상까지 받은 성교육 웹사이트 ‘비쉬UK’를 차단했다. 이와 함께 운영한 지 20년이 넘은 성교육 프로그램, 성폭행 피해자를 위한 단체도 차단 목록에 올렸다. 핑크뉴스란 매체는 톡톡이 성 소수자를 위한 웹사이트도 차단하는 걸 발견했다.

BBC의 실험 결과 톡톡은 음란 웹사이트 68곳 중 7%를 걸러내지 못했다. 주된 역할인 음란 웹사이트 거름망은 정작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셈이다.

음란물 차단 시스템을 마련한 스카이, BT도 마찬가지였다. 스카이는 BBC가 실험한 음란 웹사이트 중에서 1%를 걸러내지 못했고, BT는 성폭행 피해자를 위한 상담센터, 성교육 웹사이트를 차단했다.

영국에서는 통신사뿐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업체도 음란물 차단 시스템을 도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 7월, 검색 서비스 ‘빙’에 아동 음란물 검색을 막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을 운영하기 위해 영국의 어린이 성폭력 온라인 보호센터에서 유해 검색어 목록을 받았다.

이보다 앞서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는 구글과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서비스에서 음란물을 완전히 제거하도록 법적 규제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BBC의 실험에서 나타났듯이, 음란물 차단은 영국 총리의 바람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음란물 웹사이트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을 뿐 더러, 멀쩡한 웹사이트를 음란물로 분류했다.

이와 비슷한 일은 구글 검색에서도 벌어졌다. 2004년 미국 CNET은 구글이 만든 포르노 웹사이트를 걸러내는 ‘세이프서치’의 부작용을 고발한 적이 있다.

구글 세이프서치는 ‘sex’와 ‘girl’, ‘porn’이란 글자가 들어간 웹사이트를 음란 웹사이트로 분류했다. 프랑스의 ‘포르니셰’란 마을이 만든 Pornichet.org와 같이 음란물과 전혀 관련이 없는 도서관, 쇼핑몰, 밴드, 역사 관련 웹사이트를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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