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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셀룰러와 와이파이 버전의 경험 차이

2014.01.03

나는 아이폰이 한국에 나오기 전까지 2세대 ‘아이팟터치’를 썼다. 만족하고 쓰긴 했지만, ‘아이폰3GS’가 나왔을 때 덥석 구입하진 않았다. 휴대폰으로는 너무 컸고, 음악이나 게임을 하던 중에 전화가 걸려오면 뚝 끊어지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PDA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굳이 값비싼 인터넷을 늘 쓸 필요 자체를 몰랐다. 하지만 결국 아이폰3GS로 바꾸고 나서 보니 아이폰은 아이팟터치와 전혀 다른 기기였다. 이 운영체제가 24시간 온라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 생각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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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나 혼자만의 이용 패턴 변화가 아니라 세상의 변화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보자. 아이팟터치나 안드로이드가 와이파이가 있는 곳 정도에서만 온라인이 되는 장치였다면 카카오톡은 PC에서 쓰던 네이트온이 됐을 거고, 티빙이나 푹 대신 DMB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었을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의 활용도는 생각보다 많았다. 스마트폰이 플랫폼으로서 매력적인 이유는 다름 아니라 ‘24시간 네트워크에 온라인’이라는 것이었다.

아이패드도 그랬다. 항상 온라인이 되니 대하는 생각이 달라진다. 그동안 아이패드를 쓰던 내 습관은 이랬다. 이동하면서 SNS나 웹브라우징을 할 때는 스마트폰을 쓰면 됐고, 아이패드는 전자책이나 매거진 혹은 오프라인 게임 위주로 쓰고, 필요할 때만 스마트폰에 테더링해서 썼다. 온라인이 안 된다고 불편했던 적은 없었는데, 그 동안 스스로 외부에서 인터넷 없이 아이패드를 쓰는 것에 길들여졌던 게 아닐까.

통신사 통해서만 사야 하나

올해는 유난히 아이패드를 셀룰러로 구입하는 이들이 눈에 많이 띈다. 통신사마다 아이패드가 모자라서 난리다. 아직도 예약하고 며칠씩 기다려야 구입할 수 있다. 통신사들이 예측했던 수요에서 크게 빗나갔는지 초기 예약 판매자들 사이에서 제때 제품을 받지 못해 불만을 털어놓는 경우도 연일 눈에 띄었다.

SK텔레콤이나 KT나 구입 조건은 비슷하다. 한 가지 차이라면 SK텔레콤이 기존 스마트폰에서 쓰던 요금제에 기기값만 얹고 데이터는 스마트폰과 나눠쓰는 데이터셰어링 전용 요금제를 마련했고, KT는 별도 태블릿 요금제에 가입해야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 이용량이 많지 않다면 애플 공식 리셀러 매장에서 구입하고 직접 통신사 지점을 찾아 무료로 쓸 수 있는 데이터 셰어링 요금제에 가입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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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용으로 썼던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모두 셀룰러 버전이었는데, 일단 개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SK텔레콤과 KT는 기존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제에서 쓰는 데이터를 나눠서 쓸 수 있는 데이터 셰어링 요금제를 갖고 있다. 2회선까지는 무료로 쓸 수 있다고 하는데, KT의 경우 똑같은 돈을 내는 요금제라도 3G 요금제를 쓴다면 월 3300원의 추가 이용료를 내야 한다. 요금과 통화량, 데이터량까지 모두 똑같은 요금제인데 더 느린 네트워크를 쓰면서도 3G에만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KT도 LTE에는 데이터 셰어링을 무료로 제공한다. 대체로 이번 아이패드는 SK텔레콤이 잘 해보겠다고 작정한 듯하다.

데이터 셰어링 서비스 가입 절차는 이 상품이 처음 나온 1년 전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대리점이나 일반 판매점에서는 안 되고, 지점으로 가야 했다. 그나마도 유심(USIM) 카드 부족을 이유로 데이터 셰어링을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점도 있었다. 구입 경로를 꼭 묻는데, 이는 데이터 셰어링을 가입하는 과정에서 필수로 수집하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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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이패드, LG유플러스로는 안 될까? 통화만 빼면 똑같은 LTE기 때문에 전화통화 기능이 없는 아이패드를 LG유플러스에 물려 쓰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아이패드 에어나 미니 레티나 모두 LG유플러스가 쓰는 850MHz를 지원하나, 다만 LG유플러스가 공식적으로 나노 유심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기기용으로 발급받은 마이크로유심을 잘라서 쓰는 방법밖에 없다. 아이폰이야 그렇다 쳐도 이 덩치에 굳이 유심 크기를 줄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유심 하나로 아이패드가 어떻게 달라질까

SK텔레콤이나 KT나 구입 조건은 비슷하다. 두 통신사 모두 대리점에서 기기를 구입할 수 있고, 태블릿 전용 요금제 외에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의 데이터 이용량을 나눠쓰는 데이터 셰어링 전용 요금제를 마련하고 있다. 초기 예약 판매시엔 SK텔레콤만 데이터 셰어링 요금제 가입을 받았지만, 지금은 두 통신사 모두 가입할 수 있어 구입 조건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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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용으로 썼던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모두 셀룰러 버전이었는데, 일단 개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SK텔레콤과 KT는 기존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제에 포함된 데이터를 나눠서 쓸 수 있는 데이터 셰어링 요금제를 갖고 있다. LTE는 2회선까지는 무료로 쓸 수 있고 3G의 경우 약간 제약이 있다. SKT는 T끼리 요금제에 대해서는 LTE와 마찬가지로 추가 2회선까지는 무료이고 나머지 올인원 요금제에 대해서는 OPMD 요금 3300원을 내야 한다. KT는 3G 요금 전체에 추가 요금 3300원을 낸다.

일단 그간 스마트폰으로 쓰던 SNS를 태블릿으로 더 보게 됐고, 뉴스를 보는 것도 한결 편해졌다. 스마트폰에서 하던 일들의 대부분을 아이패드로 옮겼다. 배터리 소모는 와이파이보다 많긴 하지만 스마트폰에 비해서는 훨씬 길다. 의식하지 않고 대충 써도 10시간 넘게 쓰는 게 어렵지 않은 아이패드기에 스마트폰 배터리에도 한결 여유가 생겼다.

출근길에 뉴스와 e메일을 확인하는 게 부쩍 편해졌고 아이폰보다 큰 아이패드의 키보드로 입력하는 것도 편리했다. 간단한 원고 구성과 메모, 아이클라우드로 작업한 문서 등은 곧장 동기화됐다. 짐작은 했지만 막상 써 보니 동기화 면에서 매우 편리하다.

용량과 네트워크, 하나를 고른다면

셀룰러 태블릿을 쓰는 기분을 처음 느끼는 건 아니다. 2013년형 ‘넥서스7’을 리뷰할 때도 LTE 모델을 썼는데, 큰 화면으로 인터넷에 늘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은 제품의 가치를 확연히 다르게 해주었다. 아이폰과 아이팟터치가 달랐던 것처럼 셀룰러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는 아이패드와 와이파이에만 접속할 수 있는 아이패드는 전혀 다른 기기다.

셀룰러는 분명 편리하다. 하지만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네트워크가 끊어지는 지하철에서 아이패드로 진득하니 책이나 화이트페이퍼 같은 문서들을 읽곤 했는데, 셀룰러가 연결되니 페이스북이나 e메일의 알람 메시지에 집중력이 흐트러지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있는데 안 쓰는 것과 없어서 못 쓰는 것의 차이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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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가격이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를 기준으로 보면 가장 싼 와이파이 16GB는 50만원이다. 이걸 32GB로 올리려면 12만원, 셀룰러를 달려면 15만원을 더해야 한다. 16GB는 너무 작고 32GB 셀룰러와 64GB 와이파이를 고민하고 있다면 차라리 32GB에 셀룰러를 쓰는 편이 분명 더 아이패드를 잘 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데이터를 많이 쓴다면 통신사의 약정 할인을 붙이면 기기 가격 부담도 한결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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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