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CES 10년’으로 돌아보는 IT 트렌드

2014.01.08

올해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시간으로 1월7일부터 10일까지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4’가 열린다. CES는 1967년부터 시작된 세계 IT 전시회 중 하나다. 매년 1월에 열린다.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은 CES에서 한 해를 장식할 각종 첨단 전자제품을 선보인다. 그런만큼 CES의 흐름을 보면 전세계 가전업계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CES를 IT 동향의 풍향계로 여기는 이유다.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IT시장은 최근 10년간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난 10년 CES를 장식한 주요 키워드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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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 룰루랄라~♫ MP3 플레이어 전성기

세계적인 휴대형 오디오기기 생산업체들이 1인치 크기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채택한 MP3플레이어를 내놨다. RCA는 1인치 HDD를 내장한 2GB 용량의 MP3플레이어 ‘RD2762’를 공개했다. 당시 플래시메모리를 쓰던 MP3플레이어에는 보통 128~256MB 정도의 저장 공간만 있었기에 대용량 주크박스는 주목을 받았다. 이는 아이팟이 큰 인기를 덕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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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RCA가 선보인 MP3 플레이어 ‘RD2762’ (출처: mr_sir. CC BY.)

마이크로소프트(MS)는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과 MP3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포터블 미디어 센터’를 발표하고 협력사들의 시제품을 집중적으로 출품했다. HP는 애플과 협력해 ‘HP 블루’라는 이름의 아이팟을 공개했다. 당시 잘 나가던 레인콤(현 아이리버), 디지털웨이와 같은 한국 MP3플레이어 업체들도 1.8인치 HDD를 채택한 MP3플레이어를 선보였다.

2005년 : 거실을 차지하라! TV와 PC결합, 신호탄을 쏘다.

2005년은 컴퓨터 및 통신 기술이 TV를 매개체로 삼아 거실에 진출하기 시작한 해다. MS, 인텔 등과 같은 컴퓨터 업체는 이 시기에  TV에 집중한 제품을 선보였다. 빌게이츠 MS 최고경영자(CEO)는 TV용 운영체제(OS)인 ‘윈도우 미디어센터 익스텐더’를 선보이며, “앞으로 PC용 OS보다는 가전용 OS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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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ΔCES 2005 에서 발언하고 있는 빌 게이츠 (출처 : InternationalCES 플리커)

HP는 리눅스OS를 갖춘 멀티미디어 기기 ‘홈 미디어 허브’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 기기는 고해상도 해상도의 TV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PC에 저장된 디지털 사진, 음악, 비디오 등을 인터넷 접속을 통해 재생할 수도 있었다. 작동방식은  TV와 같다. 리모콘으로 조정됐다. HP는 이 제품을 내놓으며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디지털 기기의 콘트롤센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 더 치열해진 TV 월드컵 – 더 크고 선명하게

2006년은 TV 월드컵이라고 불릴 정도로 웬만한 전자업체면 대부분 더 크고 선명한 디지털TV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유명 TV업체는 저마다 큰 화면을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102인치 PDP TV와 82인치 LCD TV를 선보였다. LG전자는 102인치 PDP TV와 71인치 PDP TV를 전시했다. 파나소닉도 103인치 PDP TV를 공개했다. 소니도 82인치 LCD TV를 선보였다. TV는 더 커졌고 PDP와 LCD간의 경쟁도 치열했던 한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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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파나소닉 103인치 PDP TV (출처: AZDAM. CC BY 2.0)

2007년 : 풀HD 시대 본격 개막, OLED의 데뷔

여전히 TV 시장이 뜨거웠던 해다. 주인공은 풀HDTV였다. 풀HD는 2006년에도 상용화됐지만 2007년에 더 다양하고 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샤프, 파나소닉, 하이얼 등이 다양한 라인업의 풀HD LCD TV를 공개했다. 2006년과 차이점이라면 기술 전시라기보다 실제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의 TV가 등장한 점이다.

2007년은 백라이트 없이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데뷔한 해이기도 하다. 소니는 OLED 소재를 사용한 11인치와 27인치의 풀HD OLED TV를 처음으로 선보여 세계 가전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화면 최소단위인 화소를 제어하는 OLED 소자는 스스로 발광해 무한대의 명암비가 가능하다. 명암비가 높으면 화질은 더 밝고 선명해진다. 응답속도는 1천배 이상 빨라 잔상이 생기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작은 크기밖에 만들지 못했고 값도 비싸 지금같은 대형화는 꿈도 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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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소니 OLED TV (출처: 소니 웹페이지)

2008년 : 경제불황과 그린IT

장기적으로 불황이 오면서 저전력과 고효율이 IT 시장의 중요한 흐름이 됐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 가전연맹(CEA)도 2008년 주요 테마를 ‘그린IT’로 잡았다. CES 기간 중 쓰인 제품들을 재활용·재사용할 수 있게 했다. CES는 환경전문 비영리단체 카본펀드와 함께 행사기간동안 2만여톤의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행사에 참가한 각 기업들은 소비전력이 낮고, 환경 유해물질이 없는 친환경 가전들을 소개했다. 그린IT가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후지쯔는 옥수수 녹말을 원료로 만든 외장재를 사용한 일명 ’옥수수 노트북’을 선보이기도 했다. 인텔을 비롯한 PC 부품 제조사들도 잇달아 저전력 칩을 내놓았다. 녹색을 테마로 전시부스를 꾸미기도 했다.

TV 대형화는 이때도 이어졌다. 파나소닉이 내놓은 150인치 PDP TV가 큰 관심을 받았고, 삼성전자와 31인치 OLED TV를, 소니가 27인치 OLED TV를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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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옥수수 소재로 본체를 만든 후지츠 친환경 노트북

2009년 : 활기 띠는 넷북 시장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가 오면서 넷북이 큰 관심을 끌었다. 에이수스와 소니, 인텔, MSI 등 다양한 업체가 넷북을 선보였다. 넷북은 무게가 가볍고 배터리가 오래가는 작은 노트북이란 특징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값이 쌌다. 2008년부터 너도나도 넷북을 살만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넷북의 원조 ‘Eee PC’ 시리즈를 만든 에이수스는 터치스크린과 화면이 뒤집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Eee PC T91’를 공개하기도 했다. HP, 에이수스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넷북을 2009년에 처음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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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수스  ‘Eee PC T91’ (출처: 에이수스 웹페이지)

2010년 : ‘아바타’와 함께 3DTV ↑, 세계로 무대 넓힌 전자책 단말기

2010년에는 3DTV가 주목을 받았다. 2009년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3D 영화 ‘아바타’의 인기로 3D 영상의 실효성이 입증됐다. 덕분에  3DTV가 상용화 준비를 마친 모습으로 공개됐다. 3DTV는 2009년에도 소개됐으나 3D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않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진 못했다. 삼성전자는 3D LED TV, 3D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홈시어터, 3D 안경 등을 발표했다. LG전자와 소니도 3D LED TV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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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DTV (출처 : SamsungTomorrow 플리커)

2009년에 미국을 흔든 전자책 단말기는 2010년엔 세계로 무대를 넓혔다. 전세계 다양한 업체들이  CES에서도 전자책 단말기를 선보였다. 반스앤노블과 삼성전자, MSI, 아이리버 등 약 24개 업체가 전자책 단말기를 전시했다. 하지만 태블릿PC의 출현으로 전자책 단말기 시장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2011년 : 태블릿PC의 해, 하드웨어 사양 개선된 스마트폰

CEA가 2011년을 ‘태블릿PC의 해’라고 공식 명명했을 정도로 태블릿PC가 많이 등장했다. 100종이 넘었다. 2010년 초 애플이 ‘아이패드’를 선보인 데 영향을 받아, 주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태블릿PC를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델, 도시바, 모토로라, HP 등이 화면 크기가 7~10인치인 태블릿PC를 선보였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태블릿이 아니라 스마트폰용으로 설계됐던 운영체제였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따라잡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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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1에서 선보인 태블릿 제품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수스 ‘Eee패드 슬라이더’, 삼성 ‘갤럭시탭’, 블랙베리 ‘플레이북’, 모토로라 ‘줌’)

2010년까지 스마트폰은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MS 윈도우와 같은 운영체제로 각축을 벌였다. 2011년부턴 제조사들이  운영체제에 익숙해졌고 하드웨어 사양에 초점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 3인치에서 4인치로 시간이 지날수록 화면 크기가 커졌다. CPU도 하나에서 2개로 늘었다. LG전자는 듀얼코어 칩을 탑재한 ‘옵티머스 2X’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안드로이드2.3 진저브레드를 갖춘 ‘넥서스S’를 전시했다.

2012년 : 쏟아지는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울트라북 시대 강림,  3D OLED TV 시장 성장

구글이 결국 고집을 꺾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합 지원하는 안드로이드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선보였다. 당연히 태블릿PC 제품들이 쏟아졌다. 애플 아이패드가 제패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을 뚫기 위해 300달러 미만의 저렴한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가 많이 등장했다.

노트북도 본격적으로 얇아지기 시작했다. 인텔이 노트북보다 더 얇고 강력하다는 의미로 만든 울트라북은 확실히 얇고 가벼워졌다.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1.3kg대 무게에 20mm 이하 두께로 디자인된 노트북을 울트라북으로 분류했다. 인텔은 삼성전자와 LG전자, HP, 델, 에이서 등 전세계 PC 제조업체에서 10여종이 넘는 울트라북을 선보이는 한편, 울트라북을 더 얇게 만들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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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 CES 2012 인텔 전시 부스 

3D OLED TV도 많이 등장했다. 3D OLED TV는 3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다. LG전자가 선보인 세계 최대 크기의 55인치 3D OLED TV는 주요 외신들로부터 ‘CES 최고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3년 : UHD가 화두, 모바일 프로세서 전쟁 치열

2013년에는 UHDTV의 서막이 활짝 열렸다. UHDTV(Ultra High Definition Television, 초고해상도 TV)는 4096×2160 혹은 3840×2160 해상도를 가졌다. UHD는 풀HD에 비해 해상도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84인치 UHDTV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LG전자는 55·65인치 UHD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당시에 85·95·110인치 UHDTV를 공개했다. 일본의 샤프와 도시바도 다양한 크기의 UHDTV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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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삼성전자 85인치 UHDTV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볼 수 있는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은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삼성과 퀄컴, 엔비디아 등 주요 업체들이 작정하고 모바일 프로세서를 쏟아냈다. 업계 1위인 퀄컴은 그래픽 성능을 대폭 향상한 ‘스냅드래곤 800’을 선보였고,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코어가 8개 달린 ‘엑시노스5 옥타’를 소개했다. 코어는 고성능 핵심 칩이다. 엔비디아는 ‘테그라4’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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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Δ엔비디아 ‘테그라4’

2014년 : ?

올해 개막하는 CES 2014는 어떤 모습일까. 개막 전 분위기를 보면 자동차와 스마트TV, 고해상도 TV로 시끌시끌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이 됐다. 김정욱 액센츄어코리아 통신·미디어·전자 산업 대표에게서 힌트를 얻어 보자. 김 대표는 “올해는 입는 컴퓨터의 전환점이 될 것이며, 정밀 센서 및 3D 프린팅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해지는 디지털 기술을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더욱 광범위한 영역에서 접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몇 년에 비해 이번 CES에서는 태블릿과 스마트폰, HDTV의 비중이 작아질 것으로 보이는 반면, 패블릿과 UHDTV가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CES는 우리시간으로 1월8일 개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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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Δ구글 안경

hyeming@bloter.net

기술을 아는 기자, 언론을 아는 기술자가 되고 싶습니다. e메일 : hyem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