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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만능이냐 절제냐, 갈림길 선 스마트시계

2014.01.08

2014년 뜬다 하는 기술을 말할 때 스마트시계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소니와 퀄컴, 페블 등이 이미 제품을 내놨습니다. 삼성전자도 지난 2013년 ‘갤럭시기어’를 소개했죠. 갤럭시기어 덕분인지 스마트시계를 보는 보통 사용자들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스마트시계는 안경 모양의 모바일기기와 함께 스마트폰 다음 세대를 이끌 차세대 모바일기기로 주목받고 있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시각으로 1월7일 개막한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4’에서도 스마트시계를 여럿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시계 ‘토크(Toq)’를 개발한 퀄컴을 포함해 10여개 업체가 부스를 차렸습니다.

스마트시계 업체에 2014년은 답을 찾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스마트시계에 어떤 기능을 넣고 빼야 하는지 아직 업체 사이에 의견이 분분합니다. 최소한의 기능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고 믿는 업체가 있는 반면, 마치 스마트폰처럼 모바일기기의 모든 기능을 시계로 옮겨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곳도 있습니다. 답은 뭘까요. 모든 업체가 하나의 답을 찾아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시계는 아직 설익은 과실인 것 같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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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커넥트디바이스가 만든 ‘코지토’

“알림 기능만 있으면 충분”

“사람이 하루에 몇 번이나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지 아세요? 100번이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개발한 스마트시계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횟수를 줄이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시간을 아끼도록 하는 스마트시계죠. 우리는 앞으로 스마트시계가 이 같은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부스를 지키고 있던 프레데릭 루팻 커넥트디바이스 마케팅 매니저는 확신에 찬 어조로 스마트시계의 미래를 그렸습니다. 전화나 카메라, 문자메시지, 음악, 심지어 건강관리 기능까지, 스마트시계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는 대신 최소한의 기능만 담게 될 것이라는 게 프레데릭 루팻 매니저의 의견입니다. 그 최소한의 기능은 바로 알림 기능입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커넥트디바이스는 ‘코지토’와 ‘코지토팝’ 두 가지 스마트시계를 들고 CES 2014에 참석했습니다.

코지토의 기능은 매우 단순합니다. 전화나 문자는 안 됩니다. 카메라도 언감생심.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스마트폰에 알림이 왔을 때 시계 화면에서 알려주는 것뿐이죠. 덕분에 조작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시계 화면을 한 번 두드리면, 어떤 알림이 있는지 알려줍니다. 두 번 두드리면, 모든 알림을 지웁니다.

코지토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부재중 전화가 있는지, 도착한 문자메시지나 e메일, 페이스북 알림이 있는지 대신 알려주는 제품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대신 시계 화면을 보라는 뜻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시계에서 누르거나 전화를 울려 방 안에서 잃어버린 전화를 찾는 기능 정도가 코지토에서 쓸 수 있는 기능입니다. 가격은 179달러.

‘다다익선’과 ‘과유불급’. 아직 어떤 말이 스마트시계를 설명하는 데 더 적절한지 결판이 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커넥트디바이스는 ‘과유불급’ 쪽을 선택했습니다.

코지토의 겉모습에는 높은 점수를 줘도 좋습니다. 지금까지 소개된 스마트시계 중 제일 보통 시계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말이 좀 이상한가요? 하지만 다른 스마트시계는 “내가 바로 스마트시계다”라고 말하지 못해 안달이 난 것처럼 부담스러운 모양을 하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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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시계와 비슷하게 생겨 위화감이 덜하다는 점이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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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연동한 알림 기능이 코지토가 가진 기능의 전부

“모든 기능 담아야”

코지토가 최소한의 알림 기능만 담은 제품이라면, ‘넵튠’은 그야말로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대체하려는 제품입니다. 넵튠 속에는 안드로이드 젤리빈이 들어가 있습니다. 전화, 문자, e메일은 물론 웹브라우저까지 시계 속에서 쓸 수 있습니다. 화면 크기도 퍽 큽니다. 시계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와이파이에 연결할 수 있고, 심카드를 꽂아 셀룰러 네트워크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손목에 올려두고 쓰는 작은 스마트폰인 셈입니다.

네덜란드업체 버그도 심카드를 꽂아 스마트폰처럼 쓰는 제품을 들고 나왔습니다. 시계 베젤 주변의 숫자를 누르면,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초록 단추는 ‘전화 걸기’, 빨간색이 ‘전화 끊기’ 단추입니다. 버그는 약 1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도 소개했는데, 역시 안드로이드나 아이폰과 연동해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 제품입니다. 손목 위에 최대한 많은 기능을 넣은 제품 중 하나입니다.

스위스 업체 마이크로노즈도 안드로이드를 시계 속에 그대로 탑재해 스마트시계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문자메시지를 쓰는 방법은 조금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가로로 3cm도 채 되지 않는 시계 화면을 터치로 조작해 문자를 쓰는 일이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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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OS를 그대로 시계에 얹은 ‘넵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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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가진 대부분의 기능을 담은 버그의 스마트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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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마이크로노스

틈새시장 노리는 제3의 스마트시계

많은 업체가 스마트시계의 역할과 기능, 디자인을 고민하는 동안 영리하게 틈새시장을 노리는 업체도 있습니다. e잉크로 스마트시계 화면을 만든 댄코브랜드와 어린이를 위한 스마트시계를 만든 미국 필립테크놀로지스가 대표적입니다.

‘소노스타’는 e잉크를 스마트시계 화면으로 활용한 제품입니다. e잉크는 보통 디스플레이와 달리 검은색과 흰색만으로 이루어진 디스플레이입니다. 흑백 캡슐에 전하를 가해 색깔을 바꾸고, 흑백으로 원하는 정보를 표시하는 식이죠. 보통 전자책 단말기 화면으로 많이 쓰이는 기술입니다.

e잉크로 스마트시계를 만들면 딱 하나 장점이 있습니다. 오래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가 만든 스마트시계 ‘갤럭시기어’는 오래 써봐야 이틀 정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자주 충전해야 하니 귀찮고 품도 적잖이 듭니다. 소노스타는 한 번 충전해 1달 정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e잉크를 탑재해 전력 소비량이 적은 덕분입니다. 아직은 시제품이라 터치스크린 기능이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곧 출시될 정식 제품에는 터치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필립’은 어린이를 위한 스마트시계입니다. 필립은 이동통신업체의 유심 카드를 꽂아 전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복잡하게 전화번호를 입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추를 누르면, 전화번호가 나타나는 덕분입니다. 미리 입력한 번호로만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것은 스마트폰에서 합니다.

다시 말하면, 부모의 스마트폰에 필립을 조작하는 응용프로그램(앱)을 깔고, 자녀의 필립 스마트시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는 4~7살짜리 자녀를 둔 부모가 필립의 주된 고객입니다. 어린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줄 수는 없지만 아이와 통화는 해야 하는 이들을 위한 제품인 셈이죠.

아이의 안전을 걱정하는 부모를 위한 기능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필립 앱을 열면 자녀가 어디 있는지 지도로 알려줍니다. 필립 스마트시계는 아이에게 응급 상황이 생기면, 자동으로 위치를 전송해주기도 합니다.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는 있지만, 보내는 기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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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잉크를 탑재한 ‘소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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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세 어린이를 위한 스마트시계 ‘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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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의 자녀 위치 추적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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