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신상도용, 이렇게 대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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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이 또 있다면 어떨까요. 소름 끼치게 무서울 것 같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나 봅니다. 독일에서는 나와 똑같이 생긴 다른 사람을 ‘도플갱어’라고 불렀습니다. 도플갱어를 본 사람은 곧 죽는다고 했지요. 동양에선 도깨비가 장난치는 거라고 했습니다.

도플갱어

▲그들은 어떻게 그들 자신을 만났나(1864),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작 (출처 : 위키미디어 CC-PD)

인터넷에서 도플갱어를 만났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베끼는 ‘신상도용(impersonation)’ 문제입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신분도용이 더 쉬워졌지요. 그렇다고 구더기 무서워 장을 안 담글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구더기를 걷어 내야죠. 어떻게 구더기를 걷어내야 할지, 대표 SNS 서비스에서 신상도용에 대처하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신상도용≠명의도용

일단 신상도용과 명의도용의 차이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신상도용과 명의도용은 다릅니다. 명의도용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훔쳐 쓰는 겁니다. 노숙인 명의로 은행 계좌를 만들어 대포통장으로 쓰는 게 여기 해당합니다. 남의 명의로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면 사문서위조죄를 저지른 겁니다.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형법 235조에 따라 5년 이하 징역형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명의도용 문제는 경찰 같은 수사기관에 신고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신상도용은 다른 사람의 생활을 따라하는 겁니다. 주민등록번호 같이 좁은 의미에서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게 아니고, 넓은 의미에서 다른 사람 행세를 하는 거죠. 만화가 강풀씨 행세를 하며 돈을 구걸했다는 사람은 신상을 도용한 겁니다. 영화 ‘김씨표류기’에서 정려원이 다른 여성이 인터넷에 공개해둔 사진을 가져다가 자기 미니홈피를 꾸미고 그 여성인 것처럼 행세한 것도 신상도용입니다. 단지 신상도용만 했다면, 법으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남을 사칭해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법으로 제재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이병귀 경정은 “남을 사칭한 사람을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려면 그 사람이 남을 비방할 의도가 있어야 한다”라며 “SNS에 공개된 사진을 긁어모아 그 사람 행세를 한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신상도용만 당했을 경우엔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내 행세를 하는 사람에게 직접 연락해 신상도용을 그만두라고 해도 그 말이 통할 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신상을 도용 당한 입장에선 심각한 일이지만, 수사기관에 도움을 구해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입니다.

신상을 도용당한 SNS 사용자가 가장 확실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고객센터에 신고하는 겁니다. 사용자가 직접 신고를 하기 전까지는 서비스 업체가 신상도용 문제를 알 길이 없으니, 피해를 입은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국내 서비스와 해외 서비스에 신고하는 방법은 조금 다릅니다. 국내 서비스 업체는 대부분 전화로 신고할 수 있게 해뒀습니다. 빨리 조치를 취하고 싶다면 전화를 하는 쪽이 낫습니다. 서비스 업체에서 문제를 빨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고객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해외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신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서비스

국내 서비스는 고객센터에 신고하면 됩니다. 신상을 도용당했다고 신고하면 각 업체는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합니다. 신상도용이 확실하다면 국내 서비스는 자체 이용약관에 따라 신상을 도용한 사람의 계정을 정지하거나 해지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신상을 도용당했다고 신고한 고객이 본인의 신분을 확실히 증명하고, 피해사실을 확실히 보여주면 지체 없이 조치한다”라며 “피해 사실만 확실하다면 일반적으로 24시간 안에 처리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신상을 훔쳐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사기 등 불법 행위를 했다는 게 확인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시정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서비스에서 나를 사칭한 정보를 삭제하거나, 사칭한 사람의 계정을 정지 또는 탈퇴시킬 수 있습니다. 시정 조치에 걸리는 기간은 그때그때 다릅니다. 이용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차장은 “사칭 문제를 확인할 때 유관기관에 협조를 요청해야 할 수도 있어서, 기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 카카오톡·카카오스토리

국가대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한 SNS 카카오스토리, 모두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카카오는 온라인 고객센터를 24시간 열어뒀습니다. 전화(1577-3754)로는 월~금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신고를 받습니다. 카카오톡 응용프로그램(앱) 안에서 신고하려면 ‘더보기→설정→도움말’에 가서 화면 가장 아래 ‘고객센터 바로가기→문의하기’를 찾으면 됩니다. 카카오스토리에서는 게시물 오른쪽 위 아이콘을 누르면 ‘신고하기’가 나옵니다. 계정 자체를 신고하고 싶다면 그 사람 계정으로 들어가 오른쪽 위 아이콘에서 ‘신고하기’ 메뉴를 찾으면 됩니다.

카카오톡 신고 절차

 

카카오스토리 신고 절차

■ 싸이월드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도 고객센터를 운영합니다. 신고한 사람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신상을 도용한 미니홈피는 정지 처리한다고 합니다. 온라인 고객센터e메일로 접수하면 보통 24시간 안에 답변을 줍니다. 고객센터 전화(1599-7983)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6시,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싸이월드 모바일 앱에서는 ‘설정→[문의] 싸이월드 모바일’에 신고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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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는 긴급 신고전화(1588-3829)를 24시간 운영합니다. 물론 온라인 신고센터도 운영합니다. 덕분에 언제든지 신상도용 피해를 접수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약관 제11조 1항에 “회원은 타인의 정보를 도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정해뒀습니다. 네이버는 여기에 근거해 남의 신상을 훔친 사용자의 계정을 정지하거나 탈퇴시키는 등 조치를 취합니다.

네이버 고객센터

■ 다음 블로그·마이피플

다음은 이용약관 제13조에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글을 게시하거나 메일을 발송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못박았습니다. 이를 어기고 신상을 도용한 사실이 신고될 경우 다음은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거나 계정을 탈퇴시킬 수 있습니다. 다음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가 해당됩니다. 다음도 24시간 신고전화(1677-3357)와 온라인 신고센터를 운영합니다.

다음 고객센터

해외 서비스

한국에 서버가 없는 해외 서비스에는 한국 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내 수사기관도 서비스 업체에 뭔가 조치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습니다. 단지 국내에서 사칭한 페이지나 사칭 계정이 보이지 않도록 할 뿐입니다. 서비스 업체에 법적인 조치를 요구하려면 그 업체가 있는 나라에서 소송을 걸어야 합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사칭 계정을 법으로 처벌하려면 미국 법원에 소송을 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개인 사용자가 이렇게까지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신상을 도용당한 사용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조치는 역시 고객센터에 신고하는 겁니다.

해외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신고를 받습니다. 신상도용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보내면 서비스 업체에서 더 빨리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복사본과 신분도용을 당했다는 증거를 함께 보내는 편이 좋겠습니다. 법적인 강제력은 없더라도, 국내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신상도용 문제가 불법이라고 확인해준 증거를 첨부하면 조치가 더 빨라집니다.

다만, 해외 서비스는 패러디를 너그럽게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사칭 계정이 ‘이 계정은 가짜’라고 밝혔다면, 신상도용으로 문제삼기 힘듭니다.

■ 라인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사실 해외 서비스입니다. 일본에 있는 NHN재팬이 운영하고 서버도 모두 일본에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서비스지만, 신상도용 신고는 한국 네이버로 바로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긴급신고 전화(1588-3829)나 온라인 신고센터로 신고하면 됩니다. 다만 신고가 접수된 뒤 문제 해결 절차는 일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다소 시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

페이스북에서 본인이나 친구를 사칭하는 계정을 찾았다면 사칭 계정의 타임라인에 들어가서 ‘팔로우’ 버튼 옆 도구 메뉴에서 ‘신고/차단’을 누르면 됩니다. 신고하려면 데스크탑 페이스북 웹사이트에 접속해야 합니다. 신고 과정에서 신분증을 스캔해 페이스북에 내면 됩니다.

페이스북 신고 절차

■ 트위터

트위터에서 신상을 도용당했다면, 사칭 신고 페이지에 신고하면 됩니다. 트위터 모바일 앱에서는 ‘더보기’ 메뉴에서 ‘트윗 신고하기→폭력적인 행동→사칭’을 찾아 들어가면 사칭 신고 페이지가 뜹니다. 트위터는 신고 내용이 이용약관을 어겼는지 확인하고 가짜 계정을 정지하거나 해지합니다.

트위터 신고 절차

■ 구글플러스

구글은 신상도용 문제를 바로 신고하는 페이지를 운영합니다. 여기서 신분증 사본을 보내거나 다른 SNS 주소를 알려줘서 본인임을 확인해주면 구글이 이용약관을 어겼는지 확인 후에 조치를 취합니다. 모바일 앱으로는 신고하려 하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모바일 앱에서도 신고할 수 있는 것 같이 보여도 마지막 단계는 PC로 하라며 더 이상 진행되지 않습니다.

구글플러스 신고 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