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선방에도 PC시장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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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2013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수익 모두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조금씩 상승했다. 분석가들과 주식 시장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까지는 아니어도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다.

인텔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38억달러, 이 가운데 순익은 26억3천만달러다. 2012년 4분기에 비해 올랐고 주식 시장의 기대보다도 높았다. 이런 실적 호조를 예상했는지 최근 인텔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PC시장에서 AMD와 프로세서 경쟁이 큰 의미가 사라진 요즘 인텔의 실적은 그 자체로 PC시장의 분위기를 대변하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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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성장보다는 회복에 가까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출이익률이 늘어난 것이다. 인텔은 제조 중심의 회사지만 제품 마진이 높은 편이다. 2013년 4분기 인텔의 매출이익률은 62%로 전체 매출에서 제조 원가를 빼면 3분의 2가량을 수익으로 낸다는 의미다. 2012년 4분기에는 58%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올해 눈에 띄게 좋아진 건 아니다. 2011년에는 64.5%였다. 2012년 실적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었기에 2013년은 어느 정도 회복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영업이익은 35억달러다. 2011년 46억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많이 모자라지만, 2012년의 32억달러에 비하면 12%가량 높아졌다. 순이익 역시 26억달러로 34억달러를 남긴 2011년과 비교하긴 어려워도 25억달러를 기록한 2012년에 비해서는 6%가량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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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주당순익은 51센트다. 주식 한 주당 51센트를 수익으로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2012년에는 48센트, 2011년에는 64센트였다. 1월16일 마감 기준으로 인텔 주가는 26.5달러다. 1년 중 가장 큰 시장이 열리는 4분기 실적이 회복세라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굳이 4분기만 꼽지 않더라도 지난 한 해 인텔의 실적은 썩 나쁘지 않다. 매출 527억달러, 순익 96억달러다. 놀랄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잘 했다”고 어깨를 두드려주기엔 무리가 없다. 역시 가장 돋보이는 건 서버 분야다. 반면 인텔의 실적에서도 PC시장의 감소는 부쩍 눈에 띈다.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자.

부진한 PC, 서버로 만회

2013년 한 해 동안 인텔의 수익은 52억7천만달러였다. 그 가운데 PC 클라이언트 그룹의 비중은 33억달러로 여전히 가장 높다. 하지만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 2012년보다도 4%가량 떨어진 수치다. 4분기에 회복세로 접어들긴 했지만 PC시장의 입지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반면 서버를 비롯한 데이터센터 그룹의 수익은 12억2천만달러로 7% 성장하면서 인텔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텔의 수익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 인텔와 PC 업계가 안착하지 못했지만 모바일기기들의 성장세는 곧 클라우드나 웹서비스와 연결되고, 이는 다시 인텔의 서버 수요로 연결된다. 이런 흐름은 요 몇 년 새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아톰 프로세서로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고, 윈도우 태블릿으로 PC의 신규 수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는 그다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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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4분기 실적을 두고 PC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드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시 예전처럼 고성능 PC가 주목받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PC를 사려는 수요는 여전한 듯하다. 스테이시 스미스 CFO는 “태블릿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4분기 PC시장이 10% 가량 성장했고 아톰을 비롯한 아키텍처 사업분야의 매출도 8700만 달러 증가하는 등 순조롭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갯속에 갇혀 있는 게 요즘의 인텔, 그리고 PC시장이다. 인텔은 2014년을 전망하면서 수익이나 매출총이익 비율 등을 2013년과 비슷하게 잡고 있다. 보수적으로 잡은 예상치일 수도 있지만 특별히 PC 수요를 급격하게 끌어낼 만한 이슈가 많지 않다. 인텔 서버의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인텔이 2014년 성장을 내다보지 않았다는 것은 PC시장이 다시금 떨어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때문에 PC시장이 무너질 것 같다는 이야기는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장밋빛 PC시장을 내다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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