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길의책] 성공하는 조직, 괴짜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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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자신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 방식이 올바른지 내게 물었다. 비즈니스라고 한다면 1~2억원대 매출 규모 정도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단일 건수로 그 정도 규모는 작은 기업에 쉬운 일은 아니다. 회사 인지도나 인적 역량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탓으로 돌리기에는 답이 엉성하다. 그러한 ‘딜’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인맥과 기존 관행에 갖힌 낚시터 방식의 비즈니스 관행에 젖어 있는 까닭이다.

‘미술관 옆 MBA’는 문화적 접근을 통한 비즈니스 방식을 제시한다. 내 것이 없다면 다른 것을 빌려서라도 충분히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각 국 주요 미술관의 설립 과정에서부터 유명세를 타기까지 일련의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 운영이나 개인생활 측면에서 종종 벽에 부딪히는 것들을 어떻게 뚫고 나아가는지를 이야기한다.

기업은 그간 집중적으로 하던 일 이외에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신규 사업을 준비한다. 제대로 방향 잡아 수익원을 만들기도 하지만,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다 하던 것마저 잃는 우를 범한다. 온라인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 회사가 갑자기 오프라인 기반의 카페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나섰다 실패를 맛봤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버리고 경험없는 옆길로 가다 비싼 수업료로 지불했다. 남들 하는 비즈니스가 다 잘 되는 듯해도 외부 사람이 내부 사정을 제대로 보지 못할 뿐이다.

샘소나이트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역량을 발판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코즈모라이트’를 탄생시키며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이미 갖고 있는 유산과 문화를 버리지 않고 새롭게 해석해 주목받는 미술관이 있다. 철도역이 미술관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과 논란이 있었지만 오르세 미술관은 여러 의견 대립을 뚫고 지금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바티칸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등 다양한 미술관의 탄생과 운영사례를 통해 저자는 기업 내부가 어떤 힘에 의해 무너지거나 사라질 운명에 처했었는지 알아본다.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또 무엇이었는지도 따져들어간다.

저자는 경영의 힘이 올바르게 작동했다는 데 주목한다. 저자는 이 책 속에서 그 이유를 일과 사람에 대해서 경영인의 마인드로써 양보의 기술을 발휘하고,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 기업의 무기를 부각시키는 힘을 바르게 사용한 데서 실마리를 풀어간다. 이 눈치 저 눈치로 누구도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경영자로서 그냥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리더는 논쟁과 의사결정 과정의 범위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참가자들에게 제시해 주고, 그 범위 밖으로 벗어나는 의견이나 자기중심주의 혹은 부서 이기주의에 빠져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참가자에 대해서는 논의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함으로써 논의가 빠른 시간 내에 제대로 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세계 유명 미술관을 접한 저자가 그들이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는가를 살펴보면서 동시에 어떻게 하면 기업이 성공적인 운영을 달성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지 미술관과 경영을 서로 대입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저자의 관점이 인상적이다. 기업이나 혹은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데 있어 갖춰야 할 마인드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일본 모리미술관에 대해서는 그들이 갖고 있는 작품보다는 빌려 온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를 알아본다. 최근 기업 비즈니스 환경은 장소를 빌리고, 작품을 빌리고, 시스템을 빌려 할 수 있다. 렌털 비즈니스가 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규모로 키우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시도가 중요한 것은 외형적인 것이 부족하더라도 여러 분야와 협력을 통해 이루어낼 수 있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보유한 원천 기술이 ‘황금알’인지도 모르는 사이 다른 기업은 그들이 갖고 있는 서비스나 시스템을 가져다 성장동력을 만들었다. 자신들의 기술을 빼앗긴 제록스가 그런 기업 중 하나 아닌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그 기술을 가져다 자신들의 서비스를 만들었다. 원천기술을 갖고 있지만 제대로 사업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것이 실수라면 실수다.

4개의 세션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각각 5파트씩 모두 20장으로 구성되었다. ‘어려울 때 일수록 기본에 더 집중하라’는 첫 번째 세션에 이어, 두 번째에서는 경영자가 갖춰야 할 리더십의 본질을 따진다. 세 번째 세션에서 경영과 사업 운영을 위한 사람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마지막 세션은 고객에 대한 관리와 기업의 책임으로 마무리한다. 전체적인 내용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최종적으로 만나는 지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경영 책임자가 문제의 현장을 찾아야 할 이유를 조목조목 살펴본다.

미술관에서 미술작품을 마주하는 그 순간 관객의 기분을 이해한다면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할지 느낌이 전해질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며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본다. 경영자의 기본적인 태도, 조직관리, 외부업체와의 협력 등 기업운영을 위해 필요한 기본요소들을 읽어가는 사이 부족한 것을  점검해 볼 수 있다. 우리 삶의 경영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한다면 굳이 내가 기업의 대표가 아니어도 내 삶을 진취적으로 이끌어갈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어려운 시대 상황에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러한 젊은이들의 창업 붐을 이끌고 있다.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건 바로 이러한 경영자의 태도에 따라 달려 있음을 느낀다. 이전과 다른 환경이 제대로 된 경영 마인드와 만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다만 그것은 어떤 것을 쥐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각각의 미술관을 통해서 하나의 경영전략을 뽑아내고 있는데, 이러한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협력이라는 단어로 정리해볼 수 있다. 지금의 비즈니스는 결국 나 혼자서 혹은 하나의 기업으로만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폐쇄형 구조로는 더 성장할 수 없다.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 서비스가 어떠한 비즈니스로 가야 할지 잘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는 경쟁자와도 협력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전처럼 적과 경쟁자라는 논리로만 시장에서 살아갈 수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기 속에는 그 회사만의 제품이 들어있지는 않다. 경쟁업체의 부품이 들어있기도 하다.

“마지막 세 번째 동료는 조금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나와 경쟁하는 경쟁자들을 말한다. 물론 기업을 경영하면서 당연히 그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겠지만, ‘단순히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서로 공멸하는 모습으로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가느냐 아니면 경쟁 속에서 서로 수익을 얻고 발전하는 모습으로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과는 크게 달라지게 된다.”

미술관 옆 MBA직원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협력업체와의 관계 형성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고객관리도 적절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는 이유를 통해 기업의 제품을 소비자들이 찾는 이유를 알아본다. 보고 싶은 작품을 찾아가듯 고객이 사고 싶은, 갖고 싶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품질관리를 얼마나 하고 있는가.

순간의 기억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탈리아 브레라 미술관에 있는 프란체스코 하예즈의 ‘키스’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저자는 그 작품의 인기를 찰나의 순간을 포착했기 때문이라고 평한다. 기업의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접점의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모든 것이 잘 만들어졌지만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그 최종 순간이 바로 제일 중요하다. 어떤 상태에서 어떤 분위기로 만나는가에 따라서 고객이 평생을 갈 수 있기도 하고 떠날 수 있다.

하나 더 짚어본다면, 그건 관찰이다. 어떻게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이것을 놓치면 기회는 그 만큼 없다. 얀 칩체이스가 쓴 ‘관찰의 힘(원제: Hidden in plain sight)’은 사소한 일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냥 스쳐갈 장면이 없다. 사람들의 행동에서, 일상의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얀 칩체이스는 세계를 여행하며 사람들의 행동과 거리의 모습을 기록하고 그것들을 토대로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고 있다. 그의 보고서를 토대로 기업들은 그들만의 전략으로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미디어의 변화를 살펴보면 더욱 분명하다.

종이매체에서 온라인 미디어로 그리고 스마트 미디어로 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떤 계단을 밟고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 변화 속에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주변의 이야기를 살펴보고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리더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 소니의 경영전략과 지금 상황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년 구조조정 등 경영상 위기를 맞이한 소니는 최근 새로운 제품 출시로 부활을 꿈꾸지만 이젠 자유롭고도 편안한 분위기가 아닌 대기업 마인드로 과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자신들의 성공 경험에 도취되어 새로운 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는 소니 리더들의 습성은 플레이스테이션의 성공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더더욱 비극적이었던 것은 그러한 두꺼운 벽을 깨고 리더들의 귀를 용감하게 두드렸던 구타라기 겐 같은 괴짜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술관 옆 MBA
신인철 지음
을유문화사
1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