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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수강신청, PC방이 유리한가요?”

201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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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학기 시간표를 열심히 짜고 있는데, 지난 학기에 수강신청에 실패한 적이 있어 두렵습니다ㅜㅜ 들리는 소문 중에 학교 근처 피씨방에서 하면 제일 빠르고,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하던데 맞나요?” – jay님 (트위터 @mai23rd)

대학가에 온라인 수강신청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2월이 되면 대학에 다니는 학생 대부분은 인터넷으로 다음 학기에 들을 수업을 결정합니다. 온라인 수강신청이죠.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음 학기에 듣고 싶은 수업을 골라 담는 과정입니다.

그 수강신청이 문제입니다. 듣고 싶은 수업이라고 마음대로 들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보통은 학년별로 날짜를 나눠 수강신청을 받는데, 많은 학생이 한날한시에 몰리니 수강신청 서버가 버텨낼 재간이 없는 것이죠. 튕기는 것은 기본, 로그인조차 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다가 수강신청이 시작되고 한참 후에나 접속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안타깝지만 2지망, 3지망에 생각해 뒀던 수업을 챙길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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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http://www.flickr.com/photos/stewtopia/2195632183. CC BY-SA 2.0

그래서 학생들은 수강신청이 시작되기 전부터 분주하게 준비를 합니다.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남들보다 빨리 서버에 접속할 수 있을까. 수강신청 기간만 되면 ‘학교와 가까운 PC방에 가라’는 소문이 유령처럼 떠돕니다. 학교 안에 있는 전산실이나 도서관의 컴퓨터도 일찍 자리를 잡으려는 이들 덕에 한바탕 난리통이 됩니다.

학교 서버 시간과 잘 맞춰야 한다는 소문은 또 어떻고요. 수강신청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학교 서버 시간이 9시가 돼야 수강신청 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으니 이 시간을 정확히 맞춰 로그인해야 한다는 말을 믿는 이들도 많습니다. 주로 휴대폰 시계 대신 서버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를 쓰기도 합니다. 온라인 수강신청 기간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진풍경,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거짓일까요.

“그런 말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학교 서버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업체와 PC방 회선이 동일하면, 아주 약간 빠를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PC방이 학교와 같은 통신업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고, 또 빠르다고 해도 그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네트워크망은 마치 나무뿌리처럼 뻗어 나가는 구조입니다. 국내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각기 다른 익스체인지를 통해 데이터를 관리합니다. KT는 KT대로, SK는 SK대로 따로 쓴다는 얘기죠.

KT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학교 학생이 수강신청을 할 때 근처 PC방 중 KT의 인터넷 서비스를 쓰는 곳을 이용한다면, 학생이 PC방에서 요청한 패킷은 지역 KT국사를 거칩니다. PC방이 SK나 LG, 혹은 지역 통신업체 서비스를 쓰는 경우에는 학생이 요청한 패킷은 지역 KT국사가 아닌 다른 지역을 거치게 되겠죠. 네트워크도 물리적인 전기신호의 이동인 만큼, 분명 거리에 따른 속도 차이는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결과적으로 PC방과 학교가 같은 통신업체의 망을 쓸 경우 다른 경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짧은 경로를 거치게 돼 접속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설명이죠.

하지만 이 속도 차이가 수강신청의 성공 여부를 가릴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의 해석입니다. ㄱ 관계자는 “속도 차이가 난다고 해도 국내에서는 1ms(밀리세컨드, 1밀리세컨드는 1000분의 1초), 시간이 길어져 봐야 40ms 이내이기 때문에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된다”라며 “사실무근”이라고 소문을 일축했습니다. PC방 갈 필요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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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웹사이트의 서버 시간을 알려주는 서비스

또 다른 전문가 ㄴ씨도 “학교 근처 PC방에서 수강신청을 한다고 해서 빨리 접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속설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거리에 따라, 또 패킷이 얼마나 많은 라우터를 지나느냐에 따라 접속 속도에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시간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대신 ㄴ 전문가는 “학교의 서버 시간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서버의 시간은 시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특히 중요합니다. 특정 날짜와 시간에 맞춰 시작되는 온라인 수강신청과 같은 서비스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죠. 예를 들어 모월모일 오전 9시에 수강신청이 시작된다면, 휴대폰이나 손목시계의 시간을 확인하기보다는 서버 시간을 봐야 유리하다는 의견입니다.

ㄴ 전문가는 “서버 시간은 스마트폰이나 일반적인 시계와 약간 다를 수 있다”라며 “거리가 가까울수록 접속 속도가 빨라진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강신청 서버가 열리는 시간을 정확히 맞춰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서버 시간은 관리자가 임의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서버는 보통 우리나라의 표준 시간을 알려주는 서버와 주기적으로 통신해 시간을 설정하는데, 이 사이 시간이 약간 틀어질 수 있습니다. 또, 서버가 재시작 등의 이유로 시간을 알려주는 서버와 통신하지 못했다면, 시간 차이는 조금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국내에는 ‘time.navyism.com‘ 등 웹사이트 주소만 입력하면 해당 사이트의 서버 시간을 알려주는 웹사이트가 개설돼 운영 중입니다. 수강신청 기간이나 웹사이트의 행사 등이 있을 때 주로 이용합니다. 그만큼 서버 시간을 알아보려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ㄴ 전문가는 “어디에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버 시간에 얼마나 정확하게 맞춰 로그인 단추를 누르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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