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1월27일 지난 2013년 10월부터 12월까지의 회계연도 1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했다. 애플은 지난 분기에 아이폰 5100만대를 팔아 치웠다. 2012년 같은 분기에는 4780만대를 팔았는데, 이보다 300만대 가량 더 많이 판 숫자다. 분기별 판매량으로 따지면 사상 최대치다. 같은 기간 동안 팔려나간 ‘아이패드’ 시리즈는 총 2600여만대다. 애플이 회계연도 1분기에 거둔 매출은 576억달러로, 우리돈 62조12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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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

애플 발표에 따르면, 지난 분기 애플이 거둔 매출 중 64%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나왔다. 이미 모바일기기 포화시장으로 평가되는 미국 대신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예상대로 중국은 애플에도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애플은 이번 분기 중국에서 88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우리돈으로 9조5천억원 수준이다. 1년 전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29% 늘어난 숫자다. 일본도 애플의 매출에 도움이 됐다. 애플은 이번 분기 일본에서 50억달러를 벌어들이며,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1%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2014년 들어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에 아이폰을 팔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도 2013년 9월 1등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와 계약을 이끌어냈다. 중국과 일본 사용자가 아이폰에 쏟는 관심이 대단하다. 중국 개발자가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한 응용프로그램(앱) 개수가 13만여개에 달하고, 일본에서는 아이폰 점유율이 37%를 웃돈다.

중국과 일본에서 두드러지는 성장을 이룬 동안 미국에서는 매출 변화가 거의 없었다. 미국에서는 1년 사이 1% 정도 매출이 둔화된 양상이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도 9% 거꾸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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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폰5C

애플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제품별 판매량을 나눠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이폰5C’는 애플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팀쿡 애플 CEO가 실적발표 자리에서 아이폰5C를 가리켜 “우리 생각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아이폰5C는 애플의 이전 제품인 ‘아이폰5’와 똑같은 하드웨어 부품을 쓰고 디자인을 바꿔 출시한 제품이다. 출시 이전부터 저가형 제품으로 소문이 나돈 제품이기도 하다. 알록달록한 겉면 디자인이 특징이며, 함께 출시된 아이폰5S와 달리 지문인식 ‘터치아이디’ 기능은 빠진 제품이다. 저가형 제품이라기보다는 청소년과 아이들을 위한 제품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아이폰5C와 아이폰5S가 함께 소개될 때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아이폰5S의 차지였다. 시장조사업체 CIRP가 지난 10~12월 미국에서 아이폰 기종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아이폰5S는 59%를 차지했지만, 아이폰5C는 2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당시부터 아이폰5C는 삐걱거렸다. 아이폰5S가 높은 예약판매율을 보이는 동안 아이폰5C를 예약 구매한 이는 10만여명에 그쳤다. 애플은 아이폰5C의 기대와 다른 성적을 터치아이디에서 찾았다.

팀 쿡 CEO는 “사람들이 아이폰5S의 터치아이디에 큰 흥미를 느낀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새로운 기능은 사람들을 흥분시켰고, 그것이 아이폰5S를 독특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아이폰5S가 터치아이디로 사용자의 관심을 끄는 동안 터치아이디가 빠진 아이폰5C는 그만큼 사용자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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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iOS7

애플이 새 운영체제(OS) 버전을 만들어 소개하면, 사용자들은 이를 빠르게 받아들인다. 구글 안드로이드 OS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가 다음 버전으로 전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과 대비되는 특징이다. 애플이 만드는 맥 컴퓨터용 OS ‘OS X’이 그렇고, 모바일기기용 iOS7이 그랬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애플은 모바일기기용 OS iOS7이 80%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애플은 지난 2013년 9월 중순 iOS7을 정식 배포하기 시작했다. 아직 출시된 지 6개월도 채 안 된 OS라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다.

지난 2013년 12월15일 앱스토어 트래픽 자료를 보면 iOS7 사용자는 76%, iOS6는 20% 정도였다. 보름 후인 12월30일, iOS7은 78%로 점유율이 늘어났고 iOS6는 18%로 줄어들었다. iOS7이 80% 점유율을 달성한 것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1월26일이다. iOS6과 그 이전 버전 사용자는 각각 17%와 3%로 점유율이 줄어들었다.

재미있는 점은 iOS6 이전 사용자의 숫자 변화다. 2013년 12월15일부터 2014년 1월26일까지 약 한 달 동안의 자료를 보면, iOS6 이전 사용자의 수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4%에서 3%로 1%p 줄어드는 데 그쳤다. iOS7 점유율 상승에 도움을 준 이들은 iOS6 사용자임을 알 수 있다. iOS6 이전 버전 점유율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까닭은 애플이 구형 iOS 기기에서 새 iOS 버전으로 판올림하는 걸 지원하지 않는 탓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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