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레노버-소니의 ‘2인3각’ PC 부활전

2014.02.03

지난 2월1일 일본 NHK 방송과 로이터통신은 중국 레노버가 일본 소니와 PC 사업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만 보면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소니 PC 사업에 레노버의 활력이 더해지는 그림이 떠오른다. 레노버가 구글에서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파를 탄 것은 지난 2월1일이다.

헌데, 소니가 발끈했다. 레노버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는 소문에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한 것이다. 소니는 NHK 보도가 나간 그 날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니는 PC 사업을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라면서도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레노버와 소니가 합작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알렸다.

lenovo

영화배우 애쉬턴 커처와 레노버

정정 자료가 나온 이후에는 소문이 사그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소니의 이례적이고도 즉각적인 반발에 물음표를 다는 이들이 많다. 소니가 소문을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인 것 아니냐며 묻는 통에 소문이 쉽사리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 소문이 소문으로 끝나지 않고, 뒤에 더 이야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소니 바이오 PC 사업부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다는 데서 이번 소문이 소문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투자전문업체 무디스의 일본지사는 지난 1월27일 소니의 투자등급을 ‘정크(Junk)’ 단계로 낮췄다. 투자하기 적합하지 않은 등급이라는 뜻이다. ‘소니의 굴욕’으로 포장돼 여러 매체에 보도되기도 했다.

마키 하나타테 무디스 수석 신용등급 책임자는 소니 보고서에서 “소니의 TV와 PC 사업 모두 치열한 글로벌 경쟁과 급속한 기술의 변화, 제품 노후화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라며 “스마트폰의 빠른 변화에 따른 제품의 자기잠식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의 감소로 이어진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소니가 4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위험요소로 꼽혔다.

lenovo_500

자료: 가트너, 1월

레노버의 동력이 바이오 브랜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소문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레노버가 소니의 바이오 브랜드를 활용해 PC 사업 영역을 중국 이외의 나라로 쉽게 확대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레노버는 지난 2013년 전세계 PC 업체 톱5 중 유일하게 성장한 업체다. HP와 델, 에이서, 에이수스가 적게는 2.2%, 많게는 28% 가까이 역성장하는 동안 레노버는 2012년과 비교해 2.1% 성장했다. 하지만 모든 PC 업체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레노버도 안심할 수는 없다. 단순히 PC를 많이 파는 것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임은 분명하다.

레노버의 기업인수 ‘먹성’이 최근 최고조에 달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레노버는 1월30일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우리돈으로 약 3조1천억원에 사들였다. 이보다 일주일 전에는 IBM의 x86 서버 사업부를 약 2조5천억원에 인수했다. 레노버는 두 번의 거래로 스마트폰과 기업용 솔루션 사업부에 미국 업체의 DNA를 이식한 셈이다. 레노버 PC 사업부의 뿌리에도 미국 IBM이 있다. 레노버가 사업 규모를 키우는 상황에서 소니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sideway@bloter.net

기술을 이야기하지만, 사람을 생각합니다. [트위터] @Sideway_s, [페이스북] facebook.com/sideways86, [구글+] gplus.to/sideway [e메일] sidewa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