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포럼] “마케터여, 데이터 조련사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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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창조적인 영역인 것만 같다. 어디에선가 영감을 받아 이벤트를 벌이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에 이벤트 홍보 글을 올리거나 광고를 집행하는 게 마케팅이 아니겠는가. SNS에 재기발랄한 글을 올리면 금상첨화일 테고.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한 게 있다. ‘마케팅을 왜 하나?’

돈 벌기 위해서 아닐까. ‘이 당연한 대답을 기업과 마케터가 종종 잊는다’는 말을 입을 모아 얘기하는 세 사람을 만났다. 웹마스터 출신 마케터, 개발자 출신 마케터, 100원을 쓰면 1천원을 벌어야 한다는 마케터다. 세 사람이 공통으로 하는 얘기가 하나 더 있다. 마케팅은 데이터에서 나온 것이어야 하고, 데이터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을 더는 IT만의 영역에 붙들 수 없다.

  • 일시 : 2014년 2월11일 화요일 오후 4시~6시
  • 장소 : 홍대 토즈
  • 참석자 : 김선영 골든플래닛 이사, 박지희 요기요 부사장, 문석현 티켓몬스터 기술정보랩 박사,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장, 정보라 블로터닷넷 기자

블로터포럼 마케터가 본 데이터 분석

김선영 골든플래닛 이사 오늘 나누고 싶은 얘기가 참 많다. 먼저 빅데이터라는 트렌드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다. 나는 여기에 허와 실이 분명하게 있다고 본다. 사내에서 데이터 분석 팀 또는 마케팅 조직의 위상이 어떤도 듣고 싶다. 데이터를 토대로 의사결정하는 문화가 얼마나 뿌리내렸는지가 내 관심사다. 마케팅 영역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국내에서 이제 막 첫 걸음을 뗐다. 담당자가 악전고투하는 상황이다. 조직 내부에서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빅데이터 얘기부터 해보자.

데이터에 기반한 마케팅과 의사결정이 중요해

문석현 티켓몬스터 기술정보랩 박사 ‘빅’자 떼고 데이터부터 보자. 의사결정을 팩트에 기반하여 내리는 조직은 자연스럽게 빅데이터 얘기가 나오게 돼 있다. 예를 들어 트랜잭션 데이터를 많이 보는 기업이 있다고 치자. 누가, 얼마를 샀고, 어떤 제품이 얼마나 팔렸는지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안 산 사람은 왜 안 샀지? 어디까지 움직이다가 안 샀지?’ 그럼 웹 로그와 모바일 로그를 분석해야 한다. 그 단계까지 가면 기존 시스템으로 안 된다.

티몬은 하루 페이지뷰(PV)가 1천만까지 나온다. 그걸 DB에 올리는 것부터 버겁다. 그래서 우린 하둡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꽤 잘 구축했다고 생각하지만, 마케터 중에서 쓸 줄 아는 사람이 몇 명 없다.

분석용 도구를 쓰면 되는데, 쓰다보면 답답하다. 도구 자체가 제한된 관점을 가지고 설계한 걸 그대로 보게하는 것 아닌가. 마케터의 요구를 채워주지 못한다. 결국, 깊이 있게 들어가려면 데이터를 만질 줄 알아야 한다. 개발자 수준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마케터와 개발자는 다르다. 마케터는 보통 MBA, 경영을 전공했다. IT를 잘 모른다. 그런데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직원 3분의1이 하둡에 쿼리를 날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데이터로 가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지 않을까.

마케터가 IT를 모르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장기적으로 이렇게 될 걸로 생각한다. 빅데이터는 이 길로 가는 과정에서 내부에서 요구가 나와서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철환 적정마케팅소장 빅데이터라는 것은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있어야 하고, 데이터에서 통찰력을 얻어낼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 같다. 다루는 사람에 따라서 데이터는 클수도 작을수도 있겠다.

문석현 방향이 명확하면 어떻게든 빅데이터로 조금씩 가게 돼 있다. 그것 없이 ‘데이터 모아놓으면 뭐든 되겠지’라고 접근하는 곳은 고생한다. 빅데이터가 뭔지 모르지만, 시스템부터 구축하고 나서 뭘 할지 찾아보자는 곳이다. 그렇게 접근하여 잘 된 사례를 본 적이 없다. 그렇게 하고선 비싼 돈 들여 구축했는데 죽도 밥도 안 된다며 분석 조직을 없애고 사람들을 이리저리 찢어 보낸다.

데이터 솔루션 파는 회사 좋은 일만 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빅데이터 허와 실은 이 정도다.

박지희 요기요 부사장 마케터로서 공감한다. 요기요에 오기 전에 퍼포먼스 마케팅을 했다. 마케팅 캠페인에 쓴 1달러 1센트조차 ROI 계산을 했다. 그러다 한국에 들어와 빅데이터 트렌드를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당연히 써야 하는 걸 왜 새삼스럽게 얘기하는가. 마케터는 당연히 ROI를 보고, 투자하여 얻을 수 있는 고객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 그걸 왜 빅데이터라고 명명하여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지 의문이 들었다.

난 마케팅 전공이다. 1학년 1학기에 경영정보시스템(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MIS)이란 수업을 들었다. 첫 강의가 데이터와, 정보, 지식을 정의하고 차이점 설명하기였다. 그때는 너무 뻔한 얘기로 정의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그 수업이 떠오른다. 사람들은 데이터와 정보, 지식을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터가 데이터로 그치고 있다.

동시에 빅데이터 트렌드를 보며 마케팅이 효율적이고 현실적으로 진화한다고 생각했다.

김선영 골든플래닛 이사김선영 이런 얘길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 빅데이터를 화두로 던졌다. 그런데 문석현 박사가 ‘마케터는 하둡을 다뤄야 하고’ 이 부분에 일면 동의하고 일면 동의하지 않는다.

마케터가 기술을 알아야 한다는 말은 동의한다. 기술을 모르면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마케터가 모든 걸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난 웹마스터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0년 전 웹마스터는 유망 직업이었다. 10년이 지나고 웹마스터는 사라지고 웹 기획자, UX전문가 등으로 세분화됐다. 마찬가지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도 세분화될 것이다. 그래서 빅데이터처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도 허상이 있다고 본다.

나는 CRM 컨설턴트로도 일했다. 벤더사들은 솔루션이 10억원이라고 했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 도입하거나 검토한 곳이 많았다. 사실 CRM은 경영 철학에 가깝다. right customer, right message, right time, right channel. 그런데 이 철학이 기업에 반영이 되기 전에 벤더가 먼저 들어왔다. 기업은 솔루션부터 도입하고, 말아먹고, ROI 안 나오고, 도입 담당한 직원을 자르는 모습을 빚었다.

김철환 박지희 요기요 부사장의 말과 연결되는 얘기다. 기술이 없던 오래전부터 분석에 기반한 마케팅이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다면 CRM은 달라졌을 것이다.

박지희 데이터 분석이 세분화 될 것이란 김선영 이사의말에 동의하지만, 지금은 너무 그쪽으로 치우친 것 같다. 우리나라는 벤더와 솔루션, 개발 쪽으로 치우쳐서 CRM을 안다는 사람은 그쪽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문석현 생각 없이 솔루션을 도입하면 분명히 망할 것이다.

김선영 빅데이터 현상을 까발리고 싶다. CRM을 보라. CRM이란 좋은 철학이 국내에서는 의사결정권자에게 배척을 당한다. ‘해보니까 돈만 들고 산출물이 없는데 그걸 왜 해?’가 됐다. 벤더 사 중심의 빅데이터 시장이 CRM 시장처럼 되면 C레벨에서 데이터 염증주의가 나올까 걱정된다. 기업은 빅데이터를 얘기하기 전에 데이터 분석부터 하길 바란다.

정보라 아무리 작은 데이터라도 괜찮다는 것인가?

김선영 그렇다.

김철환 그럼 빅데이터는 무엇인가? 기술자가 바라보는 빅데이터와 마케터가 보는 빅데이터가 다른가.

문석현 어떤 콘퍼런스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size does matter’ 얼마나 커야 한다는 것일까. 통상적인 DB엔진으로 버틸 수 없으면 빅데이터라고 생각한다. 개인용 하드디스크에 테라바이트가 장착되는 때이니, 하루 백만에서 천만 건이 데이터와 빅데이터를 가르는 경계가 아닐까. 이걸 넘어가면 기존 DB시스템만으론 어렵다.

하루 천만건 넘는 데이터는 흔하지 않다. 티몬 거래 건수가, 하루 십만 건이다. 하루 십만 건 트랜잭션 발생하는 곳도 많지 않다. 하루 천만 건이 넘어가려면 이동통신회사는 되어야 한다. 포털이 페이지 단위로 움직임을 보겠다고 하면 천만 건이 넘을 것이다. 게임 포털은 많을 경우 하루 피브이가 1억건이다. 게임 내에서 활동을 모두 로그로 남기면 그것도 크기가 어마하다. 그런 게 빅데이터다.

박지희 마케터 관점으로 얘기하면, 꼭 구분을 해야 하나 싶다. 사실은 그냥 분석해서 활용하는 게 데이터다. 데이터이면 데이터이지, 빅데이터는 무엇인가. 이걸 굳이 구분해야 한다면 SQL로 돌릴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면 빅데이터로 보아야 하나?

김철환 빅데이터는 벤더사가 만든 트랜드 키워드일 수도 있겠다.

김선영 빅데이터 정의가 참 많은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비용이 싸서 버릴 필요가 없는 상태의 데이터. 예전엔 데이터를 모으는 것조차 비용이 들어서 다 버렸다. 그때는 데이터를 클렌징하고 버리는 것도 일이었다. 그리고 모은 데이터를 만지기만 해도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있다.

오늘은 빅데이터이든, 데이터이든 데이터 분석으로 통일하여 말하자. 오늘 온 분들의 회사는 데이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 데이터에 의관한 의사결정이 얼마나 뿌리를 내렸는가.

IT인프라, 디지털 마케터에게 날개

문석현 나는 지금껏 인터넷 회사를 3곳 다녔는데 회사마다 데이터를 바라보는 태도가 달랐다. 첫번째 회사는 경영진이 경영학과나 MBA 출신이었다. 이런 분들은 데이터를 중요하게 여긴다. ‘숫자보고 경영한다’는 게 강했다. 데이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제안을 고려하지 않는 문화였다.

김철환 요기요 부사장이 말한 MIS가 내재화된 회사같다.

문석현 티켓몬스터 기술정보랩 박사문석현 그 회사에서 데이터는 의사를 결정하고 사업 방향을 내리는 참고자료였다.

두 번째 회사는 게임회사였다. 경영진이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직접 데이터를 들여볼 줄 알았다. 마케터가 회사에 데이터를 볼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무슨 필요가 있어?’란 답이 돌아왔다. 그러다 보니까 마케터는 일하는 데 제약이 있고, 개발자는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또, 게임을 만드는 사람은 자부심이 엄청 크다. 맨땅에서 세상에 없는 걸 창조하는 예술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데이터에 기반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엔 쉽지 않았다.

티몬은, 2012년 6월 입사했다. 신현성 대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의 아마존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데이터 분석 기반 추천 시스템을 말하려는 게 아닌가 싶다. 내가 들어왔을 때 회사는 분석 도구로 무엇을 쓸지 고민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회사라면, 구글 애널리틱스로도 충분하지만, 한국의 아마존을 지향한다면, 이걸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하여 내부에서 구글 애널리틱스와 비슷한 도구를 만들었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페이지에다 스크립트를 태깅하여 심으면, 구글이 집계하여 UV, PV 몇명인지 보여준다. 이런 도구가 공짜라는 게 대단하다. 그런데 숫자를 보지만, 누구인지를 모른다. 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처리하기가 까다롭다.

아마존과 같은 추천 기술 쓰려면 누구인지 다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런 도구를 들자고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돌아가고 있다. 검증 시스템도 갖췄다. 상품을 똑같은 지면에다가  A의 방법으로 보여줬을 때와 B의 방법으로 보여줬을 때 클릭률을 비교한다. AB테스트인데 이런 게 의사결정에 조금씩 녹아들고 있다.

지금까지 거친 회사 3곳 중 티몬이 가장 좋다. 데이터로 해보고 싶은 건 다 하고 있다. 내부에서 호응을 안 하거나 상급자가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면 못해본다.

김철환 빅데이터라는 개념은 어렵다. 마케터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다르게 본다. 그런데 티켓몬스터는 대표가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 같다. ‘한국의 아마존’이란 말로 회사가 데이터로 뭘 하려는 것인지 경영자와 개발자, 마케터에게 비전을 제시했다. 그래서 각 파트는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뭘 해야하는지 공유가 됐겠다.

김선영 그래서 ‘톱’이 중요하다.

문석현 리더십이 거기에 관심이 없으면 밑에 있는 사람은 절대 안 움직인다.

김선영 말씀 중 ‘하고 싶은 걸 다 한다’라는 얘기가 감명 깊었다. 데이터 분석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분석에서 인사이트를 뽑으면 그걸 AB테스트하거나 제품 배치를 바꾸다니. 분석이 실행으로 연결되어야 재미가 있는데.

문석현 조금씩 그렇게 가고 있다. 디폴트 탭이 열 번 클릭이 일어나면 뒤쪽에 있는 탭은 한 번도 클릭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숫자를 보여주면 달라진다.

박지희 나는 티몬이 인프라를 갖췄다는 것이 부럽다. 우리도 AB테스트를 한다. 어떤 포인트를 분석할지 이해하고 개발하는 게 중요한데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문석현 요기요는 어떠한가?

박지희 요기요는 스타트업이고 IT 인프라를 이제 막 구축하고 있다. 투자를 적게 하면서 가치를 최대한으로 뽑아내려는 니즈가 있지만,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 그렇지만 KPI를 정하고 부서마다 KPI 하나만 보고 가는 마인드를 어느 정도 구축하고 있다.

김철환 요기요는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 분석에 기반한 마케터가 회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보여준다.

김선영 박지희 부사장의 얘기를 들으면서 요기요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KPI로 평가한다는 것 때문이다. 마케팅이 숫자와 데이터 중심으로 가게 되는데 그러면 문화가 바뀐다.

박지희 나는 티몬의 인프라가 부럽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있고 AB테스트를 즉각 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

김선영 투자 여력이 있는 곳이면 티몬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필수조건, 개발자와 대화하기

정보라 누구나 티몬 같은 순 없다. 작은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하나.

김선영 요즘 기술 경향 중 하나가 복잡한 IT 도움 없이 손쉽게 마케팅하기다. 회사 규모에 맞게 인프라를 투자할 것이냐, 시중에 나온 도구를 활용할 것이냐를 선택하면 된다. 규모가 크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IT가 안티일 때도 있다. 데이터 분석가가 의견을 냈는데 실행하려면 ‘두 달 뒤에나’라고 하면 안 된다. 분석이 실행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시간이 그렇게 걸리면, 기차는 떠났다.

김철환 대화하는 요령이 필요하겠다.

문석현 김선영 이사가 말한 서러움을 두 번째 회사에서 느꼈다. 그때 나는 마케터와 개발자 양쪽에 을 마인드로 접근했다. 부탁하려는 일이 해당 부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했다. ‘이 것만 해주면 이런 결과를 내겠다’라고 설득했다. 지금도 조심한다. 내가 잘난 척하는 걸로 비춰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게 핵심 아닌가.

결국 데이터가 비즈니스에서 성공적으로 쓰이려면 3가지가 순서대로 작동해야 한다. 먼저 분석이 실행으로 연결이 되어야 한다. 그럴려면 콜라보레이션을 해야 한다. 두 가지가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리더십이 받쳐줘야 한다.

김선영 깊이 공감한다. 개발자는 개발자의 코드가 있다.

박지희 다른 언어를 쓰는 것 같다.

김선영 눈 마주치고 얘기해도 돌아서서 메모한 걸 놓고 비교하면 서로 다른 걸 적었다. 입장과 처지에 따라서 기억하는 문구도 달라진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행하려면 의사소통 기술이 필요하다. 마케터입네, 개발자입네,라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 생존 능력이 떨어진다.

문석현 IT쪽에서 안 된다고 하는 걸 마케팅 쪽이 요구 사항을 조금만 바꾸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도 있다. 양쪽 다 알면 별 것 아닌데 잘 모르면 곤란하다.

박지희 우리 팀은 멤버 대부분이 SQL 쿼리 돌리는 것은 할 줄 안다. 제가 어떤 데이터를 찾아오라고 하면, 그에 맞는 SQL 쿼리를 어떻게 뽑을지를 아는 것이다. SQL 쿼리를 뽑으려면 DB 구조를 알아야 개발자에게 무슨 필드를 뽑아야 하는지 물을 수 있다.

문석현 IT 모르는 분이 그 세계에 있는 분과 얘기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김선영 난 개발자 출신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런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제일 싫었다. 디자이너가 곡선을 그려오면 그걸 웹페이지에 구성하려고 나는 블록을 짜야 한다. 디자이너는 휙 그렸겠지만, 기술적으로 쓸 데 없는 일을 기획해오면 짜증이 났다. 마케터조차도 기획할 때 기술을 잘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산출물 자체가 다르다.

문석현 개발하는 리소스도 달라진다.

디지털 마케터에게 필요한 기술은 데이터에 질문하기

김선영 우리나라에서 데이터 분석 ROI가 안 나오는 것은 실행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분석을 위한 전 단계. 트래킹 단계가 너무 힘들다. 솔직히 말해서 고통스럽다. 페이지 만들 때마다 트래킹을 고려해야 하는데. 트래킹 코드 까먹거나 안 심어서 데이터가 쌓이질 않는다.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하나.

박지희 요기요 부사장박지희 우리는 캠페인 성격별로 캠페인 매니지먼트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우리가 사용자가 되어서 캠페인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지금 우리가 가진 도구로 추적할 수 있으면 그 캠페인은 실행한다. 만약 추적할 수 없다면 그 캠페인은 하지 않는다. 요즘은 모바일 앱이 변수다.

정보라 무슨 뜻인가. 모바일 앱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인가.

김선영 우리가 원하는 수준만큼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도구가 없다.

박지희 웹에서는 추적 코드를 사용자 웹브라우저에 쿠키로 심어 전환 패턴을 본다. 모바일 앱은 사용자가 앱스토어를 지나가는 과정에서 추적 코드가 사라져 버린다. 다운로드까지는 추적해도, 주문 전환으로 연결되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문석현 모바일 분석에 적합한 도구는 나도 아직 찾지 못했다.

김선영 스마트폰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앱 분석 도구는 그 속도를 쫓아가지 못한다. 사용자 위치를 분석하는 도구도 나오지 않았다.

얘기로 돌아가, 박지희 부사장 얘기에서 이벤트와 캠페인을 하기 전에 프로세스를 그린다는 게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 마케터는 ‘do’만 한다. 일단 하고 보는 것이다. 마케터가 내부 장사를 못하는 건 행동만 해서 그렇다. 대기업에도 요기요와 같은 문화가 자리잡은 곳은 없다.

박지희 당분간은 마케터가 10년 전 웹마스터처럼 모든 걸 다 해야 하는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문석현 박사와 같은 사람이 나오겠지만.

문석현 사실 데이터만 파서는 현장을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마케팅과 개발, 양쪽 다 쫓아 다니면서 얘기를 듣는다.

김선영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가. 박지희 부사장은 후배 마케터에게, 문석현 박사는 후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조언을 해주면 좋겠다.

박지희 마케터에게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습관을 들여야지. 트래킹 코드를 어디에 심고 어떻게 트래킹할지 고민하는 것과 캠페인할 때 체크리스트를 보는 훈련을 하길 바란다. ‘캠페인에 100원을 쓰면 얼마까지 뽑아낼 수 있나’와 같은 고민도 해보라. 그러면 어떤 데이터를 봐야 할지 알게 된다. 난 요기요에 합류하기 전 호텔에 있었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운영하는 조직이었다. 이곳은 부서를 운영하는 인건비와 마케팅 ROI를 10대1을 지켰다. 1을 투자하면 10을 벌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7년간 훈련을 받았다.

문석현 전방조직과 후방조직이 있다고 한다. 전방조직은 실행하고 매출을 만들고, 후방조직은 전방조직이 일을 잘하도록 지원한다. 개발자는 후방조직이다. 나는 데이터를 가지고 사업을 잘하려면 후방조직이 전방조직을 경험해야 한다고 본다. ‘매출을 끌어올릴 방도를 고민해 보시라’라고 요구하고 싶다.

후방조직이 전방조직을 경험하면 시각이 완전히 바뀐다. 나는 그런 경험을 할 기회가 있었다. 본인 발전을 위해서,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매출을 KPI로 두고서 일을 해봐라. 그게 이쪽에서 장기적으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반드시 필요하다.

난 개발자 출신이다. 이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땄지만, 첫 직장에서 사업 기획과 마케팅 전략을 하겠다고 뛰어들었다. 많이 깨졌다. 그래도 시스템을 아는 덕분에 경쟁력은 있었다. 마케터는 데이터 한 번 보고 싶어도, 요청하고 받는 데까지 일주일이 걸린다. 난 직접 뜯어서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보다 많이 볼 수 있었다.

마케터와 일할 때엔 이 분들이 알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듣는다. 그 다음에 데이터로 그 궁금증을 어떻게 풀지를 고민한다. 자주 봐야 하는 수치는 개발자와 얘기하여 매일 볼 수 있도록 웹 사이트를 만들어달라고 한다. 내가 중간에서 하는 일이 이런 것이다.

정보라 오늘 포럼이 진행되는 동안 데이터 사이언스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마케팅의 영역에 있을 줄은 몰랐다. 문석현 박사가 특이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건가?

문석현 그렇지 않다. 나는 기업 내에서 돈 버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

김선영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데이터를 굴리고 찾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쓰면 되겠다.

문석현 그런데 정보라 기자가 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데이터로 돈이 벌려요?’

김선영 디지털 마케팅에서 핵심은 퍼포먼스 마케팅이어야 한다.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야 하는데 한국은 아트로 간다.

블로터 포럼에서 못다한 얘기들은 오는 2월25일(화)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리는 블로터 컨퍼런스 ‘소셜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인사이트’에서 이어집니다. 데이터를 조련하는 마케터들의 토크 콘서트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 기다립니다.

[블로터컨퍼런스] 소셜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