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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내린 4k 모니터, 비결은 패널 차이

2014.02.19

4k 디스플레이는 좋다. 두말할 필요 없지만, 값이 비싸기에 선뜻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요즘 500달러대, 우리돈 60만원대 4k 모니터들이 슬금슬금 등장한다.

시작은 델이었다. 델은 올해 국제소비자가전쇼(CES)에서 4k 모니터를 560달러에 공개했다. 요즘같은 땐 모니터를 60~70만원 주고 구입하는 것도 만만찮게 느껴지지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수백만원을 넘나드는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신형 맥프로와 4k 카메라 등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소비하기 위한 대중적 디스플레이의 보급이 필요한 시기다.

polaroid_4ktv

현재 4k의 해상도 규격은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한데 대체로 1920×1080 픽셀의 HD해상도를 가로·세로 각각 2배씩 늘린 3840×2160픽셀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 이 형태를 띄고 있긴 한데 다른 비율의 디스플레이도 해외에서는 종종 눈에 띈다. 극장에서 쓰는 4k 해상도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영상 콘텐츠를 비롯해 4k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이 해상도로 보면 된다.

갑자기 싸진 4k 모니터

세계적으로 가장 화제가 되는 4k 모니터는 델의 ‘울트라HD P2815Q’다. 델은 CES에서 이 모니터를 발표하고 애초 699달러에 판매했다. 100만원이 훌쩍 넘던 모니터를 700달러 정도에 살 수 있다는 것이 화제가 되면서 순식간에 유명세를 탔다. 델은 한술 더 떠서 140달러를 더 깎아 559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아직 안 팔고 있지만 그 관심은 대단하다. 폴라로이드도 비슷한 가격대에 4k 디스플레이를 내놓을 전망이다.

델 뿐 아니다. 올해는 4k 모니터의 가격이 눈에 띄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델이 있다면 국내에는 삼성 제품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싸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은 삼성전자의 ‘U28D590’이다. 이 제품은 28인치 제품으로 3840×2160 해상도를 낸다. 델과 크기나 해상도는 같은데 가격은 60만원 정도에 팔린다. 삼성은 이 모니터의 화면을 2개로 나눠 서로 다른 HDMI 입력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넣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고급 제품들은 수백만원에 달한다. 에이수스의 ‘PQ321QE’는 31.5인치 화면의 4k 디스플레이인데 4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저가 바람을 일으킨 델도 3214Q의 경우 31.5인치에 475만원을 매겼다. 전문가용으로 꼽히는 에이조의 것은 36인치가 2800만원에 이른다. 가격 차이가 천차만별이라 해도 그 격차가 너무 크다.

dell_4k

요즘 제조사들이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패널 종류 때문이다. 비싼 모니터들은 IPS를 비롯해 색 표현력이나 반응 속도, 잔상 등이 없는 고급 패널을 쓴다. 모니터 제조사들이 직접적으로 패널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것을 쓰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대체로 색 표현력이 100%에 근접해 있다. 색 표현력은 원본 소스에서 표현돼 모니터에 전달되는 색을 얼마나 가까이 표시할 수 있느냐를 따지는 것인데, 보통 모니터들은 IPS나 PLS라고 해도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가 제품, 비싼 이유 있었네

현재 4k 해상도 모니터를 쓰는 사람들은 영상과 그래픽, 설계 등 주로 정확한 색을 만지는 전문가 직종들이 많이 써 왔다. 자연스럽게 고급 패널이 주가 됐고,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모니터 가격을 뚝 떨어뜨린 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TN 패널을 쓰기 때문이다.

TN 패널은 화면의 입력 변화에 응답하는 속도가 다소 느리고 색 표현력과 가시각도 떨어진다. 특히나 큰 화면에서는 안쪽과 바깥쪽, 위와 아래 색이 조금씩 변하기 때문에 색을 예민하게 만지는 경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기술이 좋아지면서 단점이 많이 보완돼 일반적으로 PC를 쓰는 용도로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에 올라았다. 하지만 아직도 TN 패널은 모니터의 구매를 가름하는 가장 큰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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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제품이 대체로 많은 이윤을 남기긴 하겠지만, 저가 제품과 반대로 분명 패널 가격 자체가 비싸고 그만큼 성능도 좋다. 저가 제품들이 나오고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가격이 내려가긴 하겠지만 이전 모니터들처럼 자연스럽게 가격 차이가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전체로 보면 가격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간다. 한 중소 모니터 업체 관계자는 “대만과 중국 등에서 가격이 낮은 4k 모니터 패널 생산을 늘리면서 현재 나와 있는 대기업 제품들보다 더 싼 패널을 찾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라며 “4k 모니터 시장 확대가 자연스럽게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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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