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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하철 와이파이, 왜 그렇게 느리죠?

201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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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와이파이는 거의 접속이 안 되더군요. 어쩌다 접속돼도 인터넷도 못 할 만큼 느려요. 왜 그런거죠?” – 강은미(노원구)

이번 달이 채 반도 안 지난 어느 날, 스마트폰을 열어 남은 데이터를 확인해 봅니다. 아뿔싸. 달력은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기어갔는지 이달의 반절도 못 넘었는데, 데이터 사용량은 토끼처럼 날쌔게 뛰어가느라 벌써 팔부능선을 넘었군요. 거 참, 깡통 차고 데이터 동냥이나 다녀야겠습니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싼 요금제를 쓰는 이들은 그래서 지하철이나 도심에 설치된 무료 와이파이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지하철이나 카페에 들어가면, 와이파이가 어디 있는지부터 살핍니다. 스마트폰을 안 볼 수는 없고, 그렇다고 LTE 데이터를 쓰자니 남은 용량이 걱정되는 탓이죠.

헌데, 속 터지는 경험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지하철 와이파이로 제대로 인터넷을 즐겨본 기억이 언제인지도 가물가물합니다. 연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고, 운 좋게 연결됐다 해도 웹페이지 여는데만도 한세월이 걸리니까요. 이쯤 되면 지하철 와이파이는 쓰라고 만들어 둔 것인지 이동통신업체가 생색내려고 설치한 것인지 아리송할 정돕니다. 속 터지는 지하철 속 와이파이, 왜 그렇게 연결하기 어려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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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T 올레 스마트 블로그

“가장 큰 이유는 지하철 안에 많은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한 와이파이에 많은 사용자가 몰리다보니 출퇴근 시간이나 사람이 많은 경우 접속이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국내 이통동신업체 관계자는 “와이파이는 접속 단말(AP)이 제공하는 무선자원을 접속한 사람이 나눠 쓰는 개념인데, 그 때문에 사람이 많은 경우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하철 객차 안에는 1개의 와이파이 AP가 설치돼 있습니다. SK텔레콤과 KT의 것입니다. 이 AP에는 이론적으로는 최대 256명까지 접속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정에서 쓰는 와이파이와 비교해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256명은 이론적인 숫자일 뿐, 실제로 접속한 이들이 어떻게 인터넷을 쓰느냐에 따라 숫자는 많이 떨어집니다.

또, SK와 KT가 지하철 객차 안에서 지원하는 와이파이는 사실 와이브로망과 연결돼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유선 초고속 인터넷망에 연결된 와이파이는 보통 150Mbps 속도를 내지만, 와이브로는 20~30Mbps 속도를 냅니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와이파이와 비교해 지하철 와이파이의 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한 까닭입니다. 와이브로망을 와이파이 신호로 쓰는 것은 지하철뿐만 아니라 고속버스도 마찬가집니다.

지하철 한 칸 안에 타는 사람 수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서울메트로가 밝힌 서울 지하철 한 칸의 적정 수용 인원은 약 160명 정도. 하지만 출퇴근 시간 지하철 2호선만 봐도 알 수 있죠. 어디 160명만 타나요. 한 칸에 300여명 가까운 인원이 타는 혼잡한 상황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제 단순하게 계산해 보자고요. 탑승객 300명이 모두 스마트폰을 쓰고, 와이파이를 켠 상태라고 가정해 봅시다. SK와 KT, LG유플러스 국내 가입자가 5 대 3 대 2 비율이니 객차 안에 있는 SK와 KT의 와이파이 AP에 연결되는 사용자 수는 각각 150명과 90명 정도입니다. 지하철 와이파이 AP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와이브로망이 낼 수 있는 최대 통신 속도는 약 30Mbps 정도. 150명과 90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 자원을 나눠쓰는 상황이니 그만큼 속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더러는 접속조차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혼잡한 지하철에서 사람이 빠져나가면, 즉 와이파이 AP에 연결된 사람이 좀 줄어들면 다시 인터넷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도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 사용자가 빠져나간 시점을 와이파이 AP가 칼로 무 자르듯 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용자가 웹페이지를 띄워두고 그저 글씨만 읽고 있다면 어떨까요? 와이파이에 연결해 신호를 받긴 했지만, 이후 몇 분 동안은 데이터를 요청하지 않게 됩니다. 이를 유휴시간(Idle)이라고 보는데, 이 때문에 와이파이 AP는 유휴시간이 약 5분 정도 지난 이후 최종적으로 연결을 끊습니다.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지원하는 와이브로망도 무선 이동통신이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이 균일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사용자의 와이파이 사용 방식에 따라 지하철 객차 안에서 느끼는 와이파이 품질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하철 와이파이 품질을 높이는 방법은 없을까요? 객차 안에 와이파이 AP를 더 설치하면 어떨까요? 와이브로가 아니라 LTE 신호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두 방법 모두 여의치 않습니다.

와이파이 AP를 더 설치해봤자 무선 이동통신망인 와이브로가 똑같이 서비스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와이브로망끼리 간섭이 생겨 품질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 이동통신업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와이브로대신 LTE를 와이파이 AP에 물리는 방법도 좋은 해결책은 아닙니다. 지하철 안에는 와이파이가 아니라 LTE 신호를 그대로 물고 타는 이들도 많습니다. 지하철 객차가 LTE 신호를 와이파이로 쓰게 되면, 스마트폰에서 LTE를 쓰는 이들의 품질이 떨어지겠죠.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적정한 AP 개수나 배치 방법 등 최적화된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현재로서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와이브로망을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답변했습니다.

sidewa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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