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첫 선을 보인 ‘갤럭시S’ 시리즈는 매년 한 가지씩 새제품을 선보이며 숨가쁘게 발전해 왔다. 삼성전자는 2월24일 5번째 시리즈를 내놓으며 또 한번 세대교체를 했다. 어느새 갤럭시S는 구글의 ‘넥서스’ 시리즈와 더불어 한 해동안 안드로이드폰의 방향을 정하는 구심점이 됐다.

처음 나왔던 갤럭시S는 스마트폰으로서는 흔치 않은 1GHz 프로세서를 도입했다. 2010년에 나온 초기 안드로이드폰은 대개 600MHz~800MHz 정도의 프로세서를 많이 썼다. 피처폰을 만들다가 스마트폰을 도입한 제조사들은 빠른 프로세서에 대한 수요에 둔감했기 때문이다. 이때 삼성은 빠른 칩을 전면에 내세워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했던 안드로이드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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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갤럭시S’ – 빠른 스마트폰 먹히던 시대

갤럭시S는 안드로이드를 만든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이 나서서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으로 꼽았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났다. 이는 성능으로 삼성의 애를 먹였던 윈도우폰의 경험에서 온 것이다. 독특한 색을 표현했던 AMOLED 디스플레이도 인기에 한몫했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한 논란도 뒤따랐다. 제품의 디자인과 홈버튼, 앱 아이콘을 비롯한 전반적인 분위기가 당시에 세계적으로 인기 있었던 아이폰을 닮았다는 딱지는 최근까지도 삼성전자를 괴롭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의 카피캣 논란은 갤럭시를 아이폰과 견주는 스타 제품으로 만들어주는 데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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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갤럭시S2’ – 가장 빠른 스마트폰 자리매김

이듬해 등장한 ‘갤럭시S2’는 스마트폰 시장에 듀얼코어 바람을 몰고 왔다. 여전히 안드로이드는 ARM 기반 프로세서에서 돌기에 버거웠다. 이에 삼성은 PC처럼 2개 코어를 하나의 칩에 심어 성능을 끌어올렸다. 화면도 더 커졌다. 이때부터 갤럭시S엔 세대가 바뀔 때마다 코어 개수를 2배로 늘리고 화면도 더 크게 만드는 것이 정착됐다.

갤럭시S2의 등장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도 듀얼코어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고 다른 것보다 ‘빠른 스마트폰’이 판매와 직접 연결된다는 논리로 연결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의 화면 크기와 해상도를 늘린 갤럭시S2HD, LTE를 쓴 갤럭시S2 LTE 같은 곁가지 제품도 내놓았는데 이후 ‘갤럭시S는 1년에 한 가지만’이라는 원칙을 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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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갤럭시S3’ – 성능 기반한 기능 확장

‘갤럭시S3’은 갤럭시S2가 나온 지 1년 조금 지난 2012년 5월에 나왔다. 등장 자체가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4.8인치 화면과 쿼드코어 프로세서는 단숨에 시장을 압도했다. HTC가 고성능 스마트폰으로 추격했지만 삼성은 새로 개발한 엑시노스4 4412 칩으로 경쟁에서 멀찍이 달아났다. 여러가지 요소들을 넣긴 했지만 여전히 갤럭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성능에 있었다.

갤럭시S3부터 여러가지 기능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예컨대 눈동자를 인식해서 화면이 꺼지지 않게 하는 기능이 당시 이슈가 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아이폰4S’의 시리와 더불어 음성인식 서비스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요한 화두가 됐는데 삼성은 갤럭시S3에 ‘S보이스’를 넣었다. 음성인식은 흐름이긴 했지만 역시 시리의 아류작이라는 평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카피캣 논란은 특허 소송과 함께 절정에 이르렀다. 다만 갤럭시S3부터 삼성의 독자적인 디자인이 자리를 잡았고, 그 실루엣이 갤럭시S5까지 고스란히 이어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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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갤럭시S4’ – 평준화 바람, 그리고 위기론

‘갤럭시S4’는 하드웨어에 대한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시리즈다. 코어 개수를 2배씩 올리던 ‘전통’은 갤럭시S4에서도 이어졌다. 삼성은 코어텍스 A15코어와 A7 코어를 각각 4개씩 합친 4×4 빅리틀 프로세서 ‘엑시노스5’를 갤럭시S4에 앞서 발표하며, 8개 코어가 들어있다는 이유로 ‘옥타코어’라고 이름 붙였다. 논란이 있긴 했지만 8개의 코어가 들어 있던 것은 분명했기 때문에 ARM도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엑시노스5 옥타의 발열과 배터리 문제는 불만을 사기도 했다.

삼성은 갤럭시S4를 출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에 LTE-A 망이 깔리면서 갤럭시S4 LTE-A로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했다. 단순히 모뎀만 달라진 건 아니고 통합 프로세서 때문에 스냅드래곤 800으로 프로세서까지 바꿨다. 판매는 여전히 많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이전만큼 폭발적이진 않았다. 삼성은 갤럭시S4 LTE-A를 비롯해 방수를 강조한 ‘갤럭시S4 액티브’, 큼직한 카메라를 쓴 ‘갤럭시S4 줌’, 크기를 줄인 ‘갤럭시S4 미니’ 등의 가지치기 제품도 내놓았다.

삼성은 에어제스처, 사운드앤샷, S헬스, 그룹플레이 등 여러가지 요소들을 넣으며 성능보다 기능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사실상 여전히 하드웨어에 중심을 둘 수밖에 없었다. 결국 벤치마크 조작 혹은 최적화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빠른 스마트폰에 대한 고집이 낳은 사고로 슬슬 하드웨어의 한계가 왔다는 우려도 함께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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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갤럭시S5’ – 성능보다 다른 가치

2014년 등장한 갤럭시S5는 하드웨어 발전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제품 발표회에서는 새로운 프로세서나 해상도 등 그 동안 갤럭시의 경쟁력을 만들어 왔던 가치들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UX에 대한 변화가 있었고 웨어러블 액세서리와 헬스 등 다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전히 디스플레이는 5.1인치로 더 커졌고 프로세서도 2.5GHz로 속도를 끌어올리긴 했지만 하드웨어에 대한 비중은 눈에 띄게 줄었다. 하드웨어가 상향평준화되고 더 빠른 스마트폰에 대한 요구가 예전에 비해 적어졌다. 갤럭시S5에도 더 쓰기 쉽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스마트폰을 내놓겠다는 의도가 묻어 있다. UX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변화의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이게 직접적인 필요에 의한 것인지 하드웨어 성장의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여전히 소비자들은 갤럭시에 ‘가장 빠른 성능’이란 기대를 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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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갤럭시S’ 시리즈 변천사(자료 : 삼성투모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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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