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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게임은 중독물”…‘손인춘법’ 입법 시동

2014.02.26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이 2월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넷 게임중독 문제, 대안은?’을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손인춘 의원은 지난 2013년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의원이다. 이 법안은 게임 업체 매출 중 1%를 기금으로 거둬 게임 중독을 예방하는 일과 치료에 쓰일 자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이른바 ‘손인춘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손인춘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신의진 의원과 함께 게임 중독 문제에 집중하는 대표적인 의원이다.

이날 손인춘 의원은 토론회에서 “4월 국회에서 공청회를 갖고, 이후 법안심사소위를 거치는 등 산업계와 함께 필요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대화와 토론으로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인춘법 입법 절차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의견을 직접 밝힌 셈이다.

손인춘법은 오는 4월부터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치는 등 본격적인 입법 준비과정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손인춘법은 2014년 게임업계 가장 큰 관심사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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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춘 새누리당 의원

“중독은 몰입과 달라, 예방과 치료 필요”

“업계에서는 게임 중독자라는 말 대신 게임 몰입자라는 말을 쓰자고 얘기하는데, 중독은 몰입 다음 단계를 얘기하는 것입니다. 이 법이 몰입자와 중독자를 구별 못 하는 것도 아니고, 중독자는 없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사회 분위기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손인춘 의원은 게임 중독이 실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국회에서 이른바 ‘게임 셧다운제’가 통과될 때도 중독과 몰입을 구분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다른 놀이 대안이 없어 게임에 몰입할 뿐, 게임 중독이라는 개념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당시 셧다운제를 반대하던 이들의 주장이었다. 손인춘법에서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양상이다.

이날 토론에 발제자로 참석한 이형초 두레마을 청소년인터넷 중독치유센터 센터장은 게임에 빠져 아이를 방치한 부모나 게임을 금지하려는 부모를 살해한 청소년의 사례를 들어 게임 중독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손인춘 의원은 그러면서도 게임업계 책임론에 대해서는 손을 내저었다. 게임업체로부터 기금을 거둬 게임중독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중독문제의 책임을 전적으로 게임업체에 전가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손인춘 의원의 주장이다.

손인춘 의원은 “이 법안은 게임 중독에 빠진 이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이들이 게임 외에 다른 놀이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매출 1%로 만든 기금, 어디에 쓰이나

손인춘법 안에 담긴 기금조성 항목도 이날 토론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기금이 과연 어디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 정확히 드러나있지 않은 탓이다. 손인춘법 제12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2조(인터넷게임중독 치유부담금의 부과) 여성가족부장관은 인터넷 게임 사업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100분의 1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인터넷게임중독치유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

간단히 계산해보자. 2012년을 기준으로 국내 게임업계 매출규모는 1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1%면, 약 1천억원 규모다. 매년 1천억원의 기금이 여성가족부의 게임 중독 치유지원 기금으로 쌓이게 된다는 얘기다. 손인춘법은 이 기금이 어떻게 쓰일 것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법안의 ‘비용추계’ 항목은 전문기관 설립과 실태조사, 전담교사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기금을 쓴다고만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손인춘법에 따르면, 게임 중독문제를 치료하기 위한 전문 상담교사가 필요한 학교는 전국 7335개다. 이 학교에 전담교사를 배치하려면 앞으로 5년 동안 약 504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손인춘 의원실의 계산이다. 매년 100억원 정도인 셈인데, 나머지 900억원이 어떻게 쓰일지에 관해서는 설명이 부족하다.

손인춘 의원은 앞으로 논의를 통해 각종 기구를 설치하는 비용과 상담시설을 확충하는 데 기금이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 논의돼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결국, 예산을 어떻게 쓸 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업체 매출액의 1%를 기금으로 걷는다는 항목을 법안에 넣은 꼴이다.

손인춘 의원은 “아직 업체 매출의 1%를 걷겠다는 얘기는 확정된 바 없다”라며 “산업계와 협의를 통해 정책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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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 국가보다 사회와 가정에 집중해야

게임 중독 문제가 실제한다는 것에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게임과 관련이 깊은 사회적 병리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게임 때문에 부모를 살해하거나 부모가 게임 때문에 유아를 방치하는 등의 극단적인 사례만을 예로 드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게임은 가정에서 부모가 떠안은 최대 고민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국가의 권력으로 해결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이견이 많다. 사회와 가정의 문제를 해결해야 게임 문제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었다.

김효순 한국중독전문가협회 총무관리위원장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적으로 아이들이 입시에 극단적으로 몰려 고통받고 있고, 제대로 된 피난처 없이 게임에 몰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게임 중독 문제를 예방하려면, 먼저 사회가 청소년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청소년에게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라 다양한 인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와 가정이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효순 위원장은 이어서 “학부모도 가정의 게임 중독 문제를 사회나 국가에 맡기기보다는 권위주의를 떨치고, 청소년과 소통하는 동반자적 가치를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게임 중독 문제가 게임 개발 업체나 청소년 스스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연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다.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청소년 스스로는 게임 중독 문제의 원인을 입시문제로 꼽았다.

현재 국회에는 손인춘법 외에 신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게임 중독법)’도 함께 올라와 있다. 두 법안 모두 사회와 입시, 가정에 집중하기보다는 게임 업체에 혐의를 두고 있다. 두 법안이 과연 게임 중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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