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장비나 솔루션 업체를 취재하다보면 경쟁 업체로 이직하는 이들을 많이 본다. 익스트림네트웍스코리아 이근영 지사장도 그런 이들 중 하나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이근영 지사장은 원래 한국쓰리콤이라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2000년 초 쓰리콤이 백본용 라우터와 스위치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하고 관련 사업부를 익스트림이 인수하면서 합류하게 됐다. 자발적 이직은 아니었던 셈이다.
이 지사장은 “얼떨결에 합류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벌써 9년째 일을 하고 있다. 그 사이 어느새 지사장의 위치에 올라서 있다. 9년을 몸담은 익스트림코리아가 한국 지사를 설립한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이 지사장 얼굴에는 감회가 남다른 듯 보였다. 그는 “제가 영업을 할 때는 프리젠테이션의 귀재라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지사장이 되고 그런 기회가 없었다. 10주년을 맞아 모처럼 발표를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 고객 제일주의와 우선주의에 기반한 정책과 성능과 안정성이 겸비된 장비를 합리적인 가격에 고객에게 제공했기 때문에 지난 10년을 지나올 수 있었다”라고 밝히고 “한국 이더넷 시장의 최강자로서 고객들에게 인식됐고, 파트너들에게도 어려움을 함께 하는 업체로 인식돼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익스트림은 이더넷(Ethernet) 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기가비트 이더넷(GbE)과 10GbE, 20GbE, 40GbE, 심지어 100GbE 표준화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근영 지사장은 “10년 전 국가의 새로운 네트워크 인프라로 이더넷과 ATM 기술이 검토됐는데 이더넷이 승리했다”고 전하고 “지금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보고 있다. 기가 인터넷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백본 장비가 필요한데 이 분야에 대해서도 만전의 준비가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더넷 기술이 시장에서 승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익스트림이 몸 담고 있는 네트워크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이합집산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기술의 통합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경기 상황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노텔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각 사업부들을 매각하고 있고, 이미 미국 통신 장비의 역사를 썼던 루슨트는 프랑스 업체인 알카텔에 인수합병됐다. 10GbE 장비로 차별화를 내세우던 파운드리는 스토리지 SAN 스위치 업체인 브로케이드에 매각됐다. 하지만 브로케이드는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네트워크 업계 거인 시스코는 네트워크 업체라는 걸 탈피하고 싶은 듯 서버 시장에 발을 담갔고, 다른 영역의 업체들인 마구 삼키고 있다.
서버 업체인 IBM은 시스코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니퍼와 브로케이드 장비를 OEM하겠다고 밝혔고, 델 또한 주니퍼와 브로케이드와 손을 잡았다. HP는 프로커브라는 자체 네트워크 장비 시장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격랑 속에서 익스트림코리아는 또 다시 10년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바람직한 외국계 한국 지사의 롤 모델로도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더넷 기술 전도사로서 한우물을 파다보면 인수합병이 이뤄지더라도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자사의 기술과 장비, 솔루션은 사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일까? 익스트림코리아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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