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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스마트폰 저장공간, 넓혀보세

2014.03.12

저장공간은 크면 클수록 좋다. 스마트폰도 그리 다르지 않다. PC야 하드디스크 값이 내려서 10만원이면 2테라바이트(TB)를 저장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의 저장장치는 플래시 메모리를 쓸 수밖에 없기에 가격과 용량에 한계가 있다.

더구나 디자인을 매끄럽게 만들기 위해서, 혹은 가격에 제한을 두기 위해 저장공간을 늘리지 못하게 막는 단말기도 있다. ‘아이폰’과 ‘넥서스’가 그렇다. 아이폰보다도 멀티미디어 파일 재생이 잦은 안드로이드 기기는 특히 저장공간에 대한 목마름이 심하다.

클라우드나 NAS 같은 저장장치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동 시 셀룰러 네트워크의 제약이 따르고 과도한 데이터 요금도 걱정된다. 조금이라도 저장공간을 더 늘려 쓸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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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2가지 저장장치를 구할 수 있었다. 하나는 씨게이트의 ‘와이어리스 플러스’, 다른 하나는 샌디스크의 ‘듀얼 USB 메모리’다. 궁극적인 역할은 같지만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와이어리스 플러스는 무선랜을 이용한 외장형 하드디스크다. 외장형 하드디스크에 무선 송신기와 배터리를 넣고 스트리밍처럼 미디어 파일을 전송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뿐 아니라 PC에서도 무선으로 접속할 수 있고, 네트워크 안에서 DLNA 방식으로 TV에도 연결된다. 어차피 미디어를 스트리밍하는 데 속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용량은 1TB다. 보통 스마트폰에 32GB정도 메모리를 쓴다고 하면, 30배쯤 되는 크기다.

문제는 연결이 꽤나 번거롭다는 점이다. 혹시라도 스마트폰의 무선랜이 공유기를 잡고 있다면 이를 해제하고 와이어리스 플러스에 접속해야 한다. 이전 세대 제품은 하드디스크에 물려 있는 동안에는 셀룰러 인터넷밖에 못 썼는데, 이제는 다시 하드디스크가 공유기를 잡으면서 ‘스마트폰-와이어리스 플러스-공유기’ 순서로 연결된다. 하드디스크를 한 번 거치다 보니 인터넷 속도가 조금 줄어들긴 하지만, 인터넷이 되긴 된다.

무선랜으로 접속한 다음 하드디스크에 접근은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씨게이트 미디어’ 앱을 통해서 연결된다. 이 프로그램은 일종의 탐색기 같은 역할을 한다. 영상 재생은 자체 플레이어를 쓰기도 하고, 안드로이드폰에선 원하는 재생기를 고를 수 있다. 전용 프로그램을 써야 한다는 것 외에는 스마트폰 안에 들어 있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대신 탐색 프로그램이 조금 더 빠르고 디자인이 보기 좋았었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파일을 찾아가는 과정에 썩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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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1TB 정도의 자료를 더 챙겨 들고 다닐 수 있게 됐다. 물론 이 하드디스크는 PC에 USB 3.0으로 붙여 쓸 수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는 기본 실행기에서 돌아가는 h.264 포맷의 MP4 파일을 제외하고는 영사을 재생하지 못한다. 변환해서 넣는다면 별 문제 없지만 AV플레이어 같은 별도의 앱을 이용해서 아무 앱에서나 영상을 보려 했다면 불편하다. 파일을 복사해 와 재생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매우 번거롭다. 아이폰과는 사진이나 음악 정도의 용도로만 쓰는 편이 좋겠다. 물론 기존 아이폰에서 쓰던 것처럼 MP4 파일로 트랜스코딩하거나 아이폰용으로 구입한 동영상 파일을 돌리기에는 괜찮다.

이런 하드디스크는 씨게이트에만 있는 건 아니고 새로텍과 버팔로도 거의 똑같은 역할을 하는 외장 하드디스크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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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게이트에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연결했다. 동영상 재생이 빠르고 화면을 넘기는 속도도 빠르다. ☞유튜브로 영상 보기

샌디스크의 듀얼 USB 메모리도 재미있는 제품이다. 이 드라이브에는 2개의 USB 단자가 있다. 하나는 PC에 연결하는 일반 USB, 반대쪽은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마이크로USB다. 이 마이크로USB를 스마트폰에 꽂으면 마치 마이크로SD카드를 꽂은 것처럼 드라이브를 읽어들인다.

일단은 PC에 있는 파일을 간단하게 복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C에서 작업하던 문서 파일을 그대로 모바일에서 확인하는 것이 대표적인 활용방법이다. 물론 USB를 연결하거나 마이크로SD카드에 어댑터를 꽂아 노트북에 연결해도 되지만 쓰던 USB 메모리를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아무렇게나 연결해서 쓸 수 있다는 건 편한 일이다.

하지만 플래시 메모리이기 때문에 가격이 싸진 않다. 아무래도 단자 2개와 콘트롤러 등이 더해지다보니 마이크로SD카드에 비해서는 약간 더 비싼 편이다. 단순히 저장공간을 늘리려면 일반적인 안드로이드폰은 마이크로SD를 쓰는 편이 낫지만 확장 슬롯이 없는 기기에는 이런 메모리를 쓰는 방법도 있다. 주렁주렁 매달리는 게 귀찮긴 하지만 하드디스크에 있는 파일을 메모리로 복사할 때 PC를 켜지 않아도 되는 이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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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메모리는 OTG(On The Go)라는 방식으로 기기를 연결한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USB 메모리는 여럿 있다. 스마트폰에서 다른 외장형 기기를 OTG로 읽어들일 수 있도록 해주는 케이블이나 어댑터도 있다. 오픈마켓에서 ‘OTG’라고만 쳐도 꽤 많은 제품이 나온다. OTG 케이블 같은 경우에는 USB 기기는 다 꽂을 수 있는데 하드디스크는 연결이 쉽지 않다. USB를 통해 전력을 함께 공급해줘야 하는데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전력으로 하드디스크를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드디스크에 별도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을 쓰거나 일반 USB 메모리를 쓰면 된다.

특이한 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중 외장 메모리가 가장 필요한 ‘넥서스’ 시리즈는 OTG 접속이 안된다. 구글이 이를 막았기 때문이다. 구입하기 전에 OTG 방식의 메모리를 별도 앱 없이 직접 꽂아 쓸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넥서스 기기는 OTG를 활성화해주는 앱을 깔거나 루팅해서 시스템 파일을 추가하는 방법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아이폰의 경우에는 ‘라이트닝 SD카드 카메라 읽기도구‘와 ‘라이트닝 USB 카메라 어댑터’라고 부르는 어댑터가 있다. iOS 기기의 충전 단자에 꽂아 다른 쪽을 USB나 SD카드 슬롯으로 만들어주는 액세서리인데, 파일 이동이 자유롭지는 못하고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아이폰, 아이패드로 복사하는 정도는 가능하다. 물론 탈옥으로 파일 관리를 돕는 앱도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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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