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통화 10건 중 2건은 인터넷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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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OTT 서비스를 얼마나 쓰고 있나?”라고 물어보면 이게 무슨 소린지 갸우뚱할 수도 있겠다. OTT는 ‘Over the Top’을 줄인 말로, 네트워크 위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전통적인 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문자메시지를 대체하는 ‘카카오톡’, TV나 DMB를 대체하는 ‘티빙’을 들 수 있다.

에릭슨이 국내 OTT 이용 상황을 조사해 발표했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OTT를 이용하고 있었다. 지난해 3~5월 동안 15~69살 휴대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스마트폰 가입자의 68%는 OTT를 이용하고 있다. 카카오톡 같은 인스턴트 메시지, 스카이프류의 인터넷전화, 유튜브 등의 비디오, 페이스타임 같은 영상채팅 서비스를 쓰는 인구가 70%가량 된다는 이야기다. 카카오톡의 절대적인 보급률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적은 수치이긴 하다. 이는 아직도 통신사의 문자메시지를 활용하거나 메시징을 아예 쓰지 않는 이들의 숫자도 적지 않다는 걸 뜻하기도 한다.

역시 가장 많이 쓰는 서비스는 비디오다. 유튜브를 비롯해 티빙, 푹 등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일주일에 1번이라도 쓰는 이들은 스마트폰 이용자의 51%에 달했다. 카카오톡, 라인, 아이메시지, 행아웃 등 인스턴트 메시지도 49%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적어도 일주일에 1번은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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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화는 얼마나 쓰고 있을까? 스마트폰 이용자의 26%가 인터넷전화를 한 달에 1번은 쓴다고 응답했다. 영상통화를 쓰는 비율도 똑같았다. 영상이든 음성이든 실제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인터넷으로 전화를 대체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신사들이 OTT를 두고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두둑한 수익을 안겨주던 문자메시지가 순식간에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로 전환된 것처럼, 전화마저 이용의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카카오톡 서비스가 성장하는 것을 봐 왔기에, 통신사는 지난 2012년 카카오가 보이스톡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서비스를 막으려 했다. 통신사들의 입장은 ‘통신사가 깔아놓은 망 위에서 OTT가 기존 수익모델을 가져간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셀룰러망의 속도와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보이스톡은 논란에 비해 관심이 빠르게 시들해진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거의 모든 메신저 서비스가 음성통화를 도입했고 iOS나 안드로이드 역시 운영체제단에서 ‘페이스타임 오디오’나 ‘행아웃’ 등으로 인터넷 기반의 음성통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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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얼마나 많이 쓰고 있을까? 에릭슨의 자료를 보면 국내 이용자들 중 65%는 인터넷전화를 써본 경험이 있다. 거의 매일 쓴다고 응답한 이용자는 13%였는데, 주 단위로 1번씩은 쓴다고 응답한 이가 34%에 달했다. ‘한 달에 1번 이상’이라고 응답한 이도 17%에 달했다. 같은 응답자들이 통신사의 셀룰러 전화를 쓰는 유형과 비교해보면 매일 쓰는 비중이 85%, 일주일 단위가 17%, 월 단위가 1% 정도다. 이를 보면 아직 인터넷전화는 일상화된 건 아니지만, 이용자들이 필요한 상황에 따라 셀룰러 전화와 인터넷전화를 적절히 섞어 쓰기 시작했다고 분석해볼 수 있다.

인터넷전화를 알게 된 이후 일반 통화를 쓰는 패턴에 변화가 생겼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37%가 이전보다 셀룰러 통화를 덜 쓴다고 답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8대2 정도의 비중으로 일반 전화와 인터넷전화를 나누어 쓴다. 국내에선 아직 8.4대1.6으로 낮은 편이긴 하지만, 국제전화나 장거리 전화에 대한 비중은 세계 평균치보다 높은 편이다. 유학이나 여행, 이민 등 해외에 나가 있는 이들과 연락하는 용도로 인터넷전화가 일반적인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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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OTT 이용자들이 직접적으로 통신사의 수익 구조를 흔들진 않는다. 국내 이동통신 이용자들은 평균 한 달에 통신 비용으로 5만551원을 지불하는데 OTT를 쓰는 이용자들은 월 5만6천919원, OTT를 쓰지 않는 이들은 4만1천504원을 낸다. 스마트폰을 더 활발하게 쓰기 때문에 실제로 더 비싼 요금제를 쓰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OTT는 모바일 서비스의 주요 흐름이 되고 있다. 에릭슨LG의 심교헌 전략마케팅 총괄은 “OTT 서비스는 소통 방식의 진화”라며 “인터넷 연결이 좋아지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무상으로 제공되는 상황에 힘입어 OTT 서비스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왓츠앱은 우리돈으로 약 20조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페이스북이 왓츠앱의 특별한 기술을 노려 인수에 나선 게 아니라 플랫폼과 그 가입자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망이 깔려 있는 지역 가입자만을 모을 수 있는 전통적인 통신사업자와 달리, 세계적으로 이용자를 모을 수 있는 OTT 서비스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매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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