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과 그룹웨어, 핵심은 소통과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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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정보가 연락처라고 인식된 것이 국내에서 CRM이 잘못 흘러온 가장 큰 이유입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시장은 어디쯤 와 있을까? 한동안 기업들이 고객관계관리(CRM)에 대해 큰 기대를 품었는데, 언제부턴가 정체된 듯한 분위기다. 그렇다고 기업들의 관심이 사그라든 것 같진 않다. 3월19일 다우기술이 그룹웨어와 전사적자원관리(ERP), CRM 구현 방안을 주제로 연 ‘소통과 협업, 그리고 프로세스를 말하다’ 세미나에는 5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다우기술은 이 자리에서 그룹웨어와 CRM 솔루션을 소개했다. 모두들 빅데이터와 소셜분석을 얘기하는 요즘 CRM과 그룹웨어라니, 추억이 방울방울 돋는 얘기들이다. 재미있는 대목도 있었다. 제품 자체의 기능보다 기업 문화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인상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장, 과연 어디쯤 와 있을까. 다우기술의 최병규 신사업 기획 이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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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고객관리라고 하면 영업을 할 수 있는 대상자들의 정보를 기록하고, 어떤 영업활동을 했는지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영업사원들의 업무일지를 조금 더 상세하게 적는 정도의 역할로 어느새 흐지부지되는 분위기였지요. 활용하기 어려운 소프트웨어였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CRM 시장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미국에서는 세일즈포스의 CRM을 기반으로 영업하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다시금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그룹웨어도 마찬가지다. e메일과 사내공지 시스템 정도만 활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룹웨어라는 말을 쓰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뿐입니다. 이 그룹웨어라는 모호한 용어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많은 부분을 한정해버렸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혹은 콜라보레이션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하는 쪽이 좀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애초 기업에서 쓰는 그룹웨어는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갈등은 역시 커뮤니케이션이다. 대화하기 어렵고 상대방에게 어떤 방법으로든 의사 전달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갖가지 문제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병규 이사는 “모든 것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CRM은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룹웨어는 조직 내부에서 임직원간 커뮤니케이션하는 도구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럼 다우기술은 어떻게 구성을 했을까.

“협업과 소통, 그리고 프로세스를 중심에 두고 제품을 설계했습니다. 고객을 중심으로 회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CRM으로 설계했고, 다우기술 스스로가 소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소통과 협업에 대한 문화와 환경이 전체적으로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이름도 ‘스마트 프로세스’로 지었다. 기본 기능은 세일즈포스와 닮아 있다. 단순히 명함을 채워넣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정보와 가망고객을 판단하는 다양한 기준들을 내부적으로 정할 수 있다. 명함과 담당자 연락처는 개인에 대한 것이지만 실제 B2B 시장에서 고객은 기업이다. 개인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 기업이 우리 회사의 상품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 부분에 초점을 두는 것이 세일즈포스를 비롯한 요즘의 CRM이다. 오라클이나 SAP도 이 부분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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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영업 사원들이 직접 정보를 수집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요즘은 기업이 이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관계를 만들어주는 쪽으로 중심이 옮겨갔습니다. 고객과의 관계를 회사가 자산화하는 것입니다. 영업사원들은 곧장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몇 년만 쌓이면 효과를 낼 겁니다.”

결과적으로 다우기술이 보는 이상적인 CRM은 마케팅에서 정보를 수집해 가망고객들을 관리하고, 그 정보들을 영업 담당자들에게 전달해주는 것이다. 영업부문은 영업에만 집중하라는 뜻이다. 기록은 양쪽에서 함께 이뤄져야 한다. 최병규 이사는 고객 정보를 ‘연락처’라고 착각하는 것이 아주 위험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스마트워크나 클라우드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 이 기업용 소프트웨어인 듯하다. 제대로 쓸 수 있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고, 이를 받아들이고 잘 활용하는 기업의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MS오피스와 구글 문서도구의 차이점을 뭐라고 보십니까? 처음에는 애플리케이션 그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구글 문서도구의 협업 시스템을 써보면 초라해 보이긴 해도 업무 효율은 매우 높아집니다. 이게 그룹웨어의 역할입니다.”

그룹웨어는 기업 내부의 정보를 담아두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직원끼리 소통하는 도구라는 것이 최병규 이사의 설명이다. 구글앱스는 전형적인 협업 소프트웨어라고 한다.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은 e메일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은 행아웃, 그리고 결과물의 협업은 구글 문서도구를 쓰도록 한다. 기업에서는 이 정도만 잘 써도 된다.

“그룹웨어를 만들 때도 협업, 소통, 그리고 모바일을 기본으로 잡았습니다. 국내 환경에서 전자결제는 꼭 필요한 사항이고 여기에 기업용 SNS도 함께 넣었습니다. 회사가 커지면 그룹웨어를 도입하는데 보통 이를 이용해 새로운 사업에 대한 결제, 승인만 받으면 그룹웨어의 역할이 거기에서 끝났습니다. 하지만 실제 일은 여기에서부터 시작입니다.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빠져 있습니다.”

돌아보면 그룹웨어의 역할에 일 그 자체는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다우기술은 기존 CRM은 업무관리 등이 빠져 있었는데 이를 보완했고, 향후에는 프로젝트 관리를 넣어 함께 일할 수 있는 요소를 채워넣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기업형 SNS와 e메일이 중심이다. 앱은 분산돼 있지 않고 통합 앱 하나로 이뤄져서 PC와 아이폰, 안드로이드폰에서 모두 쓸 수 있다. e메일에서도 첨부파일의 뷰어와 다운로드 권한을 관리하는 등 MAM(Mobile Application Manager)을 넣었다.

최병규 이사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소규모로 창업했을 때는 모든 직원들이 오너십을 갖고 업무만 생각하면서 소통에 문제가 없지만, 규모가 늘어나면 결국 신입사원들이 몇 달에 걸쳐 선임들을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며칠 안에 인수인계하고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곧장 업무에 뛰어들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최 이사는 덧붙였다. 시스템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업 문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