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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서밋’을 찾은 마케터의 말말말

2014.03.27

해마다 3월이면 미국 유타 주의 솔트레이크시티는 전세계에서 모여든 마케터로 북적입니다. 2002년부터 열린 온라인 마케팅 콘퍼런스 ‘어도비 서밋’ 때문입니다.

어도비서밋 2014

‘솔트레이크시티와 온라인 마케팅’이라니, 어색한 조합입니다. 솔트레이크시티는 크기는 서울의 절반인데 인구수는 서울의 50분의 1에 불과합니다. 20만명이 사는 아주 작고 조용한 도시입니다. 방문한 사람은 알겠지만, 도시라고 부르기엔 참으로 한적합니다. 인구밀도가 낮으니 아침저녁 할 것 없이 인적이 드뭅니다.

어도비 서밋은 ‘옴니추어 서밋’에서 시작했습니다. 옴니추어는 웹분석 전문업체인데, 2009년 어도비에 인수됐습니다. 이후 어도비의 온라인 마케팅 분석 서비스의 뼈대를 만들었습니다. 어도비는 옴니추어라는 브랜드명과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서밋을 꾸준하게 열었습니다.

‘스노버드’란 스키 리조트에서 시작한 이 행사는 이제 솔트레이크시티를 전세낼 만큼 굵직한 행사가 됐습니다. 3월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열린 올해 행사엔 7천명이 참석했습니다.

어도비 옴니추어 서밋 2011 Grand America Hotel

▲2011년만 해도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한 호텔에서 열렸습니다. 지금은 솔트레이크 시내에 있는 웬만한 호텔은 어도비 서밋 참석자로 가득합니다.

어도비서밋 2014

▲2014년 참석자는 7천명입니다.

어도비 서밋에 와보니 온라인 마케터라면 놓쳐선 안 될 행사임을 느낍니다. 어도비의 마케팅 솔루션을 소개해서가 아닙니다. 각국의 온라인 마케터를 만나고, 내로라하는 기업이 마케팅 성공·실패 사례를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어도비뿐 아니라 크고 작은 마케팅 솔루션·분석 회사를 만나는 장이기도 하고요.

한국에서 멀고 먼 솔트레이크시티에 오지 못한 마케터를 위해 어도비 서밋에서 들은 얘기를 공유합니다.

2002년부터 열린 어도비서밋에 11번째 참석한 사람이 있네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색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도비서밋에서는 갖가지 말이 쏟아집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도 빠질 수 없었습니다. 올해는 ‘실시간 기업’이 돼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1분, 1초 단위의 실시간을 말한 것은 아닙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고객의 소리를 듣고 제품에 반영하는 데에 시간을 들이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

2000년 초, 기업은 홈페이지를 만드는 게 유행이었지요. 이제 앱이 바통을 받았습니다. 브래드 렌처 어도비 디지털 마케팅 부문 수석부사장 겸 사업총괄은 마케터가 앱을 개발하고, 쓰고, 관리하는 게 쉬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도비는 마케터가 앱에 콘텐츠를 올리고 사용자의 반응을 추적할 수 있는 ‘폰갭 엔터프라이즈’를 어도비 서밋에서 공개했습니다.

폰갭 엔터프라이즈 시연

폰갭 엔터프라이즈를 사용하는 모습

화장품 유통 브랜드 ‘세포라’의 줄리 본스타인 최고 마케팅 디지털 책임자는 디지털이 소비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무기라고 말했습니다. 기업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와 최고 정보 책임자는 친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데이터 없는 마케팅은 우연히 성공해도 같은 효과를 만들지 못할 테니까요.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줄리 본스타인 세포라 최고 마케팅 디지털 책임자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CMO와 CIO의 조합이 더는 선택지가 아니다‘라고요.

페덱스의 마이크 루드 고객 경험 관리 디렉터는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고객과 접점이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고객과 소통할 창구가 늘어나니 좋겠지만, 그 모든 걸 다 관리하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겠죠. 마이크 루드도 ‘힘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저절로 잘 관리할 꼼수는 없다고 하는군요.

adobesummit2014_lenove

레노버는 고객 접점이 1만4천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요즘 소비자의 특징으로 ‘똑똑함’을 꼽는데요. 상점에 가기 전 이미 필요한 정보를 숙지하고 들어온다는 겁니다. 아우디의 고객이라고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어도비는 어도비 서밋 2014에서 아이비콘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아이비콘은 블루투스 저에너지 통신 규약을 활용한 근거리 통신 기술인데요. 매장 안에서 소비자의 움직임을 스마트폰으로 추적하게끔 합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REI’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adobesummit2014_foursquare

포스퀘어의 사업개발자 데브 아난드는 ‘위치정보가 새로운 쿠키’라는 짤막한 강연을 했습니다. 사용자가 포스퀘어로 체크인을 하면, 그 사용자가 어디에 다녀왔고, 그 장소 다음으로 간 곳은 어디인지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정보를 지도에 뿌리면 인기 장소나 동네별 인기 카테고리를 알아낼 수도 있고요. 이 정보를 참고하면 특정 지역에 어떤 상점을 낼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어도비는 포스퀘어의 이 데이터를 처음으로 모두 접근할 권할을 얻었습니다.

마케터는 아니지만, 유명인사도 무대에 올랐습니다.

미식축구 선수 리처드 셔먼은 트위터 팔로워가 90만명이 넘는 유명인입니다. 소셜 엔터테이너인 셈인데요. ‘진심으로 다가가라‘라는 조언을 남겼습니다.

영화배우 로버트 레드포드는 선댄스 영화제를 만든 인물입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영화제를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행사로 끌어올렸습니다. 선댄스는 영화제가 열리는 지역 이름으로 유타주에 있습니다. 유타주에 마케팅 부문 사옥을 둔 어도비는 선댄스 영화제 후원사입니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어도비 서밋2014에서 선댄스 영화제를 지금껏 끌어온 이야기를 들려주며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 위험‘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어도비서밋은 마케터의 양식뿐 아니라,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행사입니다. 어도비는 행사가 열리는 날엔 아침, 아침 간식, 점심, 오후 간식을 제공합니다. 마케터끼리 만날 네트워크 파티도 마련하고요. 이 글에 소개한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어도비 서밋 2014에서 많은 말을 남겼을 겁니다. 연사로서 혹은 동료 마케터를 만나 얘기를 나누었을 겁니다. 내년 어도비 서밋에선 마케터에게 영감을 줄 또다른 새로운 얘기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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