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차이나-안연구소, 법정공방 1라운드

가 +
가 -

말로는 어렵게 됐다. 이제 누가 하나 뒤로 물러서든지 아니면 법정 싸움에서 승자를 가려야 하는 상황으로 좁혀지게 됐다. 스파이웨어냐 아니냐를 놓고 안철수연구소 중국 법인과 야후차이나가 벌이고 있는 분쟁 얘기다.

안철수연구소 중국 법인이 야후차이나와 중국에서 소송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달 25일 첫번째 심의가 열렸다.

중국의 경우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보안 업체간 스파이웨어 논란이 법정으로 옮겨붙은 것은 이례적인 것이어서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으로 중국에서 스파이웨어 기준과 관련한 잣대로 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야후차이나와 안연구소 중국법인이 법정에서 맞붙기까지 겪었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안연구소는 중국에서 스파이웨어차단 솔루션 ‘스파이제로’를 공급하고 있는데 야후차이나의 키워드 프로그램 ‘3721.com’을 스파이웨어로 진단한 것.

‘3721.com’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URL 대신 중국어를 치면 해당 사이트로 링크를 시켜주는 프로그램으로 국내 업체인 넷피아, 디지털네임즈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스파이웨어란 첩자라는 뜻의 ‘스파이(spy)’와 소프트웨어의 ‘웨어(ware)’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 원래 스파이웨어는 PC에 몰래 설치된 후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수집해 인터넷과 같은 통신 수단을 이용, 스파이웨어 제작 회사로 전송해 주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요즘에는 사용자 의사와 관계없이 인터넷 시작 페이지를 변경하거나 성인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는 ‘애드웨어’를 포함해, 사용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정보를 빼내거나 사용을 유도하는 악성코드라는 광범위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스파이웨어 차단 제품은 이같은 악성코드를 진단하고 제거해준다. 문제는 스파이웨어 분류 기준이 다소 애매모호하다는 것. 때문에 인터넷 업체들의 일부 서비스들이 보안 업체들에 의해 스파이웨어로 낙인찍히는 일이 종종 벌이지곤 한다. 

이 경우 업체간 분쟁은 피할 수가 없다. 말로 안될 경우 대부분 법원으로 가는 코스를 밟게 된다.

야후차이나와 안연구소 중국법인도 마찬가지. 야후는 자사 일부 서비스가 스파이웨로 분류되자 안연구소에 제품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고 안연구소는 "국제 표준에 어긋난다"면서 이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야후는 두번에 걸쳐 경고 메일을 보냈지만 안연구소에서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결국 북경 해정구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말로 안되면 법원으로 가는 코스를 그대로 따라온 셈이다. 이것이 지난 7월24일이다.

이번 분쟁에서 납득이 잘 안가는 점은 야후가 왜 안연구소를 걸고 넘어졌느냐 하는 것이다. 안연구소가 스파이웨어로 분류한 야후차이나 서비스들은 여러 보안 업체들에 의해 똑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야후는 안연구소만을 향해 총구를 겨냥했다. 

1위 업체라서? 안연구소가 한국에서야 알아주지만  중국에서는 메이저 보안 업체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후가 안연구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의아해하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베일속에 가려져 있다. 현재로선 규모가 크지 않은 안연구소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판례를 확보한 다른 기업들로 전선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란 관측 정도가 나오고 있을 뿐이다. 

거두절미하고 야후차이나와 안연구소 중국법인간 스파이웨어 분쟁은 잘하면 중국에서 의미있는 사건으로 대접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결과에 따라 신흥 시장인 중국에서 스파이웨어, 애드웨어에 대한 표준이 정해지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금 민간을 중심으로 스파이웨어, 애드웨어를 추방하자는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파이웨어를 무단으로 배포하는 업체 역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안연구소는 지난해 국내 키워드 업체 디지털네임즈로부터 야후차이나와 유사한 소송을 당했으나 법원은 안연구소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야후의 소송카드는 악수가 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없던일로 하자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연구소 중국 법인에 따르면 9월 25일 야후차이나측은 법원에 예정보다 1시간 3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고 한다.)

국내 대표 보안 업체 안연구소가 포함돼 있는 중국발 스파이웨어 논란이 어떻게 종결될지 주목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