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EMC-VM웨어, IT판 도원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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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IT 역사를 바꾼 이정표가 될 것인가 무모한 도전으로 기록될 것인가?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에 비유할 만한 IT 업계의 혈맹 관계가 등장했다.

시스코와 EMC가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해 IBM과 HP를 넘어서기 위해 조인트벤처인 ‘아카디아 솔루션즈(Acadia Solutions)를 세웠다. VM웨어는 EMC가 대지분을 가지고 있고, 그간 3사가 협력을 단행해 왔던 만큼 지분을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3각 혈맹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시스코와 EMC가 돈과 인력을 섞어 마련한 아카디아 솔루션즈는 시스코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EMC 스토리지와 보안 소프트웨어, VM웨어의 가상화 솔루션을 통합한 ‘V블럭(Vblock)’을 판매하고 기술지원과 서비스를 담당하게 된다.

존 챔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 사진 오른쪽)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10년간 가장 거대한 변화가 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의 파괴력을 자신했다. 조 투치 EMC CEO(가운데)도 “아카디아는 지식 전달과 베스트 프랙티스의 저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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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와 EMC는 지난 3월 시스코가 서버 시장에 뛰어들면서 긴밀한 협력을 단행해 왔다. BMC,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끌어들이면서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보안, 가상화 등 개별 컴포넌트들을 구매해 통합 해야 하는 고객들의 고민을 사전에 해결해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시장에 그리 많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시스코의 서버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미비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두 회사는 조인트벤처라는 특단을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V블럭 제품군은 대중소 규모 고객들에 맞도록 제품 조합도 서로 다르게 했다. 대형 고객사들은 시스코의 UCS(Unified Computing System)와 넥서스(Nexus) 1000v and MDS(Multilayer Directional Switches)와 EMC의 시메트릭스 V-맥스 스토리지, RSA의 보안, VM웨어의 v스피어 플랫폼을 구매하면 된다.

중소 기업들은 대형 고객용 조합에서 스토리지만 각각 EMC 클라리온과 통합 스토리지 제품으로 교체하면 된다.

시스코와 EMC는 경쟁 대상인 IBM과 HP가 각각 IBM 글로벌 서비스와 EDS(지금은 HP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라는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고객에게 혜택보다는 양사의 제품 종속성만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협력 파트너들을 물론 고객들도 이런 수직 계열화된 상황을 반기지 않는다는 것. 두 회사는 자신들의 개방형 생태계로 두 회사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별 장비들을 통합해 서로 다르게 공급하는 데 따른 혼선을 막고 원스톱 고객 지원과 서비스, 단일 연락책 마련 등을 통해 고객들이 제품 구매시 겪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라고 전하고 “느슨한 연대로는 IBM과 HP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두 회사가 공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인트벤처는 일단 미국 시장 위주로 활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와 아태지역 진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한편, 시스코와 EMC는 조인트벤처 설립에만 머물지 않고 대형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해 아마존 EC2나 S3 같은 스토리지와 서버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서비스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IBM과 HP가 전세계 산재된 데이터센터를 대형 센터 몇개로 통합한 후 내부 업무 뿐아니라 외부 고객들을 위한 인프라 서비스에도 나서고 있기 때문에 단순 조인트 벤처로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두 회사의 이번 조인트벤처 설립은 향후 두 회사 합병을 위한 수순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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