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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하면 주문’…아마존 ‘대시’ 공개

2014.04.06

아마존이 독특한 쇼핑 도구 ‘대시’를 공개했다. 이 막대처럼 생긴 식료품과 생필품들을 빠르게 배송해주는 ‘아마존 프레시’와 연결되는 제품이다.

쓰는 방법도 간단하다. 대시는 바코드와 음성을 통해 제품을 읽어들이고 아마존에 곧바로 주문까지 해준다. 예를 들면 마이크에 대고 “양파, 당근”이라고 말하면 아마존에 주문이 들어간다. 냉장고 문을 열고 비어 있는 우유, 케첩, 스파게티 소스 등의 바코드를 찍으면 똑같은 제품이 주문된다.

대시는 아마존 프레시의 빠른 배송 서비스와 연결된다. 아마존 프레시로 주문한 제품은 24시간 이내에 도착하기 때문에 집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빠르고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아마존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냉장고나 찬장을 잘 정리하면 마치 바코드 기반 POS로 재고를 관리하는 것처럼 쓸 수도 있다.

아마존은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LA에서 초대장을 받은 일부 이용자들을 통해 대시를 테스트하고 있다. 곧 일반에 상용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시 자체는 무료로 풀린다. 하지만 이 제품과 연동되는 아마존 프레시 서비스는 연회비가 299달러로 제법 비싸다.

대시는 등장하자마자 사물인터넷(IoT)의 대표적인 활용 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거창하게 볼 것도 없다. 사물인터넷 자체가 사물과 사람, 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연결해주는 것일 뿐이다.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묶어주느냐가 관건이다. 대시를 단순히 아마존이 사물인터넷에 뛰어들기 위한 제품으로 한정짓기는 어렵다. 아마존이 사물인터넷 같은 단어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대시 소개 페이지에도 사물인터넷 관련 내용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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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 역시 원래 있던 아마존 프레시 서비스에 연동되는 기술로 따져보면 원래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주문을 넣던 것에 음성 혹은 바코드로 직접 주문하는 기능을 넣은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전혀 새로울 것도, 어려울 것도 없다. 기기 원가도 그리 비싸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 간단한 기술로 이용자들에은 새로운 인터넷 쇼핑 방법을 얻게 됐다.

최근 아마존의 신제품들은 유행을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따져보면 모두 한 가지 목표를 향하고 있다. 고객들이 더 쉽게, 더 많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술을 활용한다. 여러 하드웨어를 갖고 있지만 그 누구도 아마존을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처음 아마존이 킨들 전자책을 내놓았을 때도 소니를 비롯한 전자책 업체들을 경쟁으로 두는 것처럼 비춰졌지만, 킨들의 경쟁자는 아마존 스스로였다. 종이책을 e잉크로 옮기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아마존의 e북 서비스 자체가 중심이고, 이 서비스를 여러 기기에서 쓸 수는 있지만 ‘콘텐츠를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아마존’이라는 인식을 남겼다.

‘킨들파이어’도 마찬가지다. 태블릿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던 시기에 아마존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킨들파이어는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게 아니라 아마존에서 유통하는 전자책, 동영상, 음악 등의 콘텐츠를 비롯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앱스토어, 그리고 결국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의 쇼핑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기기다. 태블릿 자체가 아마존에 최적화된 쇼핑 플랫폼인 셈이다. 킨들파이어는 가장 인기 있는 태블릿 중 하나지만 아마존을 삼성이나 에이수스, 모토로라 같은 회사로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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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올해 아마존은 쇼핑 속도를 높이는 데 신경을 쓰는 눈치다. 올 초 화제가 됐던 드론 배송은 땅덩어리가 커서 물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다. 아마존은 또한 예측 기술을 더해, 쇼핑몰에서 특정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으면 실제 주문 가능성을 예측해 곧장 물류를 준비한다. 결제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전에 거두어들이는 것으로 쇼핑의 속도를 높인다.

대시도 소비자들이 쇼핑 목록을 짜고 마트에 찾아가거나, 아마존 웹사이트에 접속해 주문하기까지의 과정을 ‘즉시’로 바꾸기 위한 기술이다. 아마존은 우리 삶과 인터넷 쇼핑을 연결짓는 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아마존이 기술로 어떤 소비자 경험을 주려는 것인지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