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돕겠소, 한국 스타트업이 세계로 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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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 및 양성기관인 스파크랩이 4월9일 제3회 ‘데모데이’를 열었다. 여기서 말하는 데모데이는 졸업식과 비슷하다. 스파크랩에서 지원한 신생기업 8곳은 3개월 동안 회사를 만들고 이에 필요한 자본금 2만5천달러를 지원받았다. 스파크랩 벤처캐피털 창립멤버인 네트 제이콥스와 프랭크 미한은 스타트업들의 성과를 축하하고 또 다른 투자 유치를 도와주기 위해 데모데이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전세계에 많은 벤처캐피탈이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한국도 벤처케피탈이 꽤 있지만, 스파크랩은 한국과 미국에 모두에 기반을 둔 회사란 점에서 다르다. 그러다보니 글로벌 전략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제이콥스와 미한 공동설립자는 이전에 스파크랩 엑셀러레이터 멘토로 활동하다 한국 스타트업들의 가능성을 보고 벤처캐피탈을 추가로 설립했다. 제이콥스는 “한국에선 엔니지어 실력이 매우 탄탄하다는 것이 큰 특징”이라며 “메시지 앱이나 게임 앱 같은 경우 실리콘밸리가 한국 스타트업을 따라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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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은 한국을 “5년 전 이스라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5년 전 이스라엘에서는 해외 유학생들이 공부를 하다 이스라엘로 돌아와 미국과 이스라엘 시장을 동시에 노리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곤 했다. 비슷하게 이번 3기 스파크랩 스타트업엔 교포 출신이 많다. 미한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해외 문화를 경험하거나 해외에서 공부한 창립자들은 아시아 시장을 더 잘 읽는 눈을 가졌다”라며 “미국 출신 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는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전지역을 돌아다니는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스타트업에 보이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제이콥슨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문화’를 먼저 꼽았다. 실패하더라도 교훈을 얻고 다른 모델을 가지고 새롭게 시도하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외 유명 스타트업도 실패의 쓴맛을 보곤 했습니다. 로비오는 사무실을 접으려고 준비하는 시점에서 내부 디자이너가 떠올린 아이디어로 ‘앵그리버드’라는 게임을 만들었죠. 트위터가 지금 가진 SNS 모델은 핵심 프로젝트가 아닌, 외면받았던 계획 중 하나였죠. 패브라는 가구 큐레이팅 서비스는 애초에 데이팅 앱으로 시작했다가 실패하고 사업 방향을 바꾼 사례입니다. 실패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시장과 조건에 맞는 아이디어를 다시 생각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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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은 한국을 핀란드와 비교하기도 했다. 노키아는 1999년만 해도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업체로 승승장구했지만, 스마트폰 시대를 맞이한 뒤 맥을 못 추고 있다.

“노키아가 성공하자 많은 사람들이 노키아로 들어가려 했고 좋은 인재들이 핀란드 안에서만 있으려고 했죠. 그러다 위기를 맞고 회사 수익이 급감하면서, 해결책으로 해외에 가서 새로운 것을 배우며 노력하고 있어요. 기존에 안 하던 게임, 빅데이터, 모바일 등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도로 도전 중이죠.그런 모습은 현재 한국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15년 전 한국에 왔을 때 만난 사람들은 다들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에 가고 싶어했어요. 지금은 달라요. 제가 며칠 전 만난 대학생 20명 중 단 2명만이 대기업을 가겠다고 하더군요. 나머지 18명은 창업을 하고 싶어하고요. 젊은 세대들을 만나봐도 이전 세대가 만든 기술보다 새롭고 다양한 기술에 관심이 많고 회사에 종속되기보다는 직접 나서고 싶어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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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랩 벤처캐피탈 공동창립자 네크 제이콥스(왼쪽)와 프랑크 미한

그동안 국내 스타트업 사업은 모바일이나 게임에 편향돼 있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 이에 대해 미한과 제이콥스는 “동의하지 않는다”라면서 “한국도 다른 어느 나라 못지 않은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파크랩스 3기 졸업생들 제품과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스파크랩 3기 스타트업들은 친한 지인들끼리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반지, 코골이를 치료하는 헬스케어 기술, 전문 사진기사로부터 받는 이미지 공유 서비스, 음원 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는 모바일 음악 추천 서비스 등을 만들었다.

미한은 “스파크랩에서 지원하는 8개 기업만 보더라도 교육, 인사관리, 헬스케어, 입는컴퓨팅, 엔터테인먼트, 게임, e커머스 등을 아우르고 있다”라며 “스파크랩에서 확장해서 봐도, 한국 전체 스타트업은 훨씬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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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외 유명 엑셀러레이터나 벤처투자자들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스파크랩은 기존 체제와 별도로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올해 말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사물인터넷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힘쓸 심산이다.

제이콥스는 “한국에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실력파 엔지니어들이 많이 있다”라며 “하드웨어 산업에 뛰어들고 싶은 젊은 창업자들을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자 능력”이라며 “회사가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차별점을 발굴하고 시장과 트렌드를 볼 수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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