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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새삼 ‘3D’를 꺼내든 까닭

2014.04.15

LG디스플레이가 3D 디스플레이를 강조하고 나섰다. ‘제2의 3D 원년’이라는 문구까지 내세우고 전략적으로 3D를 밀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가 다시 3D 이야기를 꺼낸 건 UHD TV 때문이다. UHD TV로 디스플레이의 픽셀 밀도가 HD에 비해 4배로 늘어나면서 고화질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편광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개선하기 위해 편광판과 필름 편광필터를 하나로 합친 패널을 만들면서 화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밝기를 끌어올렸다.

LG디스플레이는 전세계 UHD TV의 99.4%가 3D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중 83.7%인 134만대가 중국에서 팔리면서 중국이 고성능 디스플레이를 가장 빨리 받아들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물론 이를 직접적으로 3D TV의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사실상 UHD는 고급 제품이고, 디스플레이도 주사율 120Hz 이상 고성능 패널을 쓰기 때문에 그 자체로 3D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조건을 이미 갖췄다.

LGD_UHD_3D

다만 어떤 방식으로든 3D TV가 많이 퍼져야 관련 콘텐츠가 성장하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일반 HD TV에서는 3D가 33.2%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가격이나 성능이 높게 잡혀 있는 UHD TV의 보급과 3D를 연결짓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LG디스플레이가 3D를 이야기 꺼낸 이유도 3D 시장을 키우면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이야기는 2010년부터 시작된다.

2010년만 해도 3D TV는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로 꼽혔다. ‘아바타’라는 영화 한 편이 3D 시장에 일으킨 파급력은 상당했다. 고가의 3D TV가 쏟아졌고, TV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3D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애초 TV에 도입된 방식은 안경에 가림막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왼쪽눈과 오른쪽이 봐야 하는 화면을 번갈아 띄우는 셔터글래스 방식이었다.

삼성전자는 이 셔터글래스 방식 TV로 꽤 재미를 봤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은 썩 신통치 않았다. 셔터글래스 방식의 약점인 잔상이나 화면 간섭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다른 방식을 썼다. 한 화면에 왼쪽 눈으로 보는 화면과 오른쪽 눈으로 보는 화면을 겹쳐 띄우고, 이를 편광 필터와 편광 안경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화면이 깜빡이거나 간섭을 일으키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눈이 덜 피로하다는 반응을 얻으면서 순식간에 3D TV의 판도가 LG전자 쪽으로 쏠렸다.

하지만 1920×1080 픽셀의 해상도를 반으로 나눠 세로 픽셀이 540개로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논란이 일었고, 편광필터 때문에 3D가 아닌 일반 방송을 볼 때 가로로 스캔라인같은 줄이 보이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결국 화질에 대한 논란은 계속 이어졌다.

그러는 사이 콘텐츠의 뒷심이 떨어지면서 TV를 고르는 기준이 ‘잘 보지 않는 3D’에서 ‘스마트폰같은 스마트TV’로 옮겨갔다. 제조사들간의 경쟁이 3D 대신 다른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지금은 3D도, 스마트도 다소 시들해지고 고화질에 대한 이야기가 뜨고 있다.

UHD로 바뀌면서 일단 픽셀이 4배 늘어나다 보니 LG디스플레이로서는 그간 문제가 됐던 화질 관련 논란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3D 콘텐츠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 상대적으로 스마트TV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3D 이야기를 다시 꺼내볼 만한 상황이 됐다. 게다가 올해는 TV 업계가 가장 반기는 월드컵도 열린다.

LG디스플레이는 그 동안 노력해 온 무안경 방식의 TV도 계속 개발하고 있다. 올해 소비자가전쇼(CES)에서도 무안경 3D TV를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은 2D와 3D를 전환할 때 자유롭지 못하고 대량 생산을 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기술 자체의 완성도는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3D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TV 시장에서 가장 예민하고 치열했던 주제였는데, 어느새 잊혀진 주제가 됐다. 아직 화질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있긴 하지만 공중파 방송의 3D 포맷도 거의 정해졌고 3D로 방송도 시작됐다. UHD 디스플레이가 앙금처럼 남아 있던 3D 표현 방식과 화질 논란을 씻어주고 플랫폼 대중화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3D가 또 다시 방송 그리고 전자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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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