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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중 반짝 성적표, LGU+ 비결은?

2014.04.16

LG유플러스가 영업재개 열흘 만에 SK텔레콤에 빼앗겼던 가입자 수를 회복했다고 아이뉴스24가 전했다. 아이뉴스24는 기사를 통해 LG유플러스가 5일부터 14일 사이에 가입자를 8만4천명 늘렸다고 보도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5일부터 45일간 SK텔레콤만 정상영업하던 시기에 총 6만4천여명의 가입자가 줄었다. 이는 대부분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한 가입자 숫자로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영업재개 8일차에 이미 뛰어넘었다. 앞으로 LG유플러스는 4월26일까지 열흘 정도 더 영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추세라면 이후 KT가 영업을 재개해도 가입자 수를 방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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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영업정지가 이동통신사들에 실질적인 처벌이 되지 못한다고 했던 것 중 가장 큰 이유가 돌아가면서 비슷한 조건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영업정지 기간이 모두 지나고 나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혼란만 커진다는 것이었댜. 그런데 SK텔레콤보다 LG유플러스의 영업 실적이 괜찮은 것이다.

공식적으로 숫자를 밝히진 않았지만, LG유플러스도 이 숫자를 부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비슷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반짝 성적을 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LG유플러스도 딱히 뚜렷한 이유를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저 “영업정지 이전에도 계속해서 일 8천명 정도 번호이동 가입을 받았기 때문에 특별한 숫자는 아니다”는 정도의 반응이 전부다. 그래서 몇 가지 이유를 꼽아 가능성을 살펴봤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가 없다. 다만 복합적인 상황이 겹쳐서 낸 결과물이라는 것 정도만 짚어볼 수 있다.

■ 27만원 이상의 보조금 (가능성 낮음) : ‘통신사들이 가입자를 늘리고 특정 단말기를 많이 파는 것은 제품이나 일반적인 마케팅이 아니라 보조금 기반의 마케팅 비용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는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아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재 뽐뿌를 비롯해 스마트폰 가격 정보가 올라오는 주요 사이트들은 비교적 잠잠했고 오프라인 매장도 그리 특별하진 않았다. 법인가입이나 알음알음 보조금을 주는 등 마케팅 비용이 특별히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그간 이뤄졌던 ‘대란’ 수준의 보조금은 없었다.

■ 영업정지중 예약판매 (가능성 낮음) :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최근 서로에게 꽤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주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를 지목하고 영업정지 기간 사이에 예약판매 형식으로 편법 영업을 해 왔다고 비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함정단속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예약판매로 영업을 하긴 했던 것으로 드러나긴 했지만, 예약판매 효과라면 초반 하루 이틀 정도에 쏠려 있어야 하는데 매일 8천여명 정도를 꾸준히 늘려온 점을 보면 굳이 LG유플러스를 기다리면서까지 구입하는 수요는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 SK텔레콤 서비스 장애를 통한 이탈 (가능성 중간) : SK텔레콤은 공교롭게도 KT와 LG유플러스사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직전에 대규모의 품질 문제를 겪었다. 장애는 6시간 정도 이어졌지만 트래픽이 가장 몰리는 퇴근시간과 맞물리면서 파장이 꽤 커졌다. SK텔레콤은 꽤 큰 피해 보상을 하기로 했지만 개별 가입자 입장에서 보면 몇 백원, 혹은 2~3천원 정도였던 탓에 불만을 많이 샀다. 이는 단독 영업 기간에도 영향을 끼쳐 SK텔레콤으로 옮겨오는 수요를 줄이는 효과라고 분석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때문에 LG유플러스로 옮겼다기보다는 앞서 SK텔레콤으로 옮겨간 가입자가 적었다고 보는 쪽이 더 가능성이 있다.

■ 갤럭시S5 효과 (가능성 높음) : 가장 확실한 요소로 꼽히는 것은 역시 신규 단말기 효과다. ‘갤럭시S5’를 가장 먼저 내놓은 것은 SK텔레콤인데 영업정지 말미에 억지로 내놓은 데 대한 책임과 논란이 있었고 제품의 평가가 엇갈리면서 정작 SK텔레콤은 갤럭시S5를 두고 큰 효과를 누리지는 못했다. 대신 LG유플러스는 기존 가입자에게도 혜택을 주는 ‘대박기변’을 비롯해 단단히 준비했다는 인상이다. 이는 곧 신제품 효과로 연결됐을 수 있다.

■ 무제한 요금제 효과 (가능성 높음) : LG유플러스가 영업재개를 앞두고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다른 통신사들도 곧바로 똑같은 요금제를 내놓았고 무제한 요금제 자체가 8만원대로 다소 비싼 편이어서 이 요금제를 쓰는 이들의 숫자가 많진 않지만, 번호이동을 하면서 무제한 요금제를 가입할 수 있는 통신사는 LG유플러스 뿐이었기 때문에 신규 요금제 특수를 고스란히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사를 잘 했다. 요금제나 정책 등과 관련해 준비도 꽤 했던 것 같고 시기적으로도 운이 잘 맞았다. 하지만 영업정지 자체가 처벌 형태의 조치인 만큼 반색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에서는 벌을 준 것인데 오히려 그게 누군가에는 기회가, 또 약이 된다면 그것도 문제다.

애초 영업정지에 대한 피해가 통신사에는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는데, 역시나 그 과정은 우려했던 바대로 흘러가고 있다. 정작 ‘불편’이라는 처벌은 신규 단말기가 나와도 마음대로 통신사를 고를 수 없는 소비자에게, ‘경제적’ 처벌은 판매점에 내려졌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5월 말까지 순차적 영업정지는 계속 이어지겠지만, 애초 통신 요금 인하에서 시작된 보조금 논란은 점점 산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씻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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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