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 혹시 합의금 장사를 위한 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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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이 수술대에 올랐다. 4월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저작권 침해죄 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오픈넷이 국회의원 박혜자 의원실과 국회의원 배재정 의원실,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교육문화위원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정보공유연대 IPLeft,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와 함께 기획한 토론회다. 앞서 박혜자 의원은 지난 2013년 12월 피해 규모가 500만원이 넘는 경우에만 저작권 침해죄를 적용하자는 내용을 담은 저작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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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혜자 의원은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권을 침해한 자에 대해 권리자의 피해 규모 등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병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라며 “이 때문에 경미한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고소가 남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혜자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저작물을 이용하는 행위는 원래 저작권자의 권리 침해가 아니므로 이를 형사적으로 제재하는 조항(제124조제1항제3호)을 삭제하고, 저작권 침해죄의 대상(제136조제1항제1호)을 구체적으로 제한한다.

현행 저작권법

제124조(침해로 보는 행위)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로 본다.

1.⋅2. (생 략)

3.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복제물(제1호에 따른 수입 물건을 포함 한다)을 그 사실을 알면서 취득한 자가 이를 업무상 이용하는 행위

② (생 략)

제136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 할 수 있다.

1.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제93조에 따른 권리는 제외한다)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

저작권법 개정안(박혜자 의원 대표발의)

제124조(침해로 보는 행위)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로 본다.

1.⋅2. (생 략)

3.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복제물(제1호에 따른 수입 물건을 포함 한다)을 그 사실을 알면서 취득한 자가 이를 업무상 이용하는 행위 (3조 삭제)

② (생 략)

제136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 할 수 있다.

1.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제93조에 따른 권리는 제외한다)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 다만, 180일의 기간 동안 침해되는 저작물의 총 소매가격이 5백만원 이상인 경우에 한함.(저작권 침해죄 대상제한)

2. (현행과 같음)

다음은 그동안 국회에서 저작권 형사 처벌 제도 개선을 위해 나온 개정안을 정리한 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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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 자료 : 저작권 침해 형사 처벌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남희섭(2014. 4.)

박혜자 의원은 “특히 법률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범죄자로 처벌받을 수 있는데, 청소년의 저작권법 위반 건수는 2011년 4577명에서 2012년 6074명으로 32.7% 증가해 청소년을 상대로 한 고소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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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 자료 출처 : 저작권 침해 형사 처벌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남희섭(2014. 4.)

“2008년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사건 9만970건 중 정식 재판에 회부된 사건은 단 8건에 불과합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저작권법 위반 사건 중 정식 재판에 회부된 건이 0.1%를 넘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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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 자료 : 저작권 침해 형사 처벌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남희섭(2014. 4.)

남희섭 오픈넷 이사는 “많은 고소 사건이 합의로 종결된다”라며 “고소의 63%가 법무법인에 의해 이뤄지고 저자에 의한 고소는 17%, 권리자 단체는 14%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법무법인이 소위 ‘합의금 장사’를 위해 저작권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법을 이용해 법무법인이 배를 채우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고소를 당한 사람들은 형사고소 단계나 내용증명에 의한 경고장을 받고 심리적 압박감에 대다수가 합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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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홍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사는 “간통죄 문제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국가 형벌권을 피해보상 위자료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저작권법도 미성년자 등 개별 이용자에 대하여 합의금을 염두에 둔 변칙적 형사사건화로 많이 유도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규홍 판사는 합의금 장사의 빌미가 현 저작권법이 인터넷 시대의 특성을 간과한 채 이뤄진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시대의 특성으로는 대량성과 복제용이성, 익명성 등이 꼽힌다. 전통적으로 형법상 보호받아온 재산권과는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이다.

구주와 변호사도 “저작권 침해로 인한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은 최근 수년 간 급증하고 있는데,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저작권 침해 사례의 공통적인 특징은 침해가 일어나는 공간이 인터넷 상이란 점”이라며 “인터넷을 통한 저작권침해, 특히 그 가운데 웹하드 사이트를 통한 저작권 업로드 및 다운로드에 의한 저작권침해는 단 시간 내에 거의 무한대의 양의 저작권 침해가 이루어질 수 있어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라고 밝혔다.

소설이나 만화와 같은 책 형태로 출간되는 어문 저작물의 경우 압축파일의 형태로 침해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구주와 변호사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만화 압축파일 하나에 만화 수십편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만화의 저작권자 역시 수십명에 달한다.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엄청난 양의 저작권 침해를 하게 되는 셈이다. 구주와 변호사는 “저작권 침해 배상이 보통 한 건 당 100만원”이라며 “만약 압축파일 한 건 올린게 다 민사소송으로 진행되면 1억원 정도 손해배상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웹하드 서비스는 각 웹사이트끼리 연동돼 있어서, 어느 한 웹사이트에 파일을 업로드하면 이와 연동돼 있는 다른 서비스에도 자동적으로 업로드돼 자신도 모르게 이곳저곳에서 저작권 침해를 하게 된다.

개정안 세부 항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정진근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사처벌 손해액 기준인 ‘500만원’을 문제삼았다. 정진근 교수는 “이번 개정안은 형사처벌이라는 무기를 대기업 또는 외국기업에만 허용하고, 개인 창작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효과를 낳게 된다”라고 말했다. 개인 창작자가 대기업에 비해 민사소송을 추진할 능력이 크지 않아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구주와 변호사도 ‘500만원’이 최근의 저작권자들의 패키지 판매 및 영화 파일의 경우 제휴 가격대로의 계산으로 인해 경미한 저작권 침해의 경우에도 500만원 이상의 손해를 주장하며 무분별한 고소가 계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구주와 변호사는 ‘180일’이라는 기간이 침해시로부터 기산하는 것인지 혹은 침해 이후 임의의 시점을 기준으로 기산이 가능한 것인지 해석상의 다툼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원에서는 저작권자의 과실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평가해 과실상계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의 청소년들의 저작권 침해의 상당한 수는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아이콘과 만화, 그림들을 자기 블로그에 올림으로써 이루어지고 있는데, 저작권자들은 자신의 저작물을 인터넷에 방치하고 이를 이용하는 자를 추적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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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진근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저작물을 미끼로 낚시하는 경우에 대해서 상당한 과실을 인정해 손해액을 제한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정진근 교수는 이는 마치 길 한가운데 돈을 놓고 누가 가져가면 절도죄로 신고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구주와 변호사도 이에 대해 “이용자는 대개 개인 블로거가 올려놓는 폰트 파일을 얻지만 저작권자들은 폰트를 올린 블로거가 아닌 폰트를 내려받은 이용자만 적발한다“라며 ”장치는 놔두면서 이용자만 적발하는 건 과실상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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